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빠진 세계사 - 전염병, 위생, 화장실, 목욕탕에 담긴 세계사와 문화 이야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3
이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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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세계사와 한국사는 언제나 지루하고 재미없는 암기과목에 불과했다.

학창시절에 접했던 세계사와 한국사는 중요한 사건의 이름과 년도를 외우고 밑줄 긋기에 바쁜 과목일 뿐이었다.

입주 위주의 공부에만 치우쳤기에 더이상 알고 싶지도 배우고 싶지도 않은 분야였다.

그런데 여러분야의 책을 읽다보니, 요즘에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졌다. 하지만 하도 손을 놓은지가 오래되어 선뜻 역사책을 읽기가 망설여졌는데 <변기에 빠진 세계사>라는 제목을 보고 당장 읽고 싶어졌다.

전염병, 위생, 화장실, 목욕탕에 담긴 세계사와 문화이야기라는 부재를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똥과 오줌이라는 키워드로 다시 바라본 세계사는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이 책의 저자가 이영숙 작가인 것을 보고는 더 신뢰가 갔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식탁 위의 세계사>,<옷장 속의 세계사>,<지붕 밑의 세계사>를 집필하셨다. 사람들의 의식주를 다른 관점으로 풀어낸 역사이야기의 달인이셨다. <변기에 빠진 세계사>를 집필한 이유는 고등학교에 강연을 갔는데, 강연 중간 중간에 똥, 오줌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의 눈이 반짝 반짝 빛을 내며, 엄청난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더러운 것들에 대한 역사를 책으로 써달라는 아이들의 요청에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이 책의 주요 내용들은 다소 더러운 것들(?)에 대한 일화들로 가득하다. 특히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아주 놀랄만하나 에피소드들로 말이다.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일 것이라 확신한다.

중세시대에는 위생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씻지를 않았다. 그리고 로마시대의 공중화장실에는 막대기 끝에 헝겊을 부착해서 식초물이나 소금물이 담긴 항아리에 담가놓았는데 그것의 용도가 바로 용변을 보고 밑을 닦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휴지가 없었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했는데 여러 사람과 함께 그것을 돌려 썼다고 하니, 위생관념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똥, 오줌의 인분이 아주 유용하게 쓰여서 한 때는 나라에서 인분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세금을 매겼다고 한다. 양털을 살균하고 염색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가 쓰이는데 당시에는 암모니아를 얻으려고 굉장히 비싼 돈이 들었기 때문에 오줌을 묵혀서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면 그것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그래서 길가에 큰 항아리를 두어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변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하고 그것에 대한 세금을 거두어 들였다.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고 하는데 사실일까? 옛날 왕들은 자기들이 쓰는 휴대용 변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의자를 개조한 것이었는데 앉는 부분에 가운데 구멍을 뚫어서 앉으면 바로 변기가 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뚜껑을 덮으면 일반의자와 다를 것 없어 보인다. 의자 밑에 서랍을 설치해서 배설물이 그곳에 떨어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왕의 뒷처리를 맡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 일은 신분이 낮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분이 높은 사람이 맡았다고 한다. 왕 가까이에 있는 직분이었기에 왕의 신뢰를 받았기 때문에 그 직분을 얻기 위해서 경쟁이 치열했다고도 한다.

또한, 오줌은 화약을 만드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화약의 원료중에 초석이라고 하는 것이 필요한데, 초석은 변이나 암모니아로부터 생긴 질산과 잿물 속의 칼륨이 결합하여 만들어진다. 그래서 초석을 찾는 초석장이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특별한 흙을 찾기 위해서 여기저기를 파고 휘젓고 다녔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똥과 오줌이 귀하게 쓰여졌지만 문명이 발전하면서 똥과 오줌은 오물이 되어서 처치해야할 것들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변과 오줌을 친환경적으로 다시 재활용해서 만들어내고 자연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오염을 최소화하는데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들고 인도에서는 신성한 소의 오줌으로 쥬스를 만들어먹기도 한다. 또한 빌게이츠는 아프리카의 비위생적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화장실이 우선적으로 세워져야 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기술 개발을 통해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어서 분뇨를 전기 분해해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순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더러운 것(?)들의 새로운 역사를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한때 귀하게 쓰였던 똥, 오줌의 변천사를 통해서 그 당시의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들을 엿볼 수 있었다. 어떤 환경속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었는지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이런 일화들을 토대로 계속 역사의 살을 붙여나가다 보면 아마도 역사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물론이거니와, 해박한 지식 또한 얻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나처럼 세계사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청소년 인문으로 나온 책이라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북튜버<책읽는 치어리더>

https://www.instagrma.com/cheer_reading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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