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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퀴즈
오가와 사토시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8월
평점 :

#일본소설 #너의퀴즈 #오가와사토시 #문지원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이번에 읽은 블루홀6 책은 ‘너의 퀴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판형이라
휴대성이 좋아 주로 바깥에서 읽었다.
따스한 햇살 아래서, 혹은 카페 한켠에서.
책이 내게 던질 퀴즈가 무엇일지
궁금해 하며 한 장씩 넘겼다.
* 이야기의 무대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제1회 ‘Q-1 그랑프리’ 결승전이다.
퀴즈 덕후 미시마 레오와
뛰어난 암기력을 가진 혼조 기즈나.
상금은 무려 천만 엔.
인생을 바꿀 만한 돈이다.
두 사람의 대결은 팽팽했다.
사회자가 문제를 다 읽기도 전에
버튼이 눌리고, 점수는 어느새 동점.
그리고 마지막 문제.
단 하나의 정답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 그런데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사회자가 문제를 말하기도 전에
혼조가 버튼을 눌러 정답을 맞춘 것이다.
이미 두 번의 오답을 한 상태라
이번에도 틀렸다면 실격이었다.
하지만 그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당당하게 정답을 말했다.
미시마는 충격에 빠진다.
어쩌면 그가 평생 쌓아온 ‘퀴즈 인생’
자체가 부정당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 이후 미시마는 혼조가 어떻게
문제를 듣지도 않고 정답을 맞혔는지
집요하게 파헤친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그에게는 ‘해답’을 찾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진실 규명’이 아니라 자신이
믿어온 세계의 논리를 지키는 일이었다.
그는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그 문제의 답을 찾아나가는 ‘혼자만의 퀴즈’를 시작한다.
* 그 과정은 탐정의 추리 같기도 하고,
철학자의 사유 같기도 하다.
혼조의 방송을 돌려보며 미묘한 표정을 분석하고,
그의 과거를 아는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한다.
그렇게 점점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미시마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퀴즈에 인생을 걸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퀴즈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곧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 읽는 내내 긴장감이 팽팽했다.
결승전 당시의 숨 막히는 순간들이
페이지 너머로 그대로 전해졌다.
사회자의 말 한마디, 버튼이 눌리는 소리,
관중의 숨소리까지 느껴질 정도다.
작가는 퀴즈 대결의 긴박함을 탁월하게 그려냈고,
미시마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일종의 추리극처럼 전개된다.
하지만 그 끝에 기다리는 것은
‘반전’이 아니라 ‘성찰’이었다.
*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미스터리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답’이라는 개념을 끊임없이 흔든다.
퀴즈는 늘 정답이 하나이지만,
인생의 문제에는 수많은 해답이 존재한다.
미시마가 끝내 찾아낸 답은,
어쩌면 혼조의 정답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왜 그 문제를 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 읽다 보면 어느새 독자 자신도
‘나의 퀴즈’를 떠올리게 된다.
나는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가,
무엇을 정답이라 믿고 있는가.
그리고 그 믿음이 정말 나만의 것인가.
작가는 이 모든 질문을 퀴즈라는 게임의
틀 안에 녹여내며, 독자에게 생각할 여백을 남긴다.
* 책을 덮고 나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미시마의 집요함이 결국 ‘자기 탐구’로
귀결된다는 점이었다.
그는 혼조를 이해하려다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남의 정답을 좇던 사람이 마침내
자기만의 문제를 만든 것이다.
그 지점에서 나는 묘한 전율을 느꼈다.
* 나 역시 문득 생각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긍정을 어디서 찾았나?'
답은 역시 책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붙잡는 일,
거기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일.
결국 이 책은 퀴즈라는 외피를
쓴 성장소설이자 철학서다.
* 정답보다 과정을, 결과보다
이유를 묻는 이야기.
미시마가 퀴즈를 통해 인생을 해석하듯,
나 역시 내 인생의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싶어졌다.
어쩌면 정답은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또 다른 퀴즈를 시작한다.
“퀴즈란 결국, 살아간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 출판사 도장깨기 5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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