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좋은 이유 - 내가 사랑한 취향의 공간들 B의 순간
김선아 지음 / 미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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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도 예술이다. 땅은 도화지이고 건축물은 그림이다. 해석하기 애매한 그림도 화가의 삶과 생각을 알게되면 이해가 되듯이 건축물도 건축가의 생각과 의도가 내재되어있다. 벽면 하나에도 그렇게 지은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사실 다른나라의 유명한 건축물은 굳이 비싼돈과 금쪽같은 시간을 내어 인증샷을 찍었는데 우리 나라에서 유명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은 오로지 책으로만 사진으로만 접하고 만족했었다.

여기가 좋은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주며 좋은 장소를 소개해 주는 이 책을 보고 진정으로 한 번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저자의 취향은 분명하다. 원래 있었던 곳의 역사와 시간의 흔적을 최대한 남기고 최소한의 건축을 한 곳을 선호한다. 그래서 그 건물의 원래 구조는 남기고 마감재만 뜯은 시멘트구조물이 많다. 그곳에는 늘 여백의 미가 돋보인다. 과하지 않고 오히려 공간을 비워둠으로서 갖게 되는 여유가 좋다.

호텔도 소개가 되는데 늘 획일적이고 비슷한 객실만 보다가 진정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극대화한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돋보였다. 시간이 된다면 그곳에서 나홀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

도심속에 꼭꼭 숨겨놓여진 보물들을 찾으러 가는 여정과 같다. 빛으로 가득 찬 책의 광장, 별마당도서관. 아직도 못가봤다. 컨셉의 정석, 네스트 호텔. 오직 침대에 누워 잠이 들때까지 아침에서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펼쳐지는 평온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것에 초점을 맞춘 곳이다. 진정 가보고 싶다. 침대의 위치가 바뀜으로서 우리에게 익숙학 객실의 모습이 확 바뀌었다. 생각의 전환의 신선함이 몰려온다.

요리하는 도서관,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 도서관과 요리를 접목시킬 줄이야. 정말 멋진일이다.

성수를 담은 디테일의 정수, 오르에르. 푸른 컨테이너의 숲, 커먼그라운드. 시간에 새로움을 더하는 어니언 성수, 미아. 시간을 내려마시는 다방, 커피 한약방. 왠지 안 어울릴 거 같은 커피와 한약. 동양과 서양이 오묘하게 어우러지는 곳에서 마시는 커피는 맛이 어떨까. 궁금해진다.

디자인과 시공간 사이로 소풍을, 피크닉. 비워서 만든 공간, 뮤지엄 산. 아이들이 뛰어노는 정원, 카페 진정성. 아이들에게는 사실 많은 장난감이 필요없다. 그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마당과 자신들 가까이 있는 부모의 따뜻한 눈길만 있다면 말이다. 심지어 마당이 푹신한 잔디이다. 금상첨화다. 노키즈존이 많아지고 있는 카페에서 이런 곳들이 많다면 주말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부모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수 없다.

박공과 박스가 만났을 때, 퀸마마마켓. 대학로의 붉은 배경 아르코 예술극장, 미술관. 서울이 가진 시간의 단면, 눅서울. 문화를 담는 그릇, 문화 비축기지. 마당을 품은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시간의 흔적이 새겨진 곳, 선농단. 솟아오른 땅, 옹느세자매. 시장 골목 안 공간의 내피, 오랑오랑. 공유의 가치, 호텔 카푸치노. 이 호텔의 카페에서 커피를 먹으면 일정금액이 기부된다. 옷을 기부할 수도 있고 침대린넨을 갈지 않으면 또 기부로 이어진다.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은 누리면서 작은 부분을 기부하는 호텔은 공유의 가치를 진정으로 실천하는 곳이다. 특히 이 호텔은 땅값이 비싼 강남에 있기에 객실이 다른 객실에 비해 작다. 하지만 옷장과 책상같은 것은 과감히 없애고 가로세로 2미터짜리 킹사이즈 침대가 창가쪽을 다 차지한다. 큰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여유를 즐기고 쉬고 싶은 현대인들의 마음을 아주 잘 집어내었다. 저 큰 침대에서 데구르르 구르고 싶다. 그리고 그 침대에 누워서 영화를 보는 것도.

서울을 잇는 또 하나의 길, 서울로. 예전의 도로였던 고가도로를 이제는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산책도로로 만들었다. 부시고 새로 만들지 않았다. 역사와 시간을 보존려고 애썼다. 그래서 칙칙한 분위기와 큰 화분이 걸리적 거리는 한계와 아쉬움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처음 시도한 것에 이 정도면 괜찮다.


건축을 글로서 읽으려면 좀 어려움이 있다. 그 건축물을 전체적으로 여러방향에서 그리고 부분적으로도 봐야하는데 지면상 많은 사진들을 올리지 못했기에 글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내가 인터넷으로 보다 많은 사진을 따로 찾아봐야 했다. 아마 이 책을 들고 그곳을 직접방문해서 본다면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겠다.

공간을 디자인하는 책이기에 표지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가 엿보였다. 책표지가 색다르고 신선하고 마음에 들었다.

요즘 사는게 따분하고 반복되는 일상생활이 지겹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생각들과 활기를 얻기를 바라며 이 책을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sonane_bookstore http://www.instagram.com/sonane_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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