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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해정해
김영로 지음 / 파랑새미디어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 출판사 리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의무교육을 거치면서 학교에서 무려 10년이 넘게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학교에서 강조하고 중점적으로 가르쳤던 것이 바로 독해와 문법이었습니다. 영어는 우리말과의 교집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정말이지 너무도 딴나라 언어입니다. 어순과 단어, 어원 등 무엇하나 같은 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나이들어서 영어를 배우려고 하면 유럽인들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보다 적은 시간을 들여 빨리 습득하는 것은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유럽의 언어인 반면 10000시간이 넘게 투자를 해야 겨우 습득할 수 있는 언어는 바로 한국어와 일본어였습니다. 이렇게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방식을 낳았고 문화 또한 엄청나게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공통점이 하나도 없는 영어를 배우려고 하니 우리는 늘 좌절을 맛보거나 고군분투하게 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간혹 번역된 책들을 보면 우리말인 듯 우리말 아닌 글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우리말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번역서를 볼 때는 어떤 사람이 번역했느냐에 따라 좋은 책이 될 수도 이상한 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역순으로 독해할 때 간혹 말이 이상해지곤 했습니다. 영어 문장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논리적으로 맥락이 이상한 말이 되었습니다.

그 문제를 김영로 저자는 간단한게 해결했습니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독해를 해나가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습니다.
분명히 우리는 학교에서 영어와 우리말은 어순이 다르기 때문에 뒤에서부터 독해를 해야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배운 결과 우리는 입도 뻥긋 못하게 되는 영어 벙어리가 되어버렸습니다.

뒤에서부터 번역하는 것과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번역하는 것의 차이가 눈에 보일 것입니다.
영어문장을 보지 않고 독해된 (가)와 (나)만 보고 어떤 글이 더 자연스러운 우리말인지 찾아보면 당연히 (나)를 꼽을 것입니다. 오히려 역순독해가 영어를 바르게 이해하는 데 해가 되었습니다.
모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를 유독 잘 배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은 자신의 모국어도 잘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말을 할 때 논리적이고 문맥에 맞게 모국어를 사용합니다. 다른 언어를 배울 때는 언어의 매커니즘이 똑같이 작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말하고 문맥에 잘 맞게 모국어를 쓰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의 언어도 논리적으로 이해합니다. 모국어와 다른 언어를 1:1로 치환해서 번역하면 이상하고 엉뚱한 말이 됩니다. 모국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을 할 때 어색한 부분을 매꾸어주는 것이 바로 논리적인 사고입니다.

영어의 어원은 다양합니다. 고대 라틴어에서 유래하거나 오래전 영국 왕실이 프랑스 왕실과의 결혼으로 프랑스어도 많이 유입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으로 이민온 여러 나라 사람들이 와서 살다보니 다양한 외래 단어가 많이 유입되었고 어휘도 다양해졌습니다. 그래서 한국어보다 단어와 어휘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단어들이 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똑같은 말을 듣는 것에 대한 지루함 때문일까요?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2장에서는 동사+부사의 형태를 배웁니다.
우리말에는 없는 전치사가 없지만 영어에서는 동사와 전치사가 붙어서 다양한 의미로 변화되고 다양한 문장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전치사의 종류도 많고 어떤 동사와 함께 쓰이느냐에 따라서 뜻이 전혀 달라집니다.

위의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기 위해 역순 번역을 하게 되면 참으로 이상한 말이 되고 맙니다.
위의 문장을 보고,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 위해서는 두뇌의 매커니즘을 새롭게 세팅해야겠구나를 느꼈습니다. 위의 문장을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꿀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절대적으로 어려워보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영작을 할 때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는 문장이지만 정작 원어민들은 콩글리쉬같고 영어같지 않은 이상한 문장이라고 느끼는 거 같습니다.
-서포터즈로써,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