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세상을 뒤흔든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윤석남 그림, 김이경 글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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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바친 할머니 열네분의 초상과 그의 일대기를 그려둔 값진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외국 여성화가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미안하지만 그 책보다 이 책이 훨씬 값지다. 내외국을 떠나서 여성화가들의 삶은 개인적으로는 치열했을지 모르겠지만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일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여성예술가의 권익이 보장될수록 여성의 지위도 향상됨을 모르는바 아니지마는 일선에서 발로 뛰며 민족을 선각하는데 앞장섰던 운동가들이야말로 우리가 알아야 하고 기념해야할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안타깝게도 그들을 잘 몰랐다. 남성 중심의 역사를 여전히 배우고 있다. 교과서에서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는 게 서러울 정도였다.



특히 이 책의 좋은점은 윤석남선생의 그림이 함께 있다는 것이다.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다는 이 화가는 몇 년전부터 한국화에 기반한 초상화를 그린다고 한다. 그리고 그 속에 비운의 시대를 살다가 들꽃처럼 스러져간 열 네명의 여성들이 살아있다.



저자 김이경의 문체 또한 독자를 사로잡는다. 어떤 글은 전기문식으로, 어떤 글은 인터뷰형식으로, 어떤 글은 소설처럼 썼다. 열네명에 대한 서사가 다 같게 전개되지 않기 때문에 흥미로우면서도 따뜻한 감성으로 글을 적고 있어서 눈물을 자주 찔끔거렸다.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계몽과 나라의 독립과 여성의 권익보호와 노동자의 인권을 위하여 애쓰고 노력했던 일곱명의 혁명가, 김마리아, 강주룡, 정정화, 박진홍, 박자혜, 김옥련, 정칠성.



직접 뛰며, 싸우며 나라의 독립을 앞당기고자 했던 전사 남자현, 안경신, 김알렉산드라, 권기옥, 김명시, 박차정, 이화림.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냈던 여성 혁명가들의 이야기.
국권은 뺏겼지만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삶은 죽음이 오는 날까지 지켰던 멋진 여성의 이야기!

몰랐다면 읽어보길.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우리가 이렇게 편리한 세상에서 개인의 권리를 외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바로 비운의 시대 속에서도 절대로 희망을 잃지 않았고,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목숨걸고 혁명을 실천했던 이 여성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이라서 남성에 비해 제약이 많았음에도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지 않았던 진정한 영웅들에게 21세기를 안락하게 누리면서도 적은 것에 분노하고 , 적은 것에도 안일하게 굴었던 내 모습을 반성했다. 그리고 나도 외치고 싶다. 고마워요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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