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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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2권에서는 그렇다면 직지의 금속활자 주조법이 어떻게 구텐베르크에게 전수될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이야기다.

미궁에 빠져버린 퍼즐의 한 조각, 바로 카레나라는 이름을 추척하던 중 기연은 이런 추측에 도달하게 된다.

때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대부와 대신들의 눈을 피해 몰래 한글을 창제하던 세종대왕은 깊은 산 속에 승방을 위장한  주자간을 방문한다. 그곳에는  주자사 양승락이 자신의 여식인 은수와  함께 비밀리에 활자를 만들고 있었다. 은수는 자신의 아버지를 도와 활자체를 만들었다. 그러던 중, 글자를 만드는 것을 시기하는 사대부와 중국의 신하들이 주자소를 습격하고 은수의 아버지 양승락은 그들에게 피살된다.우여곡절 끝에 겨우 목숨을 부지한 은수는 우연히 로마로 돌아가는 두 신부에 의해  목숨을 건지게 되고 그들과 함께 바티칸으로 가게된다.

조선과 마찬가지로 그곳에서도 금속활자는 여전히 악의 축으로 지탄을 받게 된다. 기득권층은 자신들만이 지식을 향유하고 그것으로 권력과 권세를 유지하려 했기에 금속활자는 악마의 물건으로 간주된다. 그것을 만드는 은수 역시 목숨을 잃을 뻔 하다 쿠자누스 대사에 의해 생명을 부지하게 된다.

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직지는 단순한 금속활자가 아니다.

그것은 인류를 향한 사랑이다.

금속활자로 인해 우리는 아주 적은 돈으로 다른 사람의 지식을 살 수 있고 그들의 생각과 사유를 공유할 수 있다. 지식과 지혜의 축척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었고 사람들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특권층만이 지식을 향유했던 시대에서 금속활자로 만든 책은 서민들도 지식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었고 널리 퍼진 책은 서민들의 삶을 향상시켰다. 한글은 백성들을 사랑하는 세종의 마음이었다. 금속활자는 백성들, 서민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지식의 보고, 저장, 보관을 용이하게 했던 직지의 본고장인 한국은 이제는 그 정신을 이어받아 첨단지식의 보고인 반도체로 세계 최고가 되었다. 직지와 한글, 반도체. 우리는 최고의 프레임에 갖혀있지 말고 그것들이 의미하는 정신을 본받아 그 뜻을 잘 새겨넣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직지의 가치를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최고, 최초에 집착했고 한글의 우수성에만 빠져있었다. 그 정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것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애국심 고취의 대가인 작가는 우리가 정작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있다는 것을 잘 꼬집어주고 있다. "직지의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지만 결국 누가 맞고 틀린지를 가르는 것이 아닌 진정한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독일 대 한국. 직지 대 구텐베르크 라는 이분법적인 흑백논리로 따지지 않고 그것의 본질을 잘 꿰뚫어 소설로 잘 녹여냈다. 김진명 작가의 펜의 힘이 수많은 의혹과 공방들을 부지불식간에 잠재울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쌤앤파커스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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