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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쉬운 일은 당신을 사랑하는 일
이병진.강지은 글.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월
평점 :

사진 찍는 걸 좋아하면서부터 사진집이나 포토에세이 등을 많이 찾아 읽다보니 어느새 개그맨이라는 호칭보다 사진작가로 더 익숙한 '이병진'씨.
<이병진의 헌책> 이후 간만에 그의 신간을 만나게 되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제목부터 달달함이 넘쳐 흐르는구나 ~~~
'내게 가장 쉬운 일은 당신을 사랑하는 일'
매일매일 더, 처음보다 더, 서로를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연예게의 소문난 콩깍지 부부 이병진,강지은의 공감 백배, 감동 만배 포토에세이!!!
6년 연애, 결혼 후 3년 만인 44세 / 38세에 부모가 된 늦깍이 부부. 그들의 사랑, 결혼, 그리고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는 사실을 알고서 대략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것이다 생각했음에도 왜케 궁금하던지 ~
연예 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보듯 이들 부부는 어떻게 만나 어떻게 사랑했고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 읽게 됐는데 ~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은 진심 부러움으로 온몸에 소름이 쫙~~~~
나도 한 남자를 만나 연애도 했고 결혼도 했고 애도 낳았지만 이런 대접은 ㅠ-ㅠ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사람이 실제 존재하긴 하는구나 ~ 싶은 생각에 괜히 강지은씨가 부럽고 질투나 배아파온다.
이병진 이 남자. 생각외로 진지한 사람이란건 알았지만 애처가 ? 공처가 ? 다들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완전 자상하다. 이런 남자를 만났어야 했는데 ㅋ
솔직히 이 책은 지극히 개인적인 한 가정의 개인사를 담고 있다. 그래서 그들 부부의 이야기와 가족의 일상을 책으로 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얼마나 당혹스럽고 망설여졌을지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부부가 용기를 내 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나올 즈음 지구에서 첫 생일을 맞이할 딸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라 말하는 부부.
아이에게 보여주고자 열심히 사진을 찍고 포토북을 만들어 놓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다만 대중에게 보여지는 직업을 갖고 있다보니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것만 빼고는 ㅎㅎㅎ
다들 고만고만, 비슷비슷하게 울고 웃고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지만 그 속을 파헤쳐보면 각자 나름의 사연을 안고 살아간다. 그런 이야기에 고개 끄덕이며 울고 웃다가 사람사는게 다 똑같구나 ~ 공감하고 이해하며 다시금 내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는데 이 책 또한 그랬다.
프롤로그를 통해 사랑은 라면과 같다 말한 부분에선 센스있는 표현에 박수가 절로 ~~
누가 어떻게 끓이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인 라면. 물, 면, 스프, 파와 달걀 등등 별 것 없는 몇 가지 재료를 가지고 누군가는 기가 막힌 국물과 쫀득한 면발을 만들어내지만 잠깐 딴 생각을 하거나 정성을 조금만 덜 들여도 그 라면은 퉁퉁 불어 맛없거나 졸아서 짜기 일쑤.
사랑 또한 이와 같아서 자꾸 연습하고 노력하고 정성을 들일수록 맛있고 뜨겁다며 자신들의 이야기가 맛있었으면 좋겠다 말하는데 맛있기만 했게요 ?
똑같은 맛 내고 싶어 남편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주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걱정 불안 내려놓으세요 ㅎㅎ

갠적으로 딸 예음이가 태어나고 변화된 일상을 이야기한 부분들이 너무 좋았어요 ~
아기를 낳는다고 엄마의 고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라는 말.
아기를 낳고 바로 뜨거운 모성애가 샘솟아 힘든 게 힘들지 않게 여겨지는것도 아니고, 아기를 낳았다고 모유가 절로 나오지도 않는다는 말.
당연히 아기가 거저 크지도 않죠~~
첫 아이를 출산후 210여일이 갓 지났기에 더더더 공감갔던 부분들 !!!!!!!!
진통을 하고 튼튼이를 출산 후 당연히 모유수유에 성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돼지족도 끓여먹고, 스틸티도 마셔가며, 가슴 마사지실도 열심히 찾아 다니며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았지만 결국 유두혼동으로 아이가 젖을 거부해 분유를 먹일수밖에 없었을때의 참담함, 미안함, 속상함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었답니다.
2주간의 조리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와 100일을 맞기까지 혼자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훔쳤던지 ;;;;
옹알이하며 엄마를 찾고, 이유식을 맛있게 먹어주고, 눈만 마주치면 방긋방긋 웃어주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그 힘들었던 지난날들이 모두 거짓 같아요 ㅎㅎ
어지간한 엄마들은 모두 100일의 기적을 바라는데 전 200일의 기적이 ~~ 많이도 아니고 살짝 찾아온 케이스예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만족 대만족!!
등센서 예민해 안아서 재워야만 했던터라 팔, 다리, 허리 등등 안아픈곳이 없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잠깐이지만 바닥에서 자주니까요 ;;;
잠투정이 심해 잠들기까지가 좀 힘들긴 하지만 그것 빼고곤 너무너무 순하고 착한 내 아들.
커서 아들이 이 엄마의 고생을 알아주려나요 ???
이 세상에 부모의 시간과 인내, 희생과 노력, 사랑과 정성 없이 자란 사람은 없다는 것을. 나 또한 그렇게 태어나고 자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우린 부모가 됐을 때에야 비로소 부모가 베푸는 사랑의 고마움이 어떤 것인지를 절실히 깨닫게 된다. 헨리 워드비처.
이병진씨처럼 섬세하지도 다정하지도 않는 남편이지만 직장과 집밖에 모르는 성실한 남편이 있으니 그것 또한 감사하죠~
연애10년, 결혼 6개월차에 튼튼이를 만나기까지. (신혼을 즐겨야 한다 외쳤지만 나이가 있다보니 자연스레 2세 생각을 안할수가 없었어요 ㅠ)
40세/34세 엄마아빠의 좌충우돌 일상에 더해진 선물같은 존재, 아들!!
껌딱지 아들과 함께하며 나름대로 지지고볶는 일상을 유지해가고 있는 우리 가족.
이벤트가 가득한 특별한 날보다는 지금처럼 평범하지만 그 속에 행복이 묻어나길 바라는 날들이 이어지길 바라고 또 바라봅니다.
아이가 크게 아픈곳 없이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몸무게가 늘면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지금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
남편과 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서포터즈가 되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
평온한 일상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책 '내게 가장 쉬운 일은 당신을 사랑하는 일'
꽃샘추위가 한풀 꺽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삭막하고 쌀쌀한 요즘이잖아요 ~
이 책으로 그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데울 수 있는 시간을 갖으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