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1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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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웹툰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만난 행운의 해로 기억해야 할 것 같다. 강풀님의 팬이긴 하지만 웹툰을 보는 나의 활동범위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었는데 우연찮게 하일권님의 작품을 보면서 새로운 웹툰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는 ~ 지금 요일을 정해놓고 꾸준히 챙겨보는 웹툰이 제법 된다. 봐도 봐도 너무 재밌어 비타민 같은 존재 +_+

이렇게 열심히 찾아보고 있는데도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이 작품을, 책을 만나기 전까진 전혀 몰랐으니 아직은 내공이 많이 부족한 듯 ㅠ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는 한살 반의 어린 고양이 '순대'와 열다섯 살의 늙은 개 '낭낙이'와 함께하는 다정한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만화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 현재 네이버 웹툰 평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작품이다.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은 몇권 만나 봤는데 와~ 이 작품은 정말 느낌이 남다르다는~

리얼리티가 살아 있다고 해야하나 ? 한편 한편을 읽다보면 금새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듯해지는걸 느낄 수 있는데 반려동물과 함께한 희노애락이 그대로 묻어나 그런지 진실성이 느껴진다.

 

 

어린고양이 순대.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지인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 순대를 보게 됐는데 딱한 사정이 있어 순대를 안락사 시키지 못하고 집으로 데리고 와버렸다는 소식에

어디 구경이나 해볼까 하는 단순한 마음으로 순대의 사진을 클릭했다 너무도 예쁜 순대의 눈에 반해 '당장이라도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고.

 

선천적으로 홍채와 각막이 붙어서 태어난 '각막백반'이라는 질환이 있어 동공을 중심으로 하얗게 구름같은 부종이 끼어 그것이 시야의 반을 가리다보니

무언가를 볼 때 오랜 시간 뚫어져라 바라보는 버릇이 있다는 순대.

실명할 확률이 반이나 되눈 순대의 눈에 지속적으로 안약을 넣어주고, 왼쪽 앞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붙어 오른쪽 다리와 길이가 맞지 않는 절룩거리며 걷고

꼬리 역시 부러져서 휘고, 뒷다리의 발가락은 한 마디가 아예 잘려 나가고 없는 상태였지만 씩씩하게 자라 지금은 많이 건강해졌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_+

작지만 체중이 3.8키로그램이 나가고, 호기심도 애교도 많아 종일 좁은 방을 우다다 뛰어다니곤 한다는데 앞으로 쭈욱 그렇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

  

 

낭낙이와 함께 산 지 15년.

 

IMF가 시작되 집안 형편이 안좋아져 서울 도심의 보금자리를 떠나 협소하고 낡은 외곽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었던 그 때 아버지께서 데리고온 낭낙이.

낭낙이가 온 후로 일이 순조롭게 잘 풀려 식구들은 모두 낭낙이라는 복덩이가 들어온 덕분이라 말한다고.

두 살때 새끼 네 마리를 낳았는데 그 해 자궁근종이 생기는 바람에 자궁을 드러냈지만 그 뒤 지금까지 별다른 병치레 한 적 없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낭낙이를 아프게 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관절염이나 난청, 피부 부종처럼 세월이 가져온 어쩔 수 없는 병들로 아파하는 낭낙이.

수술을 해주고 싶어도 나이가 많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고, 마취를 하지 않으면 수술 도중 쇼크사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같은 세월을 함께 보내왔는데 내 몸과 낭낙이의 몸에 흐르는 시간의 속도가 다르다는 것이 슬프고도 잔인한 일이라는 작가의 말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점점 힘들어하는 낭낙이를 보면서 '헤어짐'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마다 마음 한 쪽 깊숙이 파고드는 후회와 회한이라는 감정을 감출 수가 없다는 그녀.

아 ~ 내 마음이 저릿저릿하다.

 

사랑스러운 할머니 개 낭낙이가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머물러주길 나 역시 너무도 간절히 바랄뿐이다.

  

털실 완전 좋아 ! 쥐돌이 오뚝이도 너무 좋아 ! 근데 오뎅 꼬치가 제일 좋아. 왜냐면

그 끝에는 항상 엄마 손이 있어서, 그래서 제일 좋아.

 

 

<도시의 개>

 

궁금해요.

왜 나를 키웠었는지 궁금해요.

외로웠나요 ?

쓸쓸했나요 ?
가족이나 친구가 필요했나요 ?

 

나는 되도록이면 당신이 나를 키운 이유가 그런것들이었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그런 이유여였다면,

나를 버린 이유는

 

당신이 더이상 외롭지 않거나

당신이 더이상 쓸쓸하지 않거나

당신에게 새로운 가족이나 친구가 생긴걸테니까요.

 

그 사실은 나를 안심하게 할거예요.

 

부디, 행복하세요.

 

- 나를 사랑해주었던 당신에게






눈물이 핑 ~

 자신은 물론 반려견들이 들려주는 자신들의 마음, 반려견을 키우는 지인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모두 담겨있어 너무 감동적이다.

만화로 그려진 내용도 좋지만 만화가 끝나는 시점에서 만나게 되는 작가의 한마디 한마디에 심장이 쿵쿵 요동을 치는구나 ~

아쉽게 한권을 마무리 했는데 책으로 만나보지 못한 이야기들, 앞으로 웹툰을 통해 만나야 할 듯 ~

 

순대야, 낭낙아 . . 건강한 모습으로 또 만나자 !!

 

 

 

동물은 다만 외부의 자연을 이용할 뿐이며 자기의 존재에 의하여 그 자연 속에 변화를 일으킬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가 일으킨 변화들에 의하여 자연을 자기의 목적에 복무하도록 만들며 자연을 지배한다.

이것이 인간과 기타 동물들과의 최후의 본질적인 차이이다. -엥겔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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