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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평점 :
천문학, 행성에 관한 과학책이라는 생각, 과학책은 딱딱하다는 편견으로 인해 출근길에 잠깐씩 볼 수 있도록 가방에 넣어뒀던 책이었다. 그래서 처음 읽었을 때, '이게 과학책이야??'하며 갸웃거리다가 <우주>를 주제로 에세이도 가능함에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우주안의 별, 행성, 우주인, 엔트로피, 상대성이론, 빅뱅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일상적 언어로 표현이 되어 있어서 외국어 단어 하나만 나와도 한장을 넘기기 힘든 나에게 "1948년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헨드릭 카시미르는 소위 카시미르 효과라는 매우 특히한 현상을 예언했다"(p215) 를 인터넷 자료를 더 찾아보도록 할 정도였다.
"매 순간 우리는 선택을 한다. 이 선택의 결과가 밤하늘에 반짝이는 저 수많은 별이 되고, 우주가 되고, 오늘의 내가 된 것이다. 선택, 그것은 모든 존재의 존재 이유다"(p212)
요즘 공황장애가 다시 심해지면서 일상 자체가 낭떠러지인 나는 매사가 어렵다. 답을 내리기에도 선택을 하기에도 그리고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기억하기에도 어렵고 불안과 초조, 숨막힘,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버티내는 것이 최선일 뿐이다.
밤하늘의 수 많은 별, 광활한 우주가 매순간의 나를 만들어내고, 나의 선택을 기다린다는 그 선택이 존재의 이유가 된다는 것이 아프게 다가왔다. 나는 현재 선택조차 내가 하고 있지 않는 현실이기에...
가장 현실주의, 이론주의라는 과학자가 우주 속에서 인간과 비슷한 생명체를 찾기 위해서 답장을 받을 수 있을지도, 편지가 전달이 될지도 의문스러운 러브레터를 시인처럼 계속해서 보낸다는 것에도 흥미로웠다. 나도 외계인이 존재하며 우리와 모습이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 예상한다. 생명체가 완전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이 지구 상에서 인간과 동물, 식물의 모습을 한 외계인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외계인이 우리를 찾아왔을 때 그 날이 인류 재앙의 날이 되거나, 애완동물처럼 보호하며 잘 살도록 만들어줄거라는 의견과는 다르다. 공존하는 삶을 외계인과 인간이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서다.
우주라 하기에 별과 행성을 생각하게 선택하였던 책인데, 책을 읽으면서 나를 많이 생각했고 나를 쉬엄쉬엄 바라보게 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