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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걷는 소녀 - 2023 대산창작기금 수상작 ㅣ 미래주니어노블 15
백혜영 지음 / 밝은미래 / 2024년 7월
평점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주니어 소설이라고 하는데 "꿈"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가지고 쓴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거기다가 도플갱어라니~
처음엔 어린 소녀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도 따뜻한 이야기였다니....
* 중학생 새별은 오늘도 같은 꿈을 꾸었다.
버스에서 자신과 꼭 닮은 소녀를 만나는 꿈.
그러나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방은 새별이를 알아보지도 못한다.
그저, 새별이만이 그녀의 존재를
인식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 똑같은 꿈을 세 번이나 꾸는 새별.
이젠 이 꿈이 뭔가 있다는 생각을 자꾸 한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다.
하나뿐인 엄마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
또 하나뿐인 혈육 은별이는 새별의 곁에 없다.
새별이는 자신의 잘못으로 은별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 꿈에 관해 모든 신경이 쏠리고 있을 때,
반으로 남자 아이가 전학을 왔다.
그의 이름은 서연휘.
잘생긴 외모에 자신감이 충만한 모습으로
전학오자마자 모두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 연휘는 새별이의 짝꿍이 된다.
연휘의 외모에 반한 새별은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세상에 이런
또라이 같은 놈이 다 있나?!
다른 학생들과는 다른 생각과
언행으로 연휘는 금새 잘또라는 별명이 생긴다.
잘생긴 또라이.
* 미스터리 덕후인 연휘는 새별이의
꿈을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새별은 꿈 이야기를 연휘에게 털어놓는다.
역시 미스터리 덕후, 미덕답게
연휘와 이야기 할수록 뭔가
실마리가 보이는 듯 하다.
예를 들면 그 꿈에서 만난 소녀가 누구인지,
꿈을 통해서 새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말이다.
* 그렇게 새별은 30년 전,
자신과 꼭 닮은 모습의 엄마를 보게 된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바라본 엄마의 학창시절.
새별은,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까?
* 엄마가 짊어지고 있던 짐과
새별이 가지고 있던 죄책감.
단어만으로도 무거운 이것들을
어린 새별이가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조금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이런 내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새별은 큰 용기를 낸다.
* 사실 나는 '꿈'이라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몸이 휴식을 취하는 그 사이에
내가 보는 영상, 그러나 깨고 나면
기억도 나지 않는 부질 없는 것.
이라고 생각했다.
* 흔히 우리가 장래희망을 물어볼 때도
'꿈이 뭐니?' 라고 물어본다.
나는 꿈이라는 단어와 이 문장도 싫었다.
어렸을 때 꿈은 너무 자주 바뀌었고,
철이 들고서부터 꿈은 닿을 수 없는
먼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것도 부질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이 책을 통해 내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오히려 새별이 나이대의
아이들은 많은 꿈을 꿀수록 좋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 무거운 단어와 주제를 산뜻하게 풀어나가
내 생각도 조금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지면을 조금 할애해서 엄마가 가지는
감정의 변화도 그려줬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면 주니어가 아닌 어덜트 소설이
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 꿈은 자신의 욕망을 발현하는 도구라고도 하던데,
그렇다면 새별은 엄마와의 관계 발전을
욕구로 이런 꿈을 꿨을지도 모르겠다.
불행하다고 보여질 수 있는 한 가족과
사회적 참사, 그 피해자와 유가족 모두를
어루만져주는 책이었다.
* 오랜만에 피와 살이 튀는 소설이 아닌
산뜻한 책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지나버린 휴일조차
조금은 편안해졌다.
휴일 내내 지쳐 쓰러져있었는데,
오늘은 나도 용기를 낸 새별이처럼
기운을 내 다시 하루를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