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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 탈출
피에르 불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행성간의 여행이 흔하고 항성간의 이동 역시 특별한 일이 아닌 그 때, 우주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중인 진과 필리스는 반짝이는 물체를 발견하게 된다.
그 물체는 투명한 유리병으로 병 속에는 종이가 들어있었는데 아무래도 육필 원고 같아 손잡이가 긴 잠자리채를 내밀어 병을 낚은 그들은 유리병을 깨고 병 안 두루마리를 꺼내 읽기 시작하는데 ~
거기엔 놀랍고도 신비로운, 믿지못할 이야기가 적혀있는 것이 아닌가.
인류에게 닥쳐올 끔찍한 재앙을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거라 말하는 문구로 시작하는 긴 글은 나, 윌리스 메루가 가족과 함께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면서 겪은 모험을 상세히 기록한 거라고 할 수 있다. 베텔게우스라고 약 300광년 떨어진 별로의 우주 비행. 앙텔교수, 그의 제자이자 물리학자인 아르튀르 르뱅, 그리고 별로 알려지지 않은 기자인 나, 윌리스 메루 등 단 세명이 탄 이 우주선은 몇가지 식물과 동물을 싣고서 마이너스 엡실론 광속으로 우주공간을 이동해 1년의 가속과 감속을 더해 2년이라는 시간 끝에(그 동안지구에서는 350년이 흐르게 된다) 새로운 행성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그곳은 기이하게도 지구를 쏘옥 빼닮았는데 ~
이 행성에 '소로르'라는 이름을 붙이고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다 확신한 그들은 착륙선에서 로켓을 타고 고원 한복판의 푸른 풀밭에 하강해 행성을 살펴보기 위해 자연스레 형성된 길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 폭포에 이르게 된다. 그곳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여자를 만나게 되지만 곧 그들의 모습에서 신체적으로는 흡사하지만 의식적인 사고의 결여, 영혼의 부재등 인간다운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모습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곧이어 인간과 유인원의 뒤바뀐 처참한 현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아르튀르 르뱅은 유인원에게 죽임당하고 앙텔 교수는 이성을 잃어 미개한 인간으로 전락, 홀로 남은 윌리스 메루는 사람을 갖고 온갖 연구를 하는 유인원 속에서 '지성'을 드러내며 두각을 나타내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유인원들 속 조금 똑똑한 사람일 뿐인데 ~ 그는 유인원들의 행성에서 무사히 살아날 수 있을까 ??
아주 오래전에 봤던 혹성탈출. 얼마전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도 챙겨본터라 이제와서 혹성탈출을 책으로 본다는 게 중요할까 ? 재미를 느낄수 있으려나~ 싶은 의심을 하며 긴가민가 읽기 시작했는데 이게 웬걸 ~ 그 어떤 책보다 푹 빠져 읽기 시작했다. 다 읽기전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혹성탈출의 매력에 빠져 버린 듯 !!
마지막 반전 아닌 반전이 주는 충격도 나름 신선하게 다가오더라는 ~
자만한 모습으로 화를 자초한 인간들, 그렇게 잘난척 하더니 쌤통이다 하며 통쾌해 하다가도 분노한 동물들의 역습, 그 행태를 보며 이건 아닌데 싶은 기분이 드는건 왜인지 ~
어느새 나 자신이 '윌리스 메루'가 된 것 마냥 감정 이입이 되 글 읽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게 다가왔던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여전히 아름다운 지구라는 것.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이 아닌 인간인 내가 말을 하고 이성을 바탕으로 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토록 감사하게 다가오다니 ~
모두 잃고난 다음에야 비로소 그것이 정말 소중한 것임을 깨닫다니 이리도 어리석을수가 없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돈 벌 야망에만 골몰하는 우리들의 어리석은 행동들. 만물의 영장 인간도 때로 하등한 존재에 의해 역습당할 수 있다는 것.
그 모든것이 결국 우리들의 만용이었음을 반성해야 할 듯 !!
필리스가 다시 지적했다.
"문제는 항상 사람들이야."
진이 맞장구쳤다.
"맞아, 문제는 사람들이야. 어찌할 방도가 없어."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