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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전쟁 - 게임 패권 다툼 그리고 위대한 콘솔의 탄생
스티븐 켄트 지음, 심백선 옮김 / 한빛미디어 / 2023년 3월
평점 :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전쟁과 같이 치열했던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 정도까지의 시기를 중심으로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세가와 같은 거대 콘솔게임기 업체의 주도권 경쟁
이야기를 저자가 몸소 체험하고 취재하고 인터뷰한 내용 등을 재료로 생생하고 흥미있게 풀어내고 있다(세가의
경우 콘솔하드웨어 경쟁에서 밀려 소프트웨어만 전담하는 업체로 선택과 집중하게 됨).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이어서 콘솔 게임기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만 플레이해 봤고, 피씨 게임으로는 스타크래프트 정도의 경험만 가지고 있고, 독서 속도가
느린 개인으로서는 책이 쉽고 빨리 읽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게임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 시리즈, 닌텐도의 Wii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 등의 콘솔 게임기와 슈퍼마리오, 그랜드 테프트 오토, 헤일로 등의 각 콘솔 게임기를 대표하는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과거의 향수와 게임산업계의 숨은 얘기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가 솔솔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책은 Introduction을 시작으로 Chapter01부터 Chapter18까지로 구성이 되어 있다. 각 챕터의 제목도 “세가 최후의 날”, “지옥에서의 출시” ,”아케이드 사업의 사후 세계” 등 위트 충만해서 펼쳐질 내용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내용중 인터뷰가 중간중간 포함되어 있어 TV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도
받고, 각주를 통해 추가적인 상황, 내용의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
책의 처음 부분에서는 게임산업계의 주요 인물들인 일본인 경영진, 엔지니어
등의 이름이 많이 나와서 헷갈렸는데 책을 읽어가면서 이름이 계속해서 나오고 익숙해지면서 정리가 조금씩 되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저자의 기술내용, 인터뷰 등에서의 표현도 위트 있는 부분이 많아
책의 재미를 더하고 있고, 개인적인 경험과 연관되거나 인상적이었던 표현, 내용들을 두서 없지만 다음과 같이 조금 나열해 보고자 한다.
[챕터01 소니, 오직 단 하나]
플레이스테이션 2의 출시 관련해서 고위 간부가 자신이 반대했던 프로젝트의
공을 스스로에게 돌리는 흔한 상황을 꼬집으면서 필 해리슨은 다음과 같이 재치있게 말했다고 한다. “성공은
많은 아버지를 두고 있고 실패는 고아죠”
[챕터05 소니를 이기는
건 불가능해]
엑스박스의 탄생 과정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헤일로>는 에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의 대표적인 게임으로 알려져 있는데, 콘솔에서의 온라인 플레이에 대한 수요를 촉발한 게임으로서의 의미가 있고, 빌
게이츠가 엑스박스에 당시 고가인 이더넷 포트를 추가하자는 아이디어에 힘입은 바가 크다.
[챕터07 지옥에서의 출시]
엑스박스의 출시 즈음해서 2001년 9월 11일 테러, 엑스박스를
싣고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트럭 2대의 탈취 등 엑스박스가 처한 여러 어려운 상황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판매가 부진했는데 일본 세탁기의 3분의 2 해당 공간을 차지하는 엑스박스의 크기, 전통적으로 미국산 TV와 스테레오 등 전자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 경향 등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런
중에 영화와 같은 일부 미국 수입품은 일본에서 성공적인데 <타이타닉>, <겨울왕국>, <아바타>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약 360만 일본 가정이 KFC 치킨을
먹는 전통이 있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일부 매장의 하루 매출이 평상시의 열 배에 달하기도 한다는 사실은 흥미로왔다.
[챕터08 아케이드 사업의
사후 세계]
1981년에 아케이드 산업이 영화 사업보다 더 큰 수익을 냈지만 어느
순간 정체되었고, 미국인은 아무 이유 없이 오락실 출입을 멈췄다는 상황에 대해 역자가 각주로 국내 허니버터칩
열풍을 떠올릴지도 모른다고 재치있는 내용을 추가하고 있다.
[챕터13 비밀 엄수]
엑스박스360이 악명 높은 “죽음의
붉은 링”이라고 불리는 과열 문제로 멈추는 심각한 고장이 만연한 상황에서 많은 소비자가 엑스박스360 대신 플레이스테이션3을 기다렸다가 구매하려는 결정을 하였는데, 이는 소비자의 의식에서 FUD(두려움, 불확실성, 의심)을 만들어낸
교과서적인 사례였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챕터14 “레볼루션을
원한다고 했나”]
챕터14는 프로젝트명 레볼루션인 닌텐도 Wii의 탄생 내용을 다루고 있다. 타이틀 페이지에 2005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스티브 잡스의 연설 문구중 “당신이
보여주기 전까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라는 명언을 소개하고 있다.
Wii애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새크라멘토 라디오 방송국 KDND-FM이 “Wii를 위해 소변을 참아라”라는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고 세 시간 동안 물을 가장 많이 마시는 대회를 개최했는데, 열여덞명의 참가자중 세 아이의 엄마인 제니퍼 스트레인지가 7.5리터의
물을 마시고 2위로 콘서트 티켓을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너무 아파서 출근하지 못했고 결국 몇
시간후 물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챕터17 게임 업계의
큰손, 액티비전]
챕터17에서는 저자가 두 제국이라고 표현한 EA와 액티비젼의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그 중 1998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제작한 HBO 미니시리즈 <밴드 오프 브라더스> 이후 스필버그는 2차 세계대전의 전투 경험을 정확히 재현한 게임을 만들도록 드림웍스SKG의
자회사인 드림웍스인터랙티브와 접촉했고 그렇게 탄생한 게임이 <메달 오브 아너>라고 한다.
리듬게임의 열풍 부분에서 코나미가 출시한 <댄스 댄스 레볼루션>을 한국의 안다미로가 <댄스 댄스 레볼루션>과 비슷한 <펌프 잇 업>이라는
모조품을 만들었다는 내용도 재미있었다.
[챕터18 영화와 게임의
불편한 동거]
챕터 18에서는 영화를 소재로 만든 게임, 게임을 소재로 만든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게임의 영화화
부분에서 비디오 게임을 맨 처음 에니메이션 영화로 옮긴 것이 1993년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인데 거의 5,0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이고, 3,500만 달러 미만을 벌어들여
크게 흥행을 하지 못 했다고 하는데, 조만간 개봉할 새로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어떤 흥행 성적표를 받을지 궁금하다.

359쪽부터 16페이지의
공간은 책에 언급된 인물, 콘솔게임기, 게임장면 등이 흑백의
사진으로 나오는데 활자로 묘사한 것과 사진을 비교해 보는 것도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는 것같다.
책 앞부분의 추천하는 글을 보면 2002년 11월에 출판된 한국어판 [게임의 시대] 이후 저자가 거의 20년만에 출간한 [The Ultimate History of Video Games] 2권의 번역판이 [게임 전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게임의
역사와 흐름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어 특히 게임 마니아와 게임산업 종사자에게 귀한 읽을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