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1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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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웹툰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만난 행운의 해로 기억해야 할 것 같다. 강풀님의 팬이긴 하지만 웹툰을 보는 나의 활동범위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었는데 우연찮게 하일권님의 작품을 보면서 새로운 웹툰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는 ~ 지금 요일을 정해놓고 꾸준히 챙겨보는 웹툰이 제법 된다. 봐도 봐도 너무 재밌어 비타민 같은 존재 +_+

이렇게 열심히 찾아보고 있는데도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이 작품을, 책을 만나기 전까진 전혀 몰랐으니 아직은 내공이 많이 부족한 듯 ㅠ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는 한살 반의 어린 고양이 '순대'와 열다섯 살의 늙은 개 '낭낙이'와 함께하는 다정한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만화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 현재 네이버 웹툰 평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작품이다.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은 몇권 만나 봤는데 와~ 이 작품은 정말 느낌이 남다르다는~

리얼리티가 살아 있다고 해야하나 ? 한편 한편을 읽다보면 금새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듯해지는걸 느낄 수 있는데 반려동물과 함께한 희노애락이 그대로 묻어나 그런지 진실성이 느껴진다.

 

 

어린고양이 순대.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지인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 순대를 보게 됐는데 딱한 사정이 있어 순대를 안락사 시키지 못하고 집으로 데리고 와버렸다는 소식에

어디 구경이나 해볼까 하는 단순한 마음으로 순대의 사진을 클릭했다 너무도 예쁜 순대의 눈에 반해 '당장이라도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고.

 

선천적으로 홍채와 각막이 붙어서 태어난 '각막백반'이라는 질환이 있어 동공을 중심으로 하얗게 구름같은 부종이 끼어 그것이 시야의 반을 가리다보니

무언가를 볼 때 오랜 시간 뚫어져라 바라보는 버릇이 있다는 순대.

실명할 확률이 반이나 되눈 순대의 눈에 지속적으로 안약을 넣어주고, 왼쪽 앞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붙어 오른쪽 다리와 길이가 맞지 않는 절룩거리며 걷고

꼬리 역시 부러져서 휘고, 뒷다리의 발가락은 한 마디가 아예 잘려 나가고 없는 상태였지만 씩씩하게 자라 지금은 많이 건강해졌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_+

작지만 체중이 3.8키로그램이 나가고, 호기심도 애교도 많아 종일 좁은 방을 우다다 뛰어다니곤 한다는데 앞으로 쭈욱 그렇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

  

 

낭낙이와 함께 산 지 15년.

 

IMF가 시작되 집안 형편이 안좋아져 서울 도심의 보금자리를 떠나 협소하고 낡은 외곽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었던 그 때 아버지께서 데리고온 낭낙이.

낭낙이가 온 후로 일이 순조롭게 잘 풀려 식구들은 모두 낭낙이라는 복덩이가 들어온 덕분이라 말한다고.

두 살때 새끼 네 마리를 낳았는데 그 해 자궁근종이 생기는 바람에 자궁을 드러냈지만 그 뒤 지금까지 별다른 병치레 한 적 없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낭낙이를 아프게 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관절염이나 난청, 피부 부종처럼 세월이 가져온 어쩔 수 없는 병들로 아파하는 낭낙이.

수술을 해주고 싶어도 나이가 많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고, 마취를 하지 않으면 수술 도중 쇼크사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같은 세월을 함께 보내왔는데 내 몸과 낭낙이의 몸에 흐르는 시간의 속도가 다르다는 것이 슬프고도 잔인한 일이라는 작가의 말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점점 힘들어하는 낭낙이를 보면서 '헤어짐'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마다 마음 한 쪽 깊숙이 파고드는 후회와 회한이라는 감정을 감출 수가 없다는 그녀.

아 ~ 내 마음이 저릿저릿하다.

 

사랑스러운 할머니 개 낭낙이가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머물러주길 나 역시 너무도 간절히 바랄뿐이다.

  

털실 완전 좋아 ! 쥐돌이 오뚝이도 너무 좋아 ! 근데 오뎅 꼬치가 제일 좋아. 왜냐면

그 끝에는 항상 엄마 손이 있어서, 그래서 제일 좋아.

 

 

<도시의 개>

 

궁금해요.

왜 나를 키웠었는지 궁금해요.

외로웠나요 ?

쓸쓸했나요 ?
가족이나 친구가 필요했나요 ?

 

나는 되도록이면 당신이 나를 키운 이유가 그런것들이었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그런 이유여였다면,

나를 버린 이유는

 

당신이 더이상 외롭지 않거나

당신이 더이상 쓸쓸하지 않거나

당신에게 새로운 가족이나 친구가 생긴걸테니까요.

 

그 사실은 나를 안심하게 할거예요.

 

부디, 행복하세요.

 

- 나를 사랑해주었던 당신에게






눈물이 핑 ~

 자신은 물론 반려견들이 들려주는 자신들의 마음, 반려견을 키우는 지인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모두 담겨있어 너무 감동적이다.

만화로 그려진 내용도 좋지만 만화가 끝나는 시점에서 만나게 되는 작가의 한마디 한마디에 심장이 쿵쿵 요동을 치는구나 ~

아쉽게 한권을 마무리 했는데 책으로 만나보지 못한 이야기들, 앞으로 웹툰을 통해 만나야 할 듯 ~

 

순대야, 낭낙아 . . 건강한 모습으로 또 만나자 !!

 

 

 

동물은 다만 외부의 자연을 이용할 뿐이며 자기의 존재에 의하여 그 자연 속에 변화를 일으킬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가 일으킨 변화들에 의하여 자연을 자기의 목적에 복무하도록 만들며 자연을 지배한다.

이것이 인간과 기타 동물들과의 최후의 본질적인 차이이다. -엥겔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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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눈 내린 숲 속에는 - 1949년 칼데콧메달 수상작
베타 하더.엘머 하더 글.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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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데콧메달 수상 그림책 / 베타 하더 ·엘머 하더의 큰 눈 내린 숲 속에는

 

한가위 보름달이 떴다가 지자 기러기들이 남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한다. 엄마 토끼와 아기 토끼가 채소밭에 무리지어 날아가는 기러기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기러기들이 왜 남쪽으로 날아가는지를 아기 토끼에게 설명하는 엄마토끼.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려 주는 거라며 아기 토끼에게 야채를 많이 먹어야 털이 많이 나와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 말해준다. 채소밭 울타리 아래 굴속에는 귀여운 마멋이 겨울잠을 잘 때가 되었음을 깨닫고, 바위 밑 굴속에 사는 줄무늬다람쥐 역시 굴속에 겨울에 먹을 양식을 가득 쌓아놓고서 겨울잠 잘 준비를 완료한 상태. 파랑어치는 큰 나뭇가지에 앉아 붉은머리새들에게 남쪽으로 날아가지 않냐 묻고, 붉은머리새들은 숲 속에 먹을 것이 많다고 겨울이 좋다고 말한다.

언덕위 참새들은 기러기도, 추운날씨도 아랑곳않고 강변에 자작나무와 물푸레나무 열매들을 생각하며 여유만만.

파랑새는 지붕 위 개똥지빠귀를 내려다보며 남쪽으로 날아갈때라 묻지만 겨울에도 여기서 살거란 말만 듣는다.

숲 속 생쥐, 꿩들, 옥수수밭의 까마귀 세 마리도 기러기들을 보았지만 남쪽으로 날아갈 생각은 없고, 청설모도 겨울을 나기 위해 부지런히 열매를 모을 뿐이다.

들쥐, 짧은꼬리들쥐, 사슴, 스컹크 가족, 오소리들 역시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들을 보았지만 먹을 것이 많은 이 숲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드디어 첫눈이 내리고 숲이 하얗게 변하자 동물들은 즐겁게 춤추며 흰 눈 위에 또렷이 발자국들을 남기지만 즐거움도 잠깐 -

성탄절 다음날 밤부터 그 다음날까지 숲 에는 큰 눈이 내리고 만다. 눈이 두텁게 쌓여 먹이를 찾지 못하고 숲을 방황하는 동물들.

동물들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걸까 ??
  

 

 칼데콧메달은 매년 여름 미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 수여하는 상으로, 1년 중 가장 뛰어난 그림책을 지은 사람에게 수여하는데 조각가 폴 체임벌린이 만들었으며 '근대 그림책의 아버지'라 불리는 19세기 영국의 그림책 작가 랜돌프 칼데콧을 기념하기 위해 1939년에 제정되었다고 한다. 문학 부분의 뉴베리상과 함께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울 정도라니 정말 대단한 상인 듯 !! 조카들에게 읽어주려고 요근래 동화책에 관심을 갖고 여러권 찾아 읽어보고 있는데 갠적으로 칼데콧메달을 수상한 작품은 첨이라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다른 책과 다르게 성숙한 그림 덕분에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꽤나 인기가 많을 듯~

 

컬러는 컬러대로 따뜻하게 잘 그렸고, 쓱싹쓱싹 스케치를 해놓은 듯한 일러스트는 굉장히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 실제 동물들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재미난 이야기의 동화책이 아니라 자연과 동물의 생태를 알려주는 동화책이라 그런지 동물 백과사전을 보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

 

겨울을 대비해 만반의 대비를 했지만 예상치못한 큰 눈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동물들. 숲 속 작은 집에 살고 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눈을 치우고 길을 내 배고픈 동물들에게 먹이를 나누어 주면서 숲 속 동물들에게도 평화가 찾아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봄이 올때까지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큰 눈이 내린 숲 속의 겨울은 포근했다는 걸로 마무리 지어지는데 이 모습이 마치 우리들을 보는 것만 같다는 ~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의 자연재해. 최근 홍수며 폭설, 지진등 세계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 징후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는등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때마다 쏟아지는 도움의 손길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재빨리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실제 겨울에 먹이가 부족해 마을로 내려 오는 동물들이 많다고 뉴스에 제법 많이 나오는데, 실제 시골 우리집에도 멧돼지며 오소리들이 농작물을 파헤쳐 이만저만 피해가 많은게 아니다.
사람과 동물이 모두 행복하게 어우러져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추위는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동물들이 올 겨울을 무사히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하게 되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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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 콘크리트 정글에서 진짜 정글로
제니퍼 바게트.할리 C. 코빗.아만다 프레스너 지음, 이미선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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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 이 책은 고질적인 방랑벽, 단조로운 일상에 대한 심한 알레르기 사표를 던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 가치와 아름다움을 상쾌한 유머와 섬세한 필치로 보여준 세 아가씨들에게 세 번의 건배를 !

 

제니퍼 바게트. 할리 C. 코빗, 아만다 프레스너 / 인생의 갈림길에서 탈출을 감행한 세 여자 이야기 <스물여덟,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책 표지를 보면 작은 글씨로 적힌 경고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책 읽기전엔 이게 뭔가 싶어 웃었는데 스물여덟을 맞이한 세 명의 젊은 커리어우먼들이 과감히 1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기로 결정하고 4개 대륙과 열두 나라를 거쳐 육만마일의 세계일주를 하며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부터는 경고 문구가 적힐만 하다며 고개 끄덕이기 시작했다.


부모님 집에서 독립해 나오고,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고, 사랑에 빠지며 지내며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 다음 단계(주택 융자를 받아 집을 사고, 결혼 하고 평균적으로 2.2명의 자식을 낳는 일이 포함된 단계)를 향해 돌진하면서 우리가 따라가고 있는 것이 정말로 마음에 드는 길인가? 그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냥 그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길이 우리가 가고 싶은 길인가? 의문에 사로잡히게 된다.

뉴욕에 살고 일하면서 올바른 시각을 갖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특별한 길을 선택하기로 한 세 사람. 네 개 대륙과 열두 나라를 거쳐 육만 마일의 세계 일주를 하기로 한 것.

스스로에게 '길 잃은 아가씨들'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고서 스물여덟살 한 해 동안 세계를 방랑하면서 보내기로 작정한 그들의 이야기에 혼이 쏘옥 빠져나갈 것만 같았다.

작을 글씨로 빼곡히 620페이지에 걸쳐 들려주는 이야기에 웃고 웃으면서 나 스스로도 이들이 얼마나 큰 결심을, 용기를 냈는지를 알기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더라는 ~

잘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라 오지를 중심으로 배낭 여행을 하면서 불확실한 인생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신통방통 하기만 한 ~

한 곳에 두세달 지내면서 책 한권 만들어내는 요즘인데 4개 대륙 열두 나라를 거친 일년간의 여행중 일어난 무수한 사건 사고들. 우리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을까 싶은게 이 책 한권을 만드는데 꽤나 공들였을 것 같다. 한명도 아니고 세 명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보니 더 ~

각자 한권씩 만들어도 할 이야기는 산더미같을 것 같은데 어찌 한권으로 묶을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크크크

 

아무리 사이좋은 사람이라도 한동안 같이 지내다보면 맘 틀어지기 일쑤인데 세 사람이 각자 역할 분담을 해가며 1년 이란 시간을 무사히 질주했다는 것에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계획을 잘 짜는 젠, 정리를 잘 하는 아만다, 그리고 가장 힘든 상황에서조차 극복할 수 있는 밝은 성격으로 중재를 잘 하는 할리.

각자가 원하는 것들, 각자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살려 그네들만의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는 것. 그들을 보면 여행이란게 새로운 곳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는 말이 맞는듯 !!

처음엔 사진도 첨부되었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아쉬워했는데 읽다보니 글로도 충분히 그 나라, 그 나라의 사람들을 상상할 수 있어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아 좋더라.

무엇보다 같은 곳이지만 세 여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이야기들이 참 좋았다는 ~

거창한 미지의 세계를 위해 안락하고 안정된 삶을 두고 떠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대단한 듯. 그렇기에 그들이 1년간의 여행을 통해 내린 결론 보다는 그 과정에 집중해야할 때가 아닐까.

 

읽는 매 순간순간 아 ~ 여행은 정말 어디냐가 아닌 누구와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힘들고 지치게 만든 사람도 많지만 패스파인더의 학생들, 프레다 자매님, 관광객들에게 장신구를 팔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을줄 알았던 레베카처럼 사람은 진정 꽃보다 아름다운 존재인 듯 싶어 흐뭇해졌다. 그 존재들이 있기에 더 감동적이었던 이야기들이 아니었다 싶다.

할리 역시 낯선 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세상 속으로 과감하게 나가려면 사람들의 선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정말로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행 중에 배운 모든 교훈을 통해 스스로 새로운, 더 나은 길을 개척해 나갈 힘을 얻은 그들.

이 책을 읽고서 나 역시 그 힘을 얻은 듯 하다. 함께하면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 그들. 너무나 불완전 하지만 그래서 완벽한 친구들이기도.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다.

길을 잃는 것을 피하지 말고 기꺼이 받아들여라.

틀에 박히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 익숙한 생활을 두고 완전히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그 경험을 통해 우리가 배운 것은 믿고 뛰어내리지 않으면 결국 후회하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p.611>

 

 

나는 여행을 하면서 현지 여성들이 받고 있는 대우와 학대를 볼 때마다 깜짝 놀랄 만큼 분노가 치밀었다. 나는 성별, 인종과 종교, 성적 취향에 관계없이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단 한번도 나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 . 그러나 여행을 하면 할수록, 전 세계 여성들의 실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수록, 그들이 얼마나 무력한지 알게 되었고 반면에 내가 그동안 엄청난 헤택을 받으며 살아왔고 터무니없이 순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p.377>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가슴이 찢어진다. 살아남기 위해 일찍 결혼을 하거나 매춘을 하지 않길 빌며 에스더를 후원하기로 결정한 할리처럼 나 역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인 듯.

매번 해야지 해야지 해놓고 어물쩡 넘어갔는데 이번엔 꼭 해외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 계좌를 개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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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아데나 할펀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오늘 프라임 립 레스토랑에서 열린 내 일흔다섯 번째 생일파티에서 생각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이었다.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딱 하루뿐이라도 ! 딱 하루만 이라도 탱탱한 엉덩이와 매끄럽게 그을린 피부를 가질 수 있다면 !

오직 나를 즐겁게 해주고 싶어하는 누군가와 미친 듯이 사랑을 나누어 보고 싶다. 평생 그렇게 살겠다는 게 아니다. 그렇게 탐욕스럽게 굴고 싶진 않다.

그저 단 하루만 이 비참하고 늙고 고리타분한 생활에서 벗어나, 내가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내가 당연히 여겼던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싶단 얘기다.

알고 있는가 ?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날들이 27,375일이라는 것을. 오늘 아침에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다. 그 많은 날 중에 하루쯤 미친 짓을 한다고 해서 그게 뭐 대수란 말인가?

그 얼마나 멋진 소원인가? 내가 보기에는 아주 독창적인 소원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내 소원을 알려주고 싶지만, 소원을 발설하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참아야 한다고들 말한다. 쳇

 

딸 바바라와 손녀 루시가 커다란 케이크를 들고 나올때 그 소원을 생각하고 있던 엘리 제롬 여사. 스물 아홉개의 초밖에 준비못했다는 바바라의 말을 듣고서 스물아홉 개의 촛불에 소원을 비는 그녀는 딱 하루만 스물아홉 살로 돌아가게 해달라 말한다. 하루만 그 나이로 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거라고. 다시는 후회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겠다 다짐하는 그녀. 그 다음날 거짓말처럼 스물아홉살의 매끈하고 어여쁜 아가씨의 모습으로 눈을 뜨게 된 그녀. 자신이 원하던대로 고리타분한 생활에서 벗어나 하고픈 일을 하면서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 일흔 다섯에서 스물아홉이 된 그녀에게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

 

아데나 할펀의 <스물아홉>은 손녀딸의 찬란한 젊음을 부러워하던 일흔 다섯 살 할머니가 스물아홉 살로 하루를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았다.

딱 '하루'를 스물아홉 살로 살게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이 밝고 경쾌하게 진행되는데 매순간 누구누구의 아내나 엄마, 딸이 아닌 온전히 우리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는지는 묻는다. 

항상 자신감을 가져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등등 일흔 다섯의 할머니가 들려주는, 새겨둬서 나쁠 것 없는 규칙들을 통해 우리삶을 되돌아보는 유익한 시간을 갖게 될 테니 눈 크게 뜨고 눈보다는 마음으로 읽어야 할 듯 ~

 

비채 카페, 게릴라 이벤트를 통해 [나에게 스물아홉은 ㅇㅇ다.]란 질문을 받았는데 나에게 스물아홉은 설렘보다는 서른에 대한 불안감으로 밤잠 설쳤던 날들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이상하게 서른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듯. 내 인생이 끝난 것만 같은;;; 말도 안되게 겁먹었던 철없는 시기 ㅋㅋㅋ
1년내내 내가 뻘써 ? 이러면서 기분이 이상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엘리 할머니처럼 돌아가고픈 시설이 없다. 프리다 할머니처럼 이미 그 삶을 살았으니 굳이 다시 돌아가서 또 살고 싶지 않다는 말에 한표를 던지는 쪽 !! 돌아가보고 싶을 만큼 원하는 것이 많은 것도 아니고 지금 내 나이, 내 삶에 만족하기에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큰 성공을 하고 꿈꿨던 일을 이루며 대단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일을 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책 읽고 영화보고 친구들 만나 시시콜콜 이야기를 주고받고 때론 투덜투덜 하소연도 해가며 스트레스 풀기. 그러다 또 금방 뒤돌아서서 잊고 또 웃게 되는 그런 삶. 이 상태로 쭈욱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겪으며 그렇게 살고 싶다. 이런 소소한 일상이 언제까지고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

그래서인지 엘리 할머니가 들려주는 일흔여섯살 생일 소원이 너무도 근사하게 다가온다 +_+

 

나는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남아 있는 나의 삶이 평온하기를 빌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를 위해서도 같은 것을 빌었다.

여러분에게도 나는 같은 것을 빌어주고 싶다.

여러분.

나는 여러분이 삶에서 원하는 것 모두를 얻길 바란다.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얻었다면, 설령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당신의 인생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저 그것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스물아홉 살이건 일흔여섯 살이건, 여러분 앞에 얼마나 많은 날이 남아 있건, 뼈아픈 교훈을 얻은 나의 말을 믿어라.

여러분에게는 아직 변화를 이룰 시간이 남아 있다.

바로 그것이 오늘의 교훈이다. <p.404~405>

 

 

시간의 참된 가치를 알라. 그것을 붙잡아라. 억류하라.
그리고 그 순간순간을 즐겨라. 게을리 하지 말며, 헤이해지지 말며, 우물거리지 말라.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까지 미루지 말라. - 체스터필드


 

 

이런류의 책과 영화를 정말 좋아해서인지 <파퍼씨네 펭귄들>을 제작한 존 데이비스의 지휘 아래 20세기 폭스에서 영화화될 예정이라는 글을 읽고는 정말 기쁘더라는 ~

정말 기대된다. 책 내용 때문인지 괜히 부지런히 몸을 놀려 무언가를 더 해야할 것 같은 기분에 쉬 잠이 오지 않는 밤. 버킷리스트라도 작성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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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락쿠마의 사랑 - 노랑 병아리의 질타와 격려의 책! 리락쿠마 시리즈 3
콘도우 아키 지음, 남도현 옮김 / 부광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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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 '리락쿠마'

휴식을 취한다는 뜻의 영어 'relax'와 곰을 뜻하는 일본어 'kuma'의 합성어인 리락쿠마는 젊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사상 최강의 '귀차니즘(귀찮아 하는 성향)' 캐릭터로 유명하다.

귀엽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리락쿠마. 캐릭 상품에 둔한 사람이라도 파우치며 교통카드 케이스 등등 한 두개쯤 갖고 있을 듯 ~

리락쿠마 전문 쇼핑몰이 등장할 정도인지라 주방용품, 생활용품, 욕실용품부터 차량용품까지 일상생활 깊숙히 자리잡은 사실은 알았지만 이렇게 책까지 나온줄은 몰랐다.

책으로 출간된 <리락쿠마 시리즈 - 리락쿠마의 하루, 리락쿠마의 생활, 리락쿠마의 휴식, 리락쿠마의 사랑은 물론 괜찮아요 리락쿠마도 있음> 판매부수가 100만권이 넘었다니 완전 대단하다는 !!!

리락쿠마의 휴식과 사랑 중에서 운좋게 사랑에 당첨되 오늘 받아보게 됐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작고 얇지만, 사랑스럽다 +_+

리락쿠마를 캐릭터 상품으로만 접해온지라 왜 리락쿠마는 항상 핫케이크와 함께인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궁금한 적도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간식이 벌꿀을 듬뿍 뿌린 핫케이크면 만사오케이란 사실을 첨 알았다. 나름 큰 수확이었다는 크크크 



노랑 병아리, 미스 가오루, 리락쿠마, 꼬마 쿠마등의 캐릭에 대한 설명은 물론 이 책을 읽는 방법까지 친절히 적혀 있는데 ~

 

늘쩡늘쩡 하루하루를 보내는 리락쿠마와 함께 사는 노랑 병아리의 메시지.

평상시에 읽어도 충분히 즐겁지만 조금은 게으른 쿠마가 돼버렸을 때, 눈을 감고 좋아하는 페이지를 펼쳐 보라 말한다.

열 받기도 하고 격려 받기도 하는 병아리 소식을 접할 수 있다고 ㅎㅎ

 

 

맘에 드는 몇가지 메시지를 나열하자면 -

 
  

뭐든 저축하지마 _  지방도 쓰레기도 스트레스도.

 

행복은 쌓여간다 _ 후후후후

 

밀어서 안 되면 땡겨보라구 _ 크 나갈 수가 없어 ..?!

 

어렵게 생각하지마 _ 이렇게 되어도 사실은 한 가닥의 실 

 



한 줄의 글귀와 그에 상응하는 귀여운 그림때문에 저절로 미소가 ~

단순하지만 귀여운 캐릭터에 간단 명료한 멘트

이런저런 생각없이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랄까 ㅋ

그 심플한 느낌이 정말 최고인 듯 ~

 

 

책을 다 본 나의 느낌은 한마디로 이랬다 +_+

즐거워 ~

 


때로는 엄격하게 독려해주면 좋겠어 . . .
때로는 부드럽게 보살펴주면 좋겠어 . . .

즐거움도 어려움도 필요한 당신에게 . . .

 

 

페이지에 비해 만만치않은 가격이지만, 노랑 병아리가 들려주는 질타와 격려의 멘트가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망설임 없이 고고씽 ~

시리즈별로 다 소장하고 싶구나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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