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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위선자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6월
평점 :

#미국소설 #다정한위선자 #메리쿠비카 #해피북스투유 #선물책
* 서국도에서 잠시 만난
장미토끼님께서 선물해 주신 책이다.
메리 쿠비카 책을 몇 편 읽어봤는데
프리다 맥파든과는 조금 다른 결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재밌는 내용들이어서
꼭 읽고 싶었던 책 중에 하나였다.
* 밖은 폭염에 타들어 가는 상황이어서
서늘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렇게 펼쳐든 책은 담담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진 여성의 곁으로
나를 데려갔다.
*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며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메건 마이클스.
남편이었던 벤과 이혼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전철이 바로 옆을 지나가는 집에서 그녀는
딸 시에나의 걱정을 멈출 수가 없었다.
* 밖에서는 혼자 사는 여성들을 습격하는
괴한이 나돌아 다니고 있지만
짧은 옷을 입고, 문단속을 소홀히 하는
시에나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딸에게 그 모든 것을 내비칠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딸과의 사이가 멀어질 게 뻔하니까.
* 그런 그녀의 직장에 한 여성이 환자로 들어왔다.
약 6미터 높이의 육교에서 떨어진
케이틀린 베킷은 간신히 숨만 붙어있는 상태였다.
그녀에게는 그녀를 매우 사랑하고 애지중지하는
부모님이 계셨고, 그들은 메건을 좋아했다.
그래서 메건이 케이틀린의 담당자가 될 수 있게 요청하고,
간호사와 환자의 부모로서는 나눌 수 없는
은밀하고도 내밀한 사생활까지 얘기하게 된다.
* 한편 퇴근 후, 이혼자 모임에 참여한 메건은
그 앞에서 우연히 오래전 친구였던 냇을 만난다.
냇은 남편인 데클런으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었고,
그 흔적은 냇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들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멍든 얼굴과 찢어진 입술과 불안해 보이는 눈빛.
* 이타적이었던 메건은 냇이 친구가 아니었더라도
그녀를 돕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렇게 냇의 안전을 걱정하며 밤잠을 설칠 때,
케이틀린이 스스로 육교에서 뛰어내린 것이 아닌
누군가가 밀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미는 순간은 못 봤지만
육교 위에는 분명 두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 메건은 간호사로서 케이틀린의 회복에
도움을 주어야만 했다.
그녀는 구해야만 하는 여자였다.
그리고 냇은 친구로서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었다.
그녀는 구하고 싶은 여자였다.
담담하게 하루를 털어놓는 메건의 일상 속에서
그녀의 불안과 걱정이 고스란히 내비쳐졌다.
* 그리고 어째서 제목이 '다정한 위선자'인지
깨달은 순간, 나는 몸서리가 쳐졌다.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기 때문은 아니리라.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뚜렷한 피해자도 없고,
뚜렷한 가해자도 없고, 누구나 쌍욕을 할 만한
악인 또한 없는 것이다.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상황에 맞춰
그 모습을 바꾸고, 꾸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런 모습들이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나에게는 다정한 사람이 타인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나에게는 냉정한 사람이 타인에게는 다정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책에 나온 인물들이 평면이 아닌
입체가 되어 책을 뚫고 나에게 다가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 처음에는 메건이 너무 걱정이 많다고,
이 정도면 신경 쇠약이 아닐까 의심했었다.
하지만 엄마로서, 여자로서 그녀의 걱정은
타당한 것이었고 그녀의 상황을 보자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 메건이 무슨 원더우먼도 아니고
모두를 구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가 구해야만 하는, 구하고 싶은 것은
물론 이해하지만 여기에 그녀는 자신과
시에나의 안전까지 신경 써야 했으니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그 누구도 욕할 수 없었다.
심지어 메건과 시에나에게도.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어떻게 보면 가장 큰 피해자는 아마도
페넬로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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