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와카미야 마사코 지음, 양은심 옮김 / 가나출판사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쓰신 책은 꼭 챙겨 보고 싶다. 한 권의 책에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져있기 때문이다. 현재 내 삶에서 놓치고 가는 부분을 깨닫게 해주고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알려주는 조언을 듣기 위해서다.
인생에는 '여백'이 중요하지요. 그것을 남겨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만 강조할 게 아니라 뭔가 취미가 될만 한 씨앗을 뿌려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본문74쪽

이 책의 저자는 83세의 일본 할머니이다. 호기심이 많아서 늘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배우는 일에 적극적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은 나에게는 그녀의 열정과 에너지는 과히 존경스럽다. 편견없이 세상을 보려고 하고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임이 부럽다.
60세에 은행을 퇴직하고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삶이 심심해질 거 같아 '수다떨기 위해' 시작한 컴퓨터가 그녀의 삶을 더 멋지게 더 재미있게 바꾸어 놓았다. 컴퓨터와 친해진 후로 스마트폰에 시니어들이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이 없음을 알고 직접 시니어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 앱을 만들었다. 그 일로 애플의 CEO 팀 쿡도 만나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CNN뉴스에도 그녀의 기사가 나가게 되었다.
많은 시니어들이 그녀의 기사를 접하고 자신에게도 새로운 것을 시작할 용기가 생겨났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 정말 멋지다.
뭔가를 시작할 때 굳이 나중에 써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생은 길고 계속 이어집니다. 단기적으로 보고 실패했다, 좌절했다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실패는 없다. 실패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시작만 해도 '성공'인 것입니다. -본문 49쪽
그녀는 마음가는 대로 산다. 그저 매일 하고 싶은 일을 참지 않고 하면서 매일 즐겁게 보낸다. 졸리면 자고 잠이 오지 않으면 책을 보고 새벽에 일찍 눈이 떠지면 책 있는 시간이 생겼다며 좋아한다. 먹는 것도 정해서 건강한 음식만 찾아 먹지 않고 그때 그때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 해외 여행도 1년에 한 번은 꼭 간다.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말이다. 그녀의 주무기, 구글번역기만 있으면 어느 나라를 가든 두렵지 않다.
내 기분이 좋은가, 나쁜가. 그것이 제가 건강을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본문 33쪽
작은 책에 글밥도 그렇게 촘촘하지 않아 가뿐하게 1시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 꼼꼼하게 정독해서 읽는 사람도 2시간 안에는 충분히 읽을 정도다. 하지만 책이 얇다고 내용도 빈약한 건 아니다. 오히려 삶의 액기스가 들어있는 진액같다고나 할까.
저자는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도 없이 홀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깨달아지는 생의 이치와 진리들을 이 한 권에 잘 담았다. 그래서 어떻게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가끔 나오는데 참으로 마음에 와닿는다.
판단을 누군가에게 맡기지 않은 것. 이야말로 자립입니다. 부디 자식에게 너무 공을 들이며 대신 판단해주려 들지 말고 모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본문 151쪽
가볍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마짱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건져보는 건 어떨까 싶다.
sonane_bookstorehttps://www.instagram.com/sonane_bookstore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