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의 정석 - 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나루케 마코토 지음, 최미혜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장의 정석(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나루케 마코토<비전코리아>

 2019.1.8 *****

 
 독서를 어떻게 하는 방법론에 대한 책은 많다. 하지만 책을 보관하는 곳이 책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은 사실 찾기 힘들다. 어떤이는 무조건 책을 사서 보고 소장하느라 집이 책방을 방불케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여 어떤 책도 사지 않고 인터넷에 소장하거나 자신의 블로그에 서평을 남기는 것으로 책을 소유하려고 한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해도 집에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책은 고히 책장에 모셔두고자 한다. 그렇다면 어떤것을 소장하고 어떤 것은 처분해야 할까? 그리고 얼마큼의 책을 소장하는 것이 좋을까? 나만의 서재를 구상하는 중에 이런 좋은 책에 반가움이 앞섰다.

 "책장에는 신선함이 생명인 논픽션 책을 중심으로 둬야 한다. 그리고 내 머릿속을 업데이트하는 장치로 사용한다. 책장을 최신 신간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은 머릿속의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책장 속 책이라는 물체를 순환시킴으로써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받아들이고 흡수할 수 있다. 이것은 책장이 가진 훌륭한 기능이다."            -본문 21쪽(ebook기준)

 저자는 세 개의 책장을 마련하라고 한다. 신선한 책장, 메인책장, 타워책장이다. 각각의 기능이 있다. 신선한 책장은 산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책이다. 늘 손이 닿는 곳에 두어 외출시에 한 두권 정도 들고 나갈 수 있는 접근성을 높인다. 철칙은 받아들이는 책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다. '신선한 책장'은 항상 변화하는 책장이고 자신이 지금 어디에 흥미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진열대다. <책, 열 권을 동시에 읽어라>에서도 여러 권을 동시에 읽으면 속독, 다독이 가능하다고 썼는데 이 신선한 책장에서 읽을 책을 무작위로 선택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다. 메인책장은 신선한 책장에서 다 읽은 책으로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책들을 놓는다. 단 논픽션을 주를 이룬다. 4*2단 책장이면 충분하다. 한 단마다 분야를 정하여, 과학, 역사, 경제, 사건/사회, 문화/예술 등으로 나누어 놓고 '특별전시'코너도 만들어서 가장 관심이 가는 테마를 정하여 테마를 주제로 쓴 각 분야의 책들을 이곳에 함께 놓는다. 특별전시의 교체 빈도는 한 달의 한 번 정도가 기준이다. 1년에 열두 번이면 열두 가지 특별 테마에 대한 교양이 깊어진다. '메인 책장'에 넣는 기준은 '재미, 신선함, 정보량'이다. 고민이 된다면 사진이나 그림이 많은 책을 선택한다. 전문적인 사진이나 그림은 소장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맨 아래칸 오른쪽에는 무거운 책이나 큰 책을 분야 상관없이 꽂는다. 그리고 맨 아래칸의 왼쪽에는 이제는 책장에서 방출될 책들을 모아놓거나 기준이 애매한 책들을 놓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한 분야의 책이 다른 분야의 칸으로 조금씩 넘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구역은 정확히 정한다. 책장은 일주일에 한번씩 새로 꽂혀질 책들과 처분할 책들을 교체해준다. 이런 순환이 일주일 단위로 흘러가야지 일주일 단위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책읽기를 게을리 한 것이다. 이 메인책장은 나의 지식흐름을 보여주고 내가 일주일 동안 어떤 것에 관심을 가졌는지를 실질적으로 효율적으로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나의 두뇌를 시각화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읽은 책은 안쪽에서 세워서 꽂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은 앞에 눕혀서 쌓는 것이다. 책장 깊이가 깊은 것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메인 책장에는 주로 논픽션을 꽂는 이유는 소설책이나 에세이는 이야기나 흐름을 따라 쭉 읽어나가는 형태로 읽기를 한다. 하지만 논픽션은 차례대로 읽는 것보다는 내가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읽거나 궁금한 것을 찾아서 읽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정보를 검색하기에 좋다. 그렇기에 책장에 두고 내가 궁금할 때 꺼내서 읽기 때문에 논픽션으로만 채운다. 논픽션은 정보가 생명이므로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타워책장이다. 일하는 곳에서 손을 뻗어 닿는 범위내에 설치하여 참조하고 싶은 책을 쌓아 두는 곳이다. 사전이나 백과사전, 연표, 지도, 도감, 핸드북 등으로 구성되고 지식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이미지이다. 타워책장은 한마디로 냉장고다. 타워책장의 필수 아이템은 명언집이다. 다른 시각으로 보고 싶거나 끊임없이 새로운 발상을 끌어내야 하는 일이 있으면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책장 '지성의 전당'은 인생에 영향을 미친 책, 용기를 준 책, 마음을 치유해 준 책등을 소장한다. 주의할 점은 단 하나,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지 않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일수록 기준에 따라 다루지 않으면 관리가 어려워진다. 많아도 서른 권 정도가 적당하다.



 "현대 사회를 살아남는 데 필수 조건은 '유익하고 신선도 높은 정보를 얻는 것'과 '얻은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정보를 많이 얻는 것'이 유리했을지도 모르지만 인터넷이 보급된 지금은 누구나 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는가, 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본문 22쪽(ebook기준)


 "남과 다른 새로운 책을 계속 읽어 나가는 것이 '남다른' 사람이 되기 위한 지름길이다.   -본문 28쪽


 "서평문장에는 쓰는 사람의 개성은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디에서 개성을 표현할까? 답은 어떤 책을 고르는가다. 재미있는 서평이 될 지 아닐지는 책을 고른 시점에 이미 결정된다."          -본문 29쪽


 "승부수가 될 책을 고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읽은 책 모두를 평하려고 하면 틀림없이 재미없는 서평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본문 29쪽


 "큐레이터도 편집자도 의도를 갖고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보여주지 않을지 정한다. 책장에 진열하는 책에도 그러한 의도가 필요하다. 의도가 없는 책장은 단순히 책을 놓는 공간일 뿐이다."         -본문 31쪽


 "매일 책장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현재 자신의 지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책장을 보고 자신의 지적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거울을 보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같다."       -본문 50쪽


 "책장은 외장형 두뇌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이런 책장의 성격을 기초로 책장을 편집하면 인생까지 편진할 수 있을지 모른다."         -본문 59쪽



 책장 만들의 포인트

1. 보기 편할 것
2. 20퍼센트의 여백이 있을 것
3. 승부수가 될 책 만들 것
4. 다양성은 갖되 위화감을 없앨 것
5. 언제나 변화할 것
('승부수가 될 책만'꽂을 때는 꽂지 않을 책을 정해 놓는 것이 최고의 지름길이다.)    -본문 59~60쪽


 "언제나 집에 있는 일정한 시간을 정리 시간으로 정해 둔다. 제한 시간을 정해 놓고 라디오를 켜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정리 시간을 가진다. 이 정리 시간은 책장의 신진대사를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하다. 주에 한 번 30분만이라도 정리 시간을 가지면 책장은 단순히 책을 꽂는 자리가 아닌 외형적인 아름다움도, 외장형 두뇌로서의 기능도 확보할 수 있다."    -본문 104쪽


  
 '신선한 책장'은 널찍한 공간보다는 뭔가에 몰두할 수 있는 곳에 책을 두면 그 앞에 머무는 시간도 늘어난다. 관심 없어진 분야는 모아서 팔고 변화가 빠른 분야의 책은 치워버린다.


 "멀리 보면 지식과 교양에 욕심이 많아서 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그것을 무기로 계속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 책 읽는 법을 바꾸기 위한 첫걸음은 서점에 자주 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본문 159쪽


 "살지 말지는 한 권당 5분 정도 들여서 생각한다. 먼저 프롤로그, 머리말을 읽는다. 거기에는 저자가 그 책의 테마에 대해서 핵심을 간추린 요지가 들어 있다. 그러니 내용에 끌리고 글에서 거부감이 들지 않으면, 괜찮은 글이라고 생각된다면 첫 번째 관문은 돌파한 것이다. 남은 문제는 사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을 종일 반복한다.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다. 열심히 자신에게 투자하려면 '살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산다!'가 원칙이다."         -본문 163~164쪽


 읽을 책을 정하는 기준이 있다. '목차', '장정'. '번역가'이다. 목차를 보고 여기에 하나라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 있거나 흥미를 끄는 구절,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이 있으면 그 책은 산다. 좋은 책은 스타일이 좋다. 스타일이 좋은 책은 산다. 장정은 출판사에서 공을 들여 만든 것이다. 커버의 책등과 표지가 눈이 가고 스타일리쉬하고 가름끈이 있다면 산다. 도판과 사진이 많이 들어있는 책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 거기에 꼼꼼한 해설이 있다면 더욱 더 좋다. 특정분야의 도서는 대형 출판사보다는 중소출판사의 책들을 주목하자. 내용에 보다 깊이를 더해 핵심 독자에게 전달하는 힘이 뛰어나다.

 새로운 분야는 처음부터 차근차근 들어가야 한다. 역사의 경우에는 흥미나 관심이 가는 시대를 중심으로 넓혀간다. 예술 분야는 '만약 내가 산다면?'의 가정을 하고 읽으면 나름대로 진지하게 읽게 된다. 예술은 그 작품 자체에 끌리는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해서 지식을 늘려 가면 된다.

 고전은 책장의 밑거름이다. 나중에 읽고 싶은 책은 갖고 있자. 그런 책으로는 고전이 어울린다.
 소설책이 아니면 꼭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일부러 중간부터 읽어야 하는 책도 있다. 독서에 싫증이 난다면 잠깐 책읽기를 쉰다. 그리고 쉬는 동안 다른 책을 읽는다. 한 권을 단번에 전부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비어 있는 시간에,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데까지 읽는다. 계속해서 그렇게 읽어 나가면 된다. 이런식으로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일근 사람의 머릿속에서만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이것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씨앗이 된다. 


 "읽은 책을 남겨 둘지 말지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신선한 책장'에서 '메인 책장'으로 옮길 대의 선별, '메인책장'에서 탈락시킬 때의 선별이 내 지성의 앞날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 선별을 효율적으로 돕는 것이 포스트잇이다."     -본문 194쪽


 "책을 읽다 붙일 곳은 '놀랍고 새로운 사실'이나 '남에게 소개하고 싶은 구절'이다. 이 두 군데에 붙이면 나중에 내용을 기억해 내기 쉬워진다. 서평을 쓸 때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읽어 나가면 책을 다 읽고 봤을 때 필요한 곳에 포스트잇이라는 자기만의 전용서표가 끼워져 있다. 나는 한 권당 50군데 정도 포스트잇을 붙인다.

 외출시에 '신선한 책장'에서 한 두권을 가지고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다시 '신선한 책장'에 둔다. 재미있을 거 같은 장만 골라 읽고 다음날이 되면 다른 책을 가지고 나간다. 매일 책을 바꾸는 것이다.

 다읽은 책이나 부분적으로라도 다 읽은 책이 재미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이야기하며 전해야 한다. 내가 다른이에게 전하면서 확실하게 이해되어 그 정보와 지식이 내 것이 되기 때문이다.

 서평을 쓰는 방법이 있다. 서평은 도서 감상문도 아니고 문예 작품도 아니다. 그 책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만 말하면 된다. 서평을 쓰는 사람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쓸 필요가 없다. 재미있다는 사실을 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서평의 기초는 먼저 책 제목은 겹화살괄호로 하고 어미를 통일한다. 수식어와 피수식어를 너무 떨어뜨리지 않는다. 같은 표현도 다르게 변화시켜 표현한다.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면 교열을 꼼꼼하게 하고 서평을 쓴 다음날에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이다. 총괄1,2를 쓴 다음 에피소드, 감상, 저자, 일러스트순으로 쓴다. 개성은 서평 쓸 책을 선택할 때 발휘한다. 재미있는 책만을 소개한다는 원칙은 절대적으로 고수한다. 서평 블로그에서 어떤 서평을 쓰는지는 '메인책장'에 어떤 책을 넣는지와 완전히 같은 행위이다.

 책장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다. 내 삶의 기준을 세우는 것. 내가 하는 작은 일에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지킨다면 나다운 삶으로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책을 진열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보자. 책장의 기준이 생기면서 무엇을 읽어야 할지에 대한 기준도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https://blog.naver.com/imanagei/22143794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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