<거꾸로, 희망이다>를 리뷰해주세요
거꾸로, 희망이다 -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다
김수행 외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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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과 암울의 시대, 우리가 가야할 길은?

<거꾸로, 희망이다>는 한국의 지성이라 할 수 있는 12명의 인물들에게 시대의 아픔이 어디에서 오며, 우리가 지금 잘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모두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를 묻고 있는 유쾌한 대담서다. 약자를 궁지에 모는 사회, 자연을 돌보지 않는 사회, 무한 경쟁으로 삭막한 세상을 만들고 있는 사회 속에서 원자화된 개인이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지 각 분야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분들이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재산은 타인이에요. 나는 이 세상에 어떻게 존재하는가.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죠. 내 인생이 풍부하다는 것은 내가 맺어온 인간관계가 윤택하다는 것을 뜻하는 거예요. 그래서 풍성한 이야기도 만들어지는 거죠. 그렇잖아요? 진리 중의 진리입니다." 타인과의 소통과 연대는 여러 대담자가 강조한 중요한 요소이지만 스스로의 안위조차 살피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러한 가치는 설 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다. 당구장의 한 편에서 그리고 술집의 한 자리에서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들이라도 있다면 다행이다.

개인이 고립될 수밖에 없는 이유, 그것은 아마도 직업과 돈에 대한 문제 때문일 것이다. 남들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 직업, 한 턱 낼 수 있는 경제적 여유는 오로지 도서관에 처박혀 스펙을 올렸던 친구들의 몫이었다. 그래서 직업에 대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여유도 없이 그 친구들이 가는 데로 부모님이 떠미는 데로 우리는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경제 회복만 되면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게 아니고, 자기 존재가 회복되고, 그걸 느껴야만 이 불안에서, 우리가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질 수 있는 겁니다."

내 삶이 정체되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은 정처 없이 취업의 바다를 헤매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 그래서 더 취업에 유리한 더 많은 점수를 얻으려 책상 앞에 앉지만 좁아터진 취업문과 비슷한 길목에서 나보다 더 좋은 스펙을 가진 이들을 보며 이내 좌절한다. 내가 쫓는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할 수 없을 거란 걸 스스로도 잘 알고는 있지만 내 꿈이나 내 뜻을 펼칠 수 있는 더 넓은 세상을 찾기엔 남아 있는 열정이 부족하다. 한숨과 푸념, 좌절과 절망은 그래서 오래된 친구처럼 늘 가까이에 있다.

그래도 <거꾸로, 희망이다>를 읽으면서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은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당장 이렇다 할 결심을 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동력원으로 삼을 만한 조언들이 참 많았다. 특히 '우정과 환대의 공간'이란 말은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그 다양성 자체를 축복하는 분위기, 바로 우리가 추구하고 만들어야 할 모습이었다. 우리가 다 함께 일궈나가는 사회, 사람들의 활력이 서로에게 힘이 되는 그런 사회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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