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회적 기업이다 - 사회적 기업 창업과 경영의 모든 것
이나현 지음 / 비엠케이(BMK)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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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나현 <Bmk>

2018.11.15 ***


 한때는 청년들의 창업이 열풍이었다. 스펙을 아무리 많이 쌓아도 취직이 안되는 시대에서 창업이란 창조적인 대안이었다. 창업이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의 의식 또한 많이 바뀌었다. 나만 잘 살자고 차리는 회사보다는 무언가 뜻깊은 일들을 하는 회사들을 만드는 데에 관심이 많아졌고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그렇다면 사회적 기업이란 정확하게 무엇일까? 비영리단체랑은 무엇이 다를까? 비영리단체는 말 그대로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기부금이나 자원봉사만으로 단체를 이끌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이익도 개인이 가져갈 수 없으며 오로지 자선, 봉사로 기금이 쓰인다. 반면 사회적 기업은 이익을 추구한다. 이것은 다른 기업과 다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이 좀 다르다. 직원들을 취약계층의 사람들로 고용하거나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취약계층에게 제공해서 이익을 추구한다. 취약계층에게 일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돈을 받아 쓰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일까....산더미 같은 서류작업에 불시점검과 회계장부검사 등등 엄청나게 까다로운 절차들이 많이 있다. 차라리 이 꼴 저 꼴 안보고 내가 그냥 회사 창업해서 돈 많이 벌어 취약계층에게 기부하는 것이 나을 거 같기도 하다. 그렇기에 사회적 기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마음속에 굳건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모두가 다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그런 소명 말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대문에 이런 말을 써놓았다.
"얼마를 벌었는가보다 얼마나 나누었는가가 기업의 성공 요건이 되는 날을 기원하며."
 요즘 나도 남아있는 삶 동안에 내 주변의 이웃들에게 나누고 베풀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많이 들곤 해서 저 말이 참으로 마음에 깊숙이 와 닿는다.
 나누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회사라는 것이 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익이 있어야만 회사가 생존할 수 있고 그 곳에서 일하는 직업들의 미래가 보장된다. 책 표지에 나온 저자( (주)ODS)의 모습은 산전 수전 다 겪고 지금의 회사를 일군 사람처럼 보이지 않고 너무나 예쁘고 해맑은 여린 여자로 보였다. 어떻게 그녀가 이런 험난한 과정을 어떻게 겪어나갈 수 있었을까? 처음에 시작은 수학 지도자 과정을 필리핀 이주여성이 수강하면서 인연은 시작되었다. 그 일을 계기로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들에게 교육을 하고 강사로 나갈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ODS(Our Dream in Society, '옹달샘'의 약자)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보면 역시 여린 미소 안에는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거였다.
 사회적 기업의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이 있기에 '소통' 또한 빠질 수 없다.
"모든 관계와 네트워크는 결국 사람과 사람, 개인과 개인의 만남이기 때문이다....(중략)....기본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며, 그것을 다시 비지니스 용어로 부른다면 '협력'과 '네트워크'다. '협력'과 '네트워크'는 서로를 발전시키기도 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각자의 고유 영역을 지켜주기도 한다."                                  -본문 103쪽
사회적 기업이든 창업이든 일반 회사든지 한 번 일을 하기 시작하면 어떤 목표를 위해 달려간다. 그리고 성공하기를 원한다. 저자도 자신이 일군 기업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그렇다면 성공한 사회적 기업이란 무엇일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며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무언가를 이루어온 것이 아니라 그저 법적, 행정적 단계를 밟아온 것이다. 그 단계를 밟아오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란 걸 말이다."             -본문 133~134쪽
 사회적 기업을 일구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들과 소명의식들 사이에서 방황했고 갈등했으며 매일 얼마나 마음속으로 자신과 싸웠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회적 기업의 지원제도와 소셜 프랜차이즈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나와있다. 그리고 그것을 겪으면서 얻은 소중한 가치와 경험들도 저자는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고용이란 방법이 아니고 목적이며, 직원은 소모품이 아니라 구성원이라는 것. 그리고 기업주와 기업은 고용을 위한 희생양이 아니라 동반성장의 주체임을 믿고 실천하는 것."
                                                                                            -본문 170쪽
사회적 기업뿐 아니라 회사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마음 깊이 새겨야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마음에 간직하는 말이 3가지 있다.
- 사회적 기업은 사람이 중심인 기업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
- 하지만 사람에게 기대거나, 과대,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 사회적 기업가로서 포기해야 할 것은 바로 대상을 막론한 막연한 '기대'다.


 사회적 기업은 사람을 위해 생겨났고 사람을 위해 존재하며 사람을 위해 일하는 기업이다. 뉴스에서 심심찮게 듣는 기업들의 직원해고와 비정규직 등 이런 것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얼마나 해치는 일인지 알면서도 우리는 선뜻 그것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최고이고 이것이 목표이기가 쉽다. 이런 시대에서 '돈'보다 '사람'에게 가치를 두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다문화 육성 프로그램 교육에 참여했는데 그 프로그램 마지막에 주최측은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라고 저자에게 큰 짐을 안겨주었다. 고민 끝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가 한 말이다.
" '돈은 똥이다. 쌓아두면 악취가 나지만, 뿌리면 거름이 된다.'고 말씀하시며 나눔을 평생 실천하신 강원도 정선 함백마을의 고 이인옥 할머니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밤새 펑펑 울었던 경험은 돈과 나눔을 바라보는 저의 시각과 삶에 뚜렷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결정적 동기가 되었습니다."                                           -본문 185쪽
 돈이 최고이고 목표인 세상에서 고 이인옥 할머니의 말씀은 큰 여운을 남긴다.
 사회적 기업 창업과 경영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들은 이 책을 꼭 읽고 자신의 굳은 의지를 다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한 특별한 소명의식이 없다면 그냥 마음속으로 간직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인 거 같다. 사람보다 돈을 귀하게 여기는 이 시대에 이 책은 좋은 귀감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고 싶은 이에게는 기업의 방향성과 목표, 마음가짐, 태도 등 선배의 노하우와 방법들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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