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이 높은 곳에서 학습을 하면 천장이 낮은 곳보다 훨씬 두뇌의 능률을 올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다. 나도 가끔 천장이 높은 공간에 들어가면 왠지 모를 탁 트이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단순히 느낌뿐만이 아니라 실제 우리 뇌에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놀랍다.
그래서 나중에 만약 여건이 되어 우리집을 단독주택으로 짓게 된다면 나는 우리집 천장을 지붕까지 트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다. 비록 난방비와 냉방비가 많이 나올지라도.
그만큼 공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와 가능성을 준다. 이 책이 내 눈길을 끌었던 것도 바로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를 주었기 때문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나에게 안정감과 편안함을 준다. 그래서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1인으로서 이 책은 새로운 생각과 시각을 주었다. 아이를 돌보고 있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다. 하지만 배가 늘 항구에만 있다면 그 배는 이미 쓸모가 없어진 것이다.
집과 회사를 오가는 공간 말고 제3의 공간, 퀘렌시아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자신이 즐겁게 몰입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가지기를 조언한다. 집이란 곳이 편안하다고 해서 계속 그곳에 안주하다 보면 그곳에 매몰되기 싶다.
지구를 떠나보지 않으면, 우리가 지구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 -본문 112쪽
1장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2장 제 3의 공간을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 3장 공간 경험치가 그 사람 인생이다에서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리고 4장 오히려 준비는 적당해야 일을 낸다, 5장 각자의 인생에도 시차가 있다, 6장 운은 '한 걸음 더'를 타고 온다에서는 저자가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과 당부의 말이다. 안정적인 것만 추구하는 현대의 청년들이 보다 더 진취적이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자기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저자의 간절함이 담겨져 있다. 저자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면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언들을 담았다.
저자의 퀘렌시아는 작은 도서관이라고 한다. 저자가 책을 가까이 한 것처럼 이 책안에 다양한 책들을 인용하였다. 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그가 읽은 책들 중에서 서영은 소설가의 에세이 <생의 파도타기는 나만의 리듬으로>에서 그녀가 한 말을 인용했는데 내 마음에 참 와닿았다.
'삶에 무슨 라인이 있겠는가' 라고. 그리고 '삶의 지혜란, 우리 안의 보이지 않는 라인을 걷어내 물을 물로 느끼는 것, 물속에서 물고기가 그렇듯 그저 지느러미를 잘 작동하는 것, 그것이면 다가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본문 169쪽
저자는 기회가 되어 외국계 회사에서 일해본 경험과 출장으로 여러 나라를 가서 생활한 경험들이 있다. 다른 나라의 공간에 머무르면서 문화가 다른 공간, 기후가 다른 공간, 삶이 다른 공간을 경험했을 것이다. 다른 공간에서 받는 에너지와 영향, 감정 이 모든 것들이 저자의 몸 속에 체화되어 '공간'이라는 특별한 마술적 존재를 느꼈을 것이다.
공간을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면적이 작은 우리 나라의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한 우리는 결코 우물 안 개구리의 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좀 더 넓은 세계를 보고 싶은 마음과 용기, 그리고 나만의 공간을 가짐으로서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갖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정말 대단한 성과가 아닐까. 지금 무언가를 준비만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행동의 에너지, 공간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가 자연스레 생길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