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수학 불안? - 마음이 불안하면 실력도 불안하다 마음틴틴 17
배부경 지음, 하루치 그림 / 마음이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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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들어갔다가

교사에 대한 열망으로 다시 수학교육학과를 전공하고

공교육과 사교육 현장에서 20년 넘게 수학을 가르쳐오고 있는

배부경씨의 첫 책이다.


무려 20년의 내공이 쌓였으니 그간 한국에서의 수학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한국이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영역은 찾기 힘들다.

서둘러서 후진국을 벗어나야 했기 때문인지

내실은 없이 모래성 위의 탑만 열심히 쌓아올렸기 때문에

처음엔 잘 하는 것처럼 보이나 시간이 지나면 점점 뒤쳐진다.


한국학생이 유학을 가거나 수학경시대회를 치르면 

한국에서 배운대로 수학점수는 항상 우위를 점하지만

그게 전부다. 세계 수학계에서 돋보이는 한국사람은 없다.

한국에도 영감있는 천재들이 없었을리는 없지만

교육이 그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다보니

노벨평화상을 빼고는 어떤 인류적 업적을 아로새긴 적이 없다.


그저 열심히 외우고 열심히 문제풀고

1등을 가려내기에 급급한 교육에서

수학포기자가 속출하는 건 당연하다.

진짜 천재들은 그런 무식한 교육에 진작에 지쳐 나가떨어진다.


저자도 20년간 뼈져리게 느껴왔을 

죄없는 학생들의 좌점감을 위로하고자 쓴 책이 <나도 수학불안?>이다.

책은 수학교육의 혁신을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수학풀이를 위해 적당한 꿀팁까지 가르쳐준다.


하지만 작가의 뜻대로

이미 수학에 등을 돌린 십대들이

이 책을 읽고 다시 수학의 세계를 뒤볼아볼 정도의 힘을 보여주진 못한다.

현장의 경험으로 빼곡한 저자의 문제의식에 공감은 되지만

그러한 생각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중간에 툭하고 끓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청소년용 책이기에 상세히 서술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겠지만

어쨌든 책의 완성도는 낮아질수밖에 없다. 


차라리 성인을 대상으로 한국 수학교육이 잘못 든 길을 

20년 경력의 수학교육자의 시선으로 제대로 보여주거나

토익 족집게 책처럼 

공부머리가 통 없는 학생들을 위한 수학 기본점수 받기 요령책으로 조준했다면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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