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에 심연 같은 것은 없다는 생각에서부터 폭력이 시작된다. 내가 너를 아는데 말이야, 내가 너보다 너를 더 잘 아는데 말이야…… - P54

당신이 나를 떠나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더라도 나는 받아들일 것이다. 당신이 내게 준 마음과 우리가 나눈 시간에 대한 감사를 나는 버리지 않을 거니까. 당신이 내게 준 빈짝이는 순간은 내게 영원히 남아 있을 테니까.
그후에도 나는 여기에 남아 여전히 나인 채로, 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 내가 되어 살아갈 것을 안다. - P65

어떤 사랑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걸 - P76

내 진짜 삶은 언젠가 어떤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불완전해 보이는 여기에 있다. - P97

겨울은 거듭하여 다시 다가올 테지만 영원하지 않으며 나는 아무리 차가운 바람이더라도 그것에 몸을 싣고 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니까.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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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의 나는 항상 그런 식의 선택을 했다. 치명상을 입지 않을 길을 찾고 겉으로 무난해 보이기 위해서 나를 속였다. - P30

마음속 욕구를 따라 살지 못하는 것, 거기에서 초래된 여러 문제를 그저 성실히 생활해나가는 것으로 회피하고만 있었다. - P31

달콤한 미결정의 상태

............ 나는 완벽할 수 없어서 나아가지 못한 것이 아니라 단지 내 수준을 인정할 자신이 없어서 우물쭈물 했을 뿐이었다. - P32

왜 죽는 꿈은 길몽일까. 나는 그때 친구의 꿈에서 죽었다.
이십대의 마지막, 내가 놓아주고 작별해야 했던 예전의 나는 실제로 죽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다른 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 P38

이 책이 세상에 나가 어떤 평가를 받든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그 글이 완벽하지 않아도, 나름의 결점이 있다고 해도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온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걸 내가 알았으니까. 그 순간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 P42

나는 작가로서의 내가 인간으로서의 나를 피해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 P44

내가 외면한 상처는 점점 더 깊은 곳에 박히는 녹슨 못 같다는 걸, 그리하여 겉으로는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그 상처가 사실은 더 끈질긴 방식으로 나를 장악한다는 것도 나는 이해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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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리드 누네즈는 이렇게 썼다.

그리고 플래너리 오코너는 소설 작가에게 어리석음이라는 기질은 없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도 그걸 갖고 있다. - P17

‘이건 너무 사소한 문제 아닌가?‘라고 나의 고민을 평가절하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릴 때면 오래도록 그런 목소리를 듣고 살아온 내 마음의 편이 되어주고자 했다. 이 책을 쓰면서 아프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아프게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나 자신이 있었다. - P18

따뜻한 곳보다는 차가운 곳으로, 웃음이 있는 곳보다는 눈물이 있는곳으로, 함께인 곳보다는 홀로인 곳으로, 충만한 곳보다는 메마른 곳으로 있는 힘껏 나아갈 수 있기를. 네가 필요한 곳으로 자유롭게 날아가기를. 마침내 도착한 그곳에서 너의 삶을 시작하기를.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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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쥐는 순간 녹아버리는 눈처럼 ‘무엇 하나 정확하게 움켜쥘 수 없는 것이 삶‘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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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이 그렇게 떠날 줄 알았다면 뭔가 좀 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세계가 나뉘는 데 한 발짝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재한은 이해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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