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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지나간 후
상드린 콜레트 지음, 이세진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상드린 콜레트. <파도가 지나간 후>의 작가이다.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 처음 번역된 책이라고 한다.
책을 순식간에 다 읽고 나서, 나는 작가의 이름을 꼭 기억하겠다고 결심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이 작가의 책이 나오면 반드시 무조건 다 읽겠다고 말이다.
믿고 보는 작가의 리스트에 올려놔야겠다.

이 소설은 책소개 때부터 내 눈을 사로잡았다.
자녀 9명을 둔 일가족 11명이 쓰나미로부터 살아남았다. 이웃들과 마을은 모두 물에 잠기고 가장 높은 언덕에 있던 자신들의 집은 지대가 높아 다행히 물에 잠기지 않았다. 하지만 물의 수위는 점점 높아져 가고 이 집도 얼마 못가 바닷물에 잠기고 말 것이다. 부모는 결정해야 했다. 배를 타고 고지대를 찾아 떠나기로.
하지만 그 배에 온 가족이 다 탈수가 없다. 과연 누구를 두고 가야만 할까?
트롤리 딜레마처럼 반드시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이지만 그 어떤 선택도 쉬운 선택이 아니다. 특히 가족중에 누구를 두고 가고 누구를 데려갈까? 정말 가장 마지막까지 하고 싶지 않은 선택이다.
세 파트로 나뉘어진 이 소설은 한 번 잡으면 순식간에 단숨에 읽게 된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작가는 굉장히 흡입력 있는 글로 독자를 그 이야기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한다.
마치 내가 쓰나미가 쓸고간 그 언덕 집에 있는 거 같고 고지대를 찾아 떠나는 가족들이 탄 배에 있는 거 같은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자녀는 모두 9명으로 15살 장남과 13살 차남, 그 밑으로 다리를 저는 11살 루이, 한 쪽 눈이 먼 페린, 8살이지만 5살로밖에 보이지 않는 작은 노에, 그 밑으로는 6살 에밀리, 5살 시도니, 3살 로테, 1살 마리옹이 있었다.
아빠와 배의 노를 교대로 저으면서 가려면 장남과 차남은 꼭 데려가야했다. 6살 밑으로 어린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있어야 했다. 그래서 결국 중간의 실패작이라고 불리는 절름발이 루이, 에꾸눈 페린, 난쟁이 노에를 두고 가기로 결정한다. 마침 그 셋은 같은 방을 쓰고 있었기에 다른 가족들은 그들 몰래 배를 타고 가기에 수월했다.
소설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부모가 과연 누구를 남겨둘까도 궁금했지만 루이, 페린, 노에가 어른없이 홀로 망망대해에 남겨져서 살아남을 수있을지 그리고 그들에게 꼭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했던 부모가 무사히 고지대에 도착해서 그들을 다시 데리고 올 수 있을지가 더욱 더 궁금해서 이 책을 중간에 놓을 수가 없었다.
첫번째 파트에서 홀로 남겨진 아이들, 루이, 페린, 노에가 어떻게 지내는지를 보여준다. 아침에 일어나서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느낀 그들이 엄마가 남긴 편지를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떻게 생활을 헤쳐나가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고 위험에 노출되고 계획적으로 식량을 분배하지 못해 나중에는 먹거리들을 어떻게 조달해서 먹는지를 말이다. 자연재해라는 끔찍한 재난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가혹한 지를 똑똑이 보여준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중간의 실패작 아이들을 언덕위에 남기고 떠난 가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들의 피난길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 폭풍우로 바닷속에서 아이 둘을 잃고 만다. 먹을 음식도 충분치 않아서 모두 배를 곯게 되고 노를 저어 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두고 온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분노, 여러가지의 감정때문에 엄마인 마디는 어디를 가든지 마음이 편치 않다. 드디어 육지에 도착한 그들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활을 꾸리게 되지만 다시 언덕위의 아이들이 남아있는 집으로 순찰대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경찰은 이미 그곳은 물에 잠겨 아무도 없다는 대답을 한다. 그리고 마디는 그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으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 놓이게 된다. 세번째 파트에서는 다시 언덕위의 집에 남겨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물의 수위가 점점 놓아졌고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한 부모는 언제올지 깜깜 무소식이다. 그들은 마냥 자신의 부모가 자신들을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기만 할까? 타고갈 배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그냥 그렇게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걸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작가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흡입력 또한 굉장하다.

쓰나미라는 자연재해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얼마나 사람들이 약하고 자연앞에서 얼마나 오만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노를 저어가며 망망대해를 지나가는 배에서 난민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삶과의 투쟁에서 얼마나 사람이 처절해지는지 말이다. 물의 수위가 올라가 점점 언덕의 집들이 잠기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의 수위가 올라가는 것이 떠올랐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재난 소설을 상상해서 썼다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 우리에게 곧 닥칠 수도 있다는 실화의 이야기같았다.
긴장감과 흡입력으로 그 어떤 미디어나 영화보다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영화보다 재미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단연 첫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북튜버<책읽는 치어리더>
https://www.instagram.com/cheer_reading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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