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개정판)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한일 수호의 해를 기념하기 위한 합작소설로
초판이 약 20여 년 전의 책이다.

* 사실 공지영 작가님의 홍이 이야기가
너무 가슴 절절해서 한 템포
쉬어갈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내 준고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결국 그러지 못했다.
그렇게 펼쳐본 책은 나를 연인과 이별한
일본 남자에게로 데려갔다.

* 한 순간의 눈 맞춤과 계절을 지나는 연애,
그리고 7년의 이별을 한 준고.
준고는 자신의 이름을 한국식 이름으로 발음한
'윤오'라는 이름도 매우 좋아했다.
그도 홍이를 일본식 발음으로 '베니'라고
부르기도 했다.

* 준고와 홍, 윤오와 베니.
이름을 부르는 방식만큼이나 달랐던 두 사람.
그들은 조국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결국 멀어져 버렸다.
돌아올 줄 알았던 홍이가 그대로 떠나버리고
'후회'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긴 채
준고는 소설을 썼다.
자신과 홍이의 이야기를 담아서.

* 7년이라는 이별의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그 시간 동안 소설을 쓰고, 베니처럼 달렸던 윤오는
그녀를 이해하고 싶었다.
낯선 곳에서 자신의 곁을 지켜주던 홍이를.
그렇게 소설로 성공해서 한국으로 왔다.
꿈에 그리던 홍이를 만났지만 둘은
여기서도 엇갈리기 일쑤였다.
서로 대화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판단으로
상대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정말 영원한 사랑은 있는 걸까?
준고를 향한 홍이의 한 걸음이,
베니를 향한 윤오의 한 걸음이
용기가 되고 속내를 툭 털어놓게 되었다.
그 한 걸음이 뭐가 그리도 어려워서
7년이나 걸렸던 걸까?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특성, 차이 만큼.
딱 그만큼이 그들의 거리였던 것 같다.

* 책을 읽기 전에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후회와 분노, 혹은 씁쓸한 미련 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 사람만 생각하는 준고를,
또 홍이를 바라보면서 상대에게 닿고 싶은
용기와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마음도 남아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홍이가 일본에서 겪었던 외로움이란 감정은
홍이 자신의 이야기보다 준고의 이야기에서
훨씬 더 깊고 진하게 보여준 것 같아
더 마음에 들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 나였는데
지금은 어딘가에 영원한 사랑을 꿈꾸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개정판)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만나본 책이다.
한국의 여성 작가와 일본의 남성 작가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쓴
사랑이야기라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여기에 영상화까지 되다니.

* 사실 책 말고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아는 사람들에게는 익히 아는
기대작으로 판명이 났나 보다.
이런 핫한 책을 받았으니
틀림없이 나는 행운아인가보다.

* 사실 두 권의 책 중에 어떤 책을
먼저 읽을지 많이 고민했다.
여성의 입장에서,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느끼는 분홍색 책도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나와 전혀 다른,
공통점이 1도 없는 파란색 책도 궁금했다.
그렇게 고민을 하며 살펴보던 중,
띠지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는 걸 믿어요?"
"변하지 않는 사랑이라. 분명 어딘가엔 있을 거야."
그래, 질문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보자!
하고 분홍색 책을 집어들었다.

* 아버지를 도와 출판사에서 일하는 홍.
통역사가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그녀는 통역사를 대신해 일본 작가를
마중하러 공항에 나간다.
7년동안 한 번도 쓰지 않은 일본어였지만
'오늘만이야.'를 다짐하면서.

* 일본에 유학을 갔던 홍은
그곳에서 영원과도 같은 사랑을 한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한눈에 홍을 사로잡았던 그.
그리고, 그가 돌아왔다.
원래 통역사가 마중 나갔어야 할 작가가 되어서.

* 그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홍은 아직도
준고를 잊지 못했다.
아니, 잊을 수가 없었다.
홍의 곁에는 어린 시절부터 곁을 지킨 민준도 있지만
민준과 준고는 다른 영역의 사람이었다.
그저 밥을 먹고, 숨을 쉬듯이
시시때때로 홍은 준고가 생각이 났다.

* 준고와 함께할 때, 홍이는 그 누구도 생각나지 않았다.
아빠도, 엄마도, 동생 록이도, 할아버지와 민준도.
그런 그를 다시 만난 순간, 홍의 가슴은 철렁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그에게 달려가지 못했다.
오히려 외면하며 늘 그랬던 것처럼
호숫가를 달릴 뿐이었다.

* 대체 어떤 사랑을 하면 이렇게
가슴 절절한 단어들만 골라서 내뱉을 수 있을까?
내가 본 홍은 사랑에 반짝임은 잠시였고
내내 후회와 미련으로 점칠된 사람이었다.
그래도 작은 틈새로 비집고 나가려고 노력하지만
이내 또 다시 주저앉고 마는.

* 처음에는 이렇게 절절하게 그리워하고
아파할 바에야 차라리 민준에게 가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홍이는
그때의 그 기억, 준고와 함께했던 시간들만 가지고도
충분히 평생을 살아갈 수 있을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 흔히 우리는 일본을 '가깝고도 먼나라'라고 한다.
문화도, 생활 습관도 비슷하지만 다른 것이 많은 곳.
그리고 우리의 땅을 짓밟고 빼앗아
피를 흘리게 한 곳.
이런 역사적 사실이 사랑하는 연인도
갈라놓아야 했던 것일까.
홍이 준고에게 했던 '너희 일본사람들은······.'
이라는 말이 그에게 어떤 상처가 되었을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 국제 결혼, 국제 연애에 있어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입장의 차이.
그것은 언어의 차이도 있을 것이고
문화와 관습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며 헤어졌던 연인에게서
일본과 한국의 모습을 봤으면 했는데
사실 그건 잘 모르겠다.
그저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에
푹 빠져서 봤다.
중간에 나오는 윤동주 선생님의 시는
여기서 보니 또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르던지.

* 스물 두 살, 그 어린 나이에 타지에서
평생을 잊지 못할 사랑을 한 홍이가
안타까우면서도 부럽기도 했다.
그렇게 모든 걸 팽개쳐버리는 기개와 용기,
그 젊은 시절이 부러웠다.
한국에서의 홍이는 이렇게 지냈는데
일본에서의 준고는 또 어떻게 지냈을까?
절절한 사랑 이야기에 가슴이 아파
한 템포 쉬어갈까 했는데,

아무래도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왁자지껄 심리상담소
이광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심리상담소라고 하면 '왁자지껄' 보다는
'조용하고 평온한' 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 마음이 앓는 감기라고 알려진 우울증부터
타인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을 받는 곳이 '심리 상담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단어를
앞에 둔 이 곳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까?

* 인구 30만의 서남시, 그 중에서도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전통시장의 맨 안 쪽에
1층에는 떡 카페 소담이, 2층에는
왁자지껄 심리상담소가 자리잡고 있다.
떡 카페 소담은 친화력이 좋은 상엽의
사촌동생이 운영하는 카페이다.

*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오히려
심리상담소 운영이 어려워 보이는 상엽이
2층의 왁자지껄 심리상담소 원장이다.
전처와 이혼을 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상엽은
사촌동생 소정의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윗층에 심리상담소를 차린 것이다.

*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왁자지껄'이라는 단어도
상엽이 생각해냈다.
상담소를 찾은 내담자들이 자유롭고 활동적이기를,
또 상담소가 자리잡고 있는 전통시장이
활기 넘치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 처음부터 상담소가 잘 되진 않았다.
하지만 친화력 좋은 소정의 소개로
내담자들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다.
남편이 암으로 죽은 이후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을 비롯해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하지 못하는 사람 등
다양한 고민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 그런데 이 사람들이 상엽의 심리상담소를 찾고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조금씩이나마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누구나  상처를 받는다.
심지어 상담소 운영자인 상엽도
일상 속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이다.

* 상엽은 이런 일상 속에서 자신이 받은 상처를
그들 나름대로 어떻게 풀어내고,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면 좋은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삶의 가이드처럼 보였다.
살아가면서 상처없이 살 수는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타인에게,
또는 스스로에게 생채기를 내고 있을 것이다.

*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그 상처를 어떻게 아물게 하는지가 중요한데
상엽은 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상엽이 제시한 방법을 결코 허투루 듣지 않고
꼬박꼬박 실천하는 내담자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래, 늘 착한 사람만 상처 받는 법이지.

* 이런 종류의 힐링 소설을 읽다보면
가끔 익히 알고 있었던 사실을 툭
끄집어내 줄 때가 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잊고 사는 그런 것들.
이 책이 그랬다.
적어도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축복의
존재라고 이야기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 특히 나는 더더욱 많은 축복 속에서
태어난 아이였다.
막내딸인 엄마의 언니들과 오빠는
줄줄이 아들만 낳았다.
졸지에 딸 귀한 집의 하나뿐인 딸이
되어버린 나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내 발로 땅을 딛고 일어선 사진이
하나도 없을 정도이다.

* 엄마와는 반대로 장남인 아빠의
첫 아이가 나다.
외가에서는 딸 귀한 집의 막내로,
친가에서는 장남의 첫 손주로
자라왔던 나는 분명 완전한 축복이다.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왜 잊어버리고 살았을까.

* 나는 사랑 받으며 산 사람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람은 사랑을 받으며 살아간다.
여러분도 그렇다.
모두의 축복 속에 태어난 이들이
다치고 상처 받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다.
혹여 다치고 상처받더라도
그 아픔이 금새 아물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테사를 찾아서
제이미 린 헨드릭스 지음, 정다운 옮김 / 그늘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그늘 출판사에서 받아본 책이다.
이 책의 서평단 모집 피드가 올라왔을 때,
"미안해. 아니 사실 별로 그렇지도 않아."
라는 한 문장을 보게 되었다.
부부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인데
이 말을 뱉은 이는 아내일까, 남편일까?

* 그, 혹은 그녀는 왜 이런 말을 하게 된 건지
너무 궁금했다.
거기에 키스를 하는 듯한,
혹은 여성의 목을 조르고 있는 듯한 표지마저
마음에 쏙 들었다.
그렇게 나는 제이스와 함께 테사를 찾기 시작했다.

* 은행원으로 일하고 있는 제이스는
얼마 전, 사랑하는 그녀와 결혼했다.
그녀의 이름은 테사.
여느 때처럼 집으로 돌아온 제이스.
하지만 그는 곧 테사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깨진 유리창, 좀 많은 핏방울과
테사의 머리카락 뭉텅이까지.
제이스는 곧 경찰에 신고하지만
늘 이런 사건에서 제일 먼저
의심 받는 것은 남편 아니겠는가?

* 제이스도 이것을 알고 있었다.
제이스는 테사를 찾을 수만 있다면
견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제이스는 생각보다
테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피가 묻은 셔츠를 맡기고 경찰서를 오가는 제이스.
하지만 일은 전혀 제이스가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큰 폭풍우가 밀어닥치듯이.

* 책은 테사를 찾으려는 제이스와
온몸에 멍과 혹을 달고 도망치는
테사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온다.
그리 평온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아빠가 다른 언니 오빠들과
늘 취하고 약에 쩔어있는 엄마를 본 테사는
영화같은 사랑과 삶을 꿈꾸게 된다.

* 빛나는 멋진 갑옷을 차려입고
자신을 구해줄 기사님이 올 거라고.
하지만 테사가 고르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쓰레기였다.
테사는 나쁜 새끼 1번, 나쁜 새끼 2번,
나쁜 새끼 3번이라고 번호를 매기다가
결국 나중에는 그마저도 그만뒀다.
나쁜 새끼의 순서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라는 생각으로.

* 테사는 어째서 그렇게 나쁜 남자들만
만나게 되었을까?
그녀의 인생에 사랑을 하고,
사랑 받는 순간은 과연 있는 것일까?
테사는.... 그녀는 무사할까....?

* 읽는 내내 온갖 물음표들이
머리를 둥둥 떠다녔다.
그저 남들이 사는 정도만 되어도
크게 행복했을 그녀 테사.
그녀의 어린 시절은 아동 학대로,
결혼 생활은 가정 폭력으로 피칠갑이 되어 있었다.

* 물론 테사도 학력 위조와 신분 세탁 등
그리 정직하게 볼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래도 그녀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스스로를 깨뜨리고 세상으로
한걸음 나온 테사의 용기에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 둥둥 떠다니던 물음표들이
느낌표 바뀌었을 때도,
책이 딱 한 페이지 남았을 때도
쉽게 안심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굉장한 속도로 몰아치는 책이다.

* 제이스의, 테사의 이야기가 끝나는 장마다
머리 속으로 새로운 관계도를 그리기에 바빴다.
처음에는 계속해서 나쁜 새끼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빠지는 테사가 멍청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는 테사처럼 똑똑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했다.

* 경찰 이름이 솔로몬이라서 이름에 맞게
엄청 끝내주는 추리를 보여줄거라 생각했는데
솔로몬은 개뿔~~
포켓몬이 더 똑똑하겠고만!!!

* 출판 마케팅 분야에서 20년에 가까운
경력이 있는 작가님이라고는 하지만
첫 소설부터 이렇게 끝내줄 줄은 몰랐다.
다른 작품으로는 '죽은 자의 결혼식'이
있다고 하니 이것도 꼭 찾아봐야겠다.
가능하다면, 계속 이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싶다.
오랜만에 만나는 찐한 심리 스릴러가
너무 완벽해서 겁나 행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을 걷는 소녀 - 2023 대산창작기금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15
백혜영 지음 / 밝은미래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주니어 소설이라고 하는데 "꿈"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가지고 쓴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거기다가 도플갱어라니~
처음엔 어린 소녀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도 따뜻한 이야기였다니....

* 중학생 새별은 오늘도 같은 꿈을 꾸었다.
버스에서 자신과 꼭 닮은 소녀를 만나는 꿈.
그러나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방은 새별이를 알아보지도 못한다.
그저, 새별이만이 그녀의 존재를
인식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 똑같은 꿈을 세 번이나 꾸는 새별.
이젠 이 꿈이 뭔가 있다는 생각을 자꾸 한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다.
하나뿐인 엄마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
또 하나뿐인 혈육 은별이는 새별의 곁에 없다.
새별이는 자신의 잘못으로 은별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 꿈에 관해 모든 신경이 쏠리고 있을 때,
반으로 남자 아이가 전학을 왔다.
그의 이름은 서연휘.
잘생긴 외모에 자신감이 충만한 모습으로
전학오자마자 모두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 연휘는 새별이의 짝꿍이 된다.
연휘의 외모에 반한 새별은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세상에 이런
또라이 같은 놈이 다 있나?!
다른 학생들과는 다른 생각과
언행으로 연휘는 금새 잘또라는 별명이 생긴다.
잘생긴 또라이.

* 미스터리 덕후인 연휘는 새별이의
꿈을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새별은 꿈 이야기를 연휘에게 털어놓는다.
역시 미스터리 덕후, 미덕답게
연휘와 이야기 할수록 뭔가
실마리가 보이는 듯 하다.
예를 들면 그 꿈에서 만난 소녀가 누구인지,
꿈을 통해서 새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말이다.

* 그렇게 새별은 30년 전,
자신과 꼭 닮은 모습의 엄마를 보게 된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바라본 엄마의 학창시절.
새별은,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까?

* 엄마가 짊어지고 있던 짐과
새별이 가지고 있던 죄책감.
단어만으로도 무거운 이것들을
어린 새별이가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조금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이런 내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새별은 큰 용기를 낸다.

* 사실 나는 '꿈'이라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몸이 휴식을 취하는 그 사이에
내가 보는 영상, 그러나 깨고 나면
기억도 나지 않는 부질 없는 것.
이라고 생각했다.

* 흔히 우리가 장래희망을 물어볼 때도
'꿈이 뭐니?' 라고 물어본다.
나는 꿈이라는 단어와 이 문장도 싫었다.
어렸을 때 꿈은 너무 자주 바뀌었고,
철이 들고서부터 꿈은 닿을 수 없는
먼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것도 부질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이 책을 통해 내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오히려 새별이 나이대의
아이들은 많은 꿈을 꿀수록 좋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 무거운 단어와 주제를 산뜻하게 풀어나가
내 생각도 조금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지면을 조금 할애해서 엄마가 가지는
감정의 변화도 그려줬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면 주니어가 아닌 어덜트 소설이
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 꿈은 자신의 욕망을 발현하는 도구라고도 하던데,
그렇다면 새별은 엄마와의 관계 발전을
욕구로 이런 꿈을 꿨을지도 모르겠다.
불행하다고 보여질 수 있는 한 가족과
사회적 참사, 그 피해자와 유가족 모두를
어루만져주는 책이었다.

* 오랜만에 피와 살이 튀는 소설이 아닌
산뜻한 책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지나버린 휴일조차
조금은 편안해졌다.
휴일 내내 지쳐 쓰러져있었는데,
오늘은 나도 용기를 낸 새별이처럼
기운을 내 다시 하루를 살아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