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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길을 찾다 - 우리가 꼭 살려야 할 전통유산 ㅣ 우암문고 4
이배용 지음 / 행복에너지 / 2021년 3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역사에 여자들의 등장이다. 소서노, 김만덕, 유관순, 명성황후, 선덕여왕, 신사임당 이미 드라마, 노래, 책으로 많이 읽혀졌던 여성들 뿐만 아니라 역사 속에서 여성들은 이름만 제대로 남겨져 있지 않지만 그 시대에 맞춰 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 개화정치를 수행하는 민족구국 대열에 여자도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며, 여자도 남자와 동등하게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여자도 남자와 동등하게 직업을 가지고 일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여자도 남자와 동등하게 교육받음으로써 독립된 인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p198
내가 중,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여자가 공부해서 뭐하게"와 "시집가서 남자 잘 만나서"가 정형적인 레파토리였다. 임신을 하면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것이 당연하였고, 남자 직업과 여자 직업은 대학에서부터 나뉘어져 있었다. 그게 어느 순간부터 여성 부사관이 생기고, 남자 간호사가 있고, 남자도 육아휴직을 쓰는 시대가 되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집안일은 공동으로 하는 체제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히고 그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지금은 사회적 시선에 숨기 바쁘지만 또 시간이 흐르다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회의 한 일원으로 자리잡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게 한다.
2020년 대한민국이 독립한지 100년이 되던 해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큐로 담기 위해 인터뷰하러 갔을 때 그들의 이야기를 적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란 땅에 대한 역사를 너무 모르고 살았다는 죄책감을 가진 적이 있다. 그 마음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떠오른다. 독립 100주년, 주권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과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던 전통을 내가 바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적어보게 한다.
역사는 소중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중요하다는 것도 안다. 다만 너무 쉽게 생각하고 무시한다.
살아생전에 일본에게 사과를 받는 것이 목표라 하던 위안부 할머니는 이제 정말 몇명 안 남았다. 625로 인해 생이별을 해야 했던 가족들은 이제 그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들 수도 줄고 있다.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전 제산을 내놓고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의 후손은 폐지를 줍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정치적인 문제라고 하여,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하여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니 나도 나의 일들과 걱정거리에만 신경을 쓰기에도 바쁘다는 이유로 멀리한 게 답이다. 그런 나를 돌아보게 한다. 역사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내가 잊고 있던 사람들을 떠올리고 그들을 위한 노력의 댓글을 먼저 달아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