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고장 났다고? - <푸른 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제3집 푸른 동시놀이터 104
<푸른 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지음, 강나래 그림 / 푸른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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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고장났다고  


신형건 외 42인 글, 강나래 그림, 푸른책들 출판사.


동시를 매일매일 읽으면서 생활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데 ....매일 동시를 읽는 날을

상상하며 "매미가 고장났다고 ' 시 속으로

풍덩 빠져 들었답니다.


저와 함께 행복한 시 여행을 떠나 보실래요?


깜짝 놀랐어요


                              성환희


하느님이 드디어

가슴속에 꽁꽁 숨겨 두었던 

시 한 편 꺼내 놓았어


눈......


단 한 글자의 힘으로 

세상 모든 색깔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하얀눈을 기다리며 설레게 하는 

한편의 시로 기분좋은 화이트 송년을 상상해봅니다.






매미가 고장났다고


                                      신형건


매미가 고장 났다고? 어디가 고장 났는지 매미들이 

시도 때도 없이 운다고? 하긴. 좀처럼 그칠 줄 모르니 그럴

지도 모르지. 플라타너스 그늘에서 시원한 목소리로 합창하던

매미들. 이젠 전봇대에 앉아서 울고, 아파트 벽에 매달려서 울고.

방충망에 딱 달라 붙어서 울고, 운다. 울어! 

참매미도 울고 말매미도 울고, 일단 울기 시작한 매미들은 옆에서

대포를 발사해도 못 알아들을 지경으로 용쓰며 운다.

울어. 야. 사람들은 야단났다! 자동차 소음보다 시끄럽다고.

밤낮 없이 우니 밤잠도 낮잠도 다 설친다고 야단. 야단들이다.

기온 23도씨가 되는 순간. 참매미들 울음 스위치가 먼저 딸깍!

켜지고. 27도씨가 되는 순간. 말매미 울음 스위치도 일재히 딸깍!

정상 작동되고. 열대야에 열심 효과까지 겹쳐 뜨끈뜨끈한 도시 

한복판은 그야말로 매미들의 잔치판이다.

눈부신 가로등에 현란한 간판 조명까지 좋이 비추니.

그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매미들의 나이트클럽이다.

비보잉 울음으로 한바탕 춤판을 벌이는 매미들의 무한

배틀을 저지하겠다고. 국자와 파리채와 효자손까지 잡히는 대로

휘두르며 방충망을 두들기던 사람들... 아무 소용없자

앞다퉈 구청에 민원 넣느라 전화통에 불났다는데.

정말 모른 걸까?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걸까? 

진짜 진짜 무엇이


고장 났는지!


덥고 더운 긴긴 여름날에 더위와 매미 소리로 

잠못 들었던 그날을 회상하며 

촉촉한 단비를 부르듯 시어들이 마음속에 

촉촉하게 스며 들었답니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가득가득 담게 해 주는

'매미가 고장났다고' 시집을 강추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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