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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여행 ㅣ 당신에게 시리즈
최갑수 지음 / 꿈의지도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728/pimg_754104126777758.jpg)
평화롭고 한가롭기만 한 풍경을 바라보며 느린 걸음으로 걷는 일, 어쩌면 이런 사소한 일이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p.16>
그의 책을 하나 둘 챙겨읽다 <잘 지내나요 내 인생>에서 완전 팬이 되어버린 나. 그래서 이 책 <당신에게, 여행>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해외도 좋지만 우리나라 방방곳곳으로 떠나는 여행에 관한 글도 꽤나 마음에 들더라. 꼭 담아두고 싶은 우리나라 감성여행지 99곳에 대한 최갑수 작가의 트래블 에세이 !!!
휴가철을 앞두고 이 책을 살펴본 사람이라면 어떤 코스로 어디어디를 돌아볼건지 머릿속이 복잡할 듯 ~ 좋은 곳이 너무 많아서 !!
나야 출산을 앞두고 있어 그런 여행은 꿈도 못꿀 시기이지만 애를 낳기만 하면 조금만 키워놓고 아이와 손잡고 어디를 다녀올까 ~ 하는 행복한 상상으로 가득찬다.
아기자기한 벽화로 유명한 통영 동피랑, 홍제동 개미마을이나 청주 수암골도 좋을 것 같고, 대숲 신선한 바람이 좋은 사천 비봉내마을이나 담양 대나무숲과 메타쉐쿼이아 숲길, 소쇄원,
도심속에서 옛스러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 북촌 한옥마을, 서울 효자동, 청운동 등 서촌 일대를 걸어도 좋을 것 같다.
내가 꽃을 좋아하니 꽃피는 춘삼월에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서울 응봉산 공원, 광양 매화마을, 하동 쌍계사 벚꽃길을 걸어도 좋겠지 ?
아이가 걷는 일에 한창 재미들릴 그 때, 뽁뽁이 신발을 신고서 아장아장 걸을때 찾으면 너무 좋을 곳들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아는 곳, 가본 곳도 꽤나 되는 데 앞으로 나의 인생엔 아이가 함께 할테니~ 하는 생각에 다시 살펴보고 읽어보며 아이와 함께할 그 모습을 떠올려보느라 바쁘다.
같은 곳인데 아이 하나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걸까 ? 그 곳에 대한 닮은 듯 다른 시선이 너무 신기하더라는 ~
다 좋은데 ~ 기회가 된다면 만항재 정상에 있다는 '산상의 화원'이란 이름의 야생화 정원은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약 10만평, 봄부터 가을까지 꽃들이 만발한다는 그 곳. 세계에서 자동차로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정원일 것이라는 그 곳.
흔한 표현이지만 '구름 속의 산책'이라 부를 수 밖에 없다는 그 곳을 천천히 걷고 있노라면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것 같다는 !!!
낙엽송 사이로 구름과 안개가 흘러 들어오고, 야생화 사이로 사향제비나비가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간다면 정말 이게 꿈이 아닐까 싶을 듯 ~
작가님 말처럼 사랑 따위는 없어도 살 수 있겠다 싶은 그 곳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찾는 다면 더할나위 없이 근사하지 않을까 ???
커피는 복잡하다. 콩의 종류에 따라, 볶는 시간에 따라, 볶는 방법에 따라, 콩을 분쇄하는 방법에 따라, 물의 종류에 따라, 물의 온도에 따라, 불의 세기에 따라, 날씨에 따라, 장소에 따라,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그의 마음에 따라, 함께 마시는 사람에 따라, 함께 마시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그의 기분에 따라, 커피 맛은 달라진다.
그러니까, 커피 맛은 수만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죽는 날까지 같은 맛의 커피는 결코 맛보지 못할 수도 있다. <p.54>
강릉 연곡 바닷가 <보헤미안>이라는 커피점을 이야기하며 다크 로스팅과 핸드드립의 대가로 알려진 박이추 선생님과 나눈 이런저런 커피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단 커피 맛 뿐일까나 ? 우리의 인생도, 여행도 그러하지 않을까 ??
혼자여도 좋고, 둘이여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일 때, 무엇이든 함께 나누고픈 사람과 함께일 때 몇배 더 즐거울 여행길. 인생길.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것들에 대한 예의.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가만히 서 있는 것들을 보러 가는 일이 아닐까요 ?
언제 어떤 사건으로 사라져버린 추억속의 그곳이 될지 모르니 !!!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 하늘도 좋고, 햇살도 좋고, 휴가철이라 다들 떠난다는 이유로 나 역시 어디로든 떠나야 할 것 같은 계절.
덥다고 에어컨 바람 밑에서만 보냈던 그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도록, 그가 머물며 밑줄 그어놓은 곳들을 둘러보러 떠나도 좋을 듯!!!
저는 월요일, 작가님이 일러주신대로 파주 나들이를 떠나볼까 합니다.
프로방스, 헤이리 예술마을, 평화누리 공원까지는 항상 들렀던 코스인데 이번엔 보광사까지 들러보려구요 ~
프로방스에서 구입한 마늘바게트, 블루베리 식빵, 12띠 빵을 들고서 오물오물 거리며 연신 손부채질을 하고 있을 제 모습을 상상하니 이 무더위에 덜컥 겁이 나면서도 간만의 외출이라 내심 기대가 되네요~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해서 꽃 필 때는 봄이 제일 좋다고 생각되다가 이렇게 단풍숲에 드니 또 가을이 가장 좋은 계절인 것 같다.
아무렴 어떨까. 분명한 건 내가 서 있는 이곳이 가장 좋은 자리이고 지금이 가장 좋은 때인 것을. <p.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