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꺼이 헤매는 마음
임승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2월
평점 :
1부~4부로 나뉘어서 각 주제에 맞춰서 작가의 삶에 대한 온상이 글에 그대로 담겨있다.
가장 괴로운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당사자임을 다 알면서도 굳이 따지고 물어보는 그 심보, 호기심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걸 잊고 있는 사람들이 꼭 있다. 때로 질문은 상대를 향해 있지 않을 때가 많아서, 질문하는 이가 이미 해답을 알고 있거나, 듣고 싶은 답이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질문하지 않는 힘 부분 발췌)
상황을 판단하는 눈치와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누구든 쉽게 할 수 있는 실수이지 않을까? 하긴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생활하다 보면 유난히 눈치가 없는 동료가 꼭 한두 명씩 있긴 하다.
이후로도 비슷한 일은 많았다. 나까지 갖겠다고 덤벼들면 저 사람이 힘들어질 것 같아서, 나까지 의견을 내면 이 일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서 마음을 속이는 일에도 익숙해졌다. 아주 가까운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렇다 할 성격을 내보이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문방구에 두고 온 것 부분 발췌)
작가의 어린 시절 첫 월급을 탄 외삼촌의 경제사정을 배려해서 고른 인형의 옷, 인형이 아니라 인형의 옷을 고른 아쉬움이 잘 표현되어 있던 편이 내 어린 시절을 상기시켜서 웃음이 나왔다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 비싼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잘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는 잘 맞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두에게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일회용품으로 호텔 화장실에 버려질 뻔했던 빗이 내게로 와서 맞춘 듯 편안한 빗이 된 것처럼, 나의 한계가 누군가에게는 더없이 편안한 자질이 되기를 꿈꾼다.(내 빗이라니까 부분 발췌)
부족한 내가 누군가에게는 잘 맞고 언제 어디서 만나도 어색함 없이 편안한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그만하면 괜찮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내지인들 중 생각나는 감사한 분들이 있다.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고, 특히 아들에게는 편하고 힘들 때는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조금 더 친절한 세상에서,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기꺼이 세상을 헤맬 용기를 표현한 임승주 작가의 산문집 기꺼이 헤매는 마음은 추운 겨울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서평단에 당첨된 후 도서를 제공 받고 남긴 리뷰 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