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알 수 있다면 - 불완전한 사람들의 완벽한 사랑
강원상 지음 / 지금이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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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따뜻한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봄만 되면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을 하고 싶은 것보다 설레이고 싶었던 게 더 큰 거 같다. "사랑" 하면 분홍이 떠오른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 '사랑을 알 수 있다면'과 표지만 보고도 읽고 싶었다. '사랑'하면 떠오르는 게 처음 시작하는 남녀의 사랑과 두근거리는 설렘이다. 설렘의 순간들은 언제나 삶을 행복하게, 반짝반짝 빛나게 하고 존재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을 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삶에서 사랑과 설렘이 쏘옥 빠지게 되는 게 바로 결혼이다.


사랑은 나의 세계와 타인의 세계가 충돌해 하나의 신세계를 형성하는 기적과도 같다. -본문 46쪽

설렘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결혼생활이 밋밋해질 수밖에 없다.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에 갇혀서 '사랑'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아무리 나와 가까웠던 관계라도 막연히 흘러간 시간에 비례해 돈독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간에 의해 언제든 산화될 여지가 있다. 친한 사이란 단순히 서로에게 익숙해짐으로써 가능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잊지 않는 존중을 토대로 한다. -본문 127쪽

설렘으로 사랑을 시작했지만 상대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노력을 해야 그 사랑이 유지된다는 것을 결혼을 하고 한 참 후에야 알았다.

부디 잊지 말자. 당신의 마음이 온 우주이며, 봄이고, 또 모든 변화의 시작이라는 믿음을 말이다. -본문 154쪽

모든 철학의 시작이 "너 자신을 알라"라는 자기반성의 질문 아닐까. 만약 사랑에 대해 알고 싶다면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먼저 물어봐야만 한다. "네가 해온 사랑을 알라"라고 말이다. -본문193쪽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필요하다. 내 자신이 오롯이 혼자 서지 못하면 상대에게 자꾸 기대어지고 쓰러지게 된다. 남을 사랑하기 위해서 먼저 나를 사랑해야 한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나 혼자 있을 때도 마음이 외롭지 않고 괜찮아야 한다. 그리고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자신에게 만족스러워야 한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만 나를 바라보면 나의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없다.

내가 상대를 특별하게 느끼는 이유는 오직 그 특별함을 나 스스로 발견했기 때문이지 상대가 원래부터 특별한 존재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본문 216쪽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에서도 주체자로서 행동할 수 있고 진정한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우리의 인생과 사랑은 개인만의 이야기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여러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방향이 틀어지기도 하고 부딪혀 다른 곳을 향해 나가기도 한다.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는 사람, 곁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 기꺼이 서로를 위해 바탕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랑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과 시간으로 만들어진다. -본문 249쪽

사랑은 마법처럼 뿅하고 사랑에 빠졌다가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현실에서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서로가 한 순간이라도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사랑이 유지되지 않는다. 사랑을 시작될 때 영원할 것만 같은 사랑은 그렇게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인생에서도 삶의 지혜가 필요하듯이 사랑에서도 그것의 본질을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혼탁한 물에 떨어진 물건을 줍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오직 맑아질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여유'를 갖는 것이다. -본문 300쪽

요즘 젊은 세대들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 '썸'만 탄다. 사랑을 하고 상처를 받는 것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가볍게 만나는 것이 더 편한 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르는 것은 배움으로서 알아간다. 하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안다고 생각하고 그 감정과 타인,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는다. 너무 흔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일까? 이 책을 통해 나는 이제야 사랑을 조금 안 거 같다. 사랑도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이 봤으면 좋겠다. '썸'타는 것으로 만족하는 세대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결혼을 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색해진 오래된 부부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흔한 주제인 '사랑'이지만 진짜로 '사랑'을 해 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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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4-1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