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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면 왜 안돼요? - 남들처럼 산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닌데
정제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면 왜 안돼요? -정제희<21세기북스>
2018.11.10 ****

내가 서평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카페에서 신간으로 이 책이 소개되었다. 나는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어 서평단을 신청했지만 서평단 10명안에 들지못했다.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도서관을 뒤졌지만 신간이라 아직 구비되지 않아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이 책으로 신청하였다. 며칠 전, 이 책이 도착했다고 문자가 왔다. 기쁜 마음에 단숨에 달려가서 대출을 해서 숨가쁘게 읽어내려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20대가 자꾸 생각났다. 대학을 결정하는 시기에 나는 가고 싶은 대학교에 가고 싶었으나 점수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재수를 했으나 결국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내 목표 대학교에 결국 발을 내딪지 못했다. 처음 취업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에는 시간도 없었고 겁도 났고 두려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과연 잘 해나갈 수 있을까? 결국 나는 또 현실과 타협했다. 겉으로 보기에 성공한 듯 보이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직업에 나 자신을 끼워넣었다. 내 인생은 언제나 타협이 이끌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커져가면 나는 현실과 빠르게 타협했다. 그래서 안 되는 것이라고 단정 짓고 현실적인 돈벌이가 될 수 있는 곳에 나를 정착시켰다.
그 시절의 나는 남들이 가는 곳으로 돈이 되는 곳으로만 갔다. 하지만 저자는 꿈을 쫒아 자신이 선택한 곳으로만 갔다.
프롤로그에서 그녀는 초등학생 시절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가 좋았다고 고백한다. 까만 얼굴에 바지를 입은 공주는 전혀 인기가 없었는데 그녀는 남들과 다르게 자신이 특별한 선택을 한 거 같아서 늘 뿌듯했다고 했다.
“명심할 것은 모든 선택의 기준이 언제나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답을 쫒느라 자신을 소모하지 말자. 얼마든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 수 있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답을 찾는 개척자가 돼보자.” -본문 9쪽
나는 프롤로그에서 그녀를 만나자마자 딱 마음이 끌렸다. 솔직하고 당찬 모습이 참 좋았다. 내가 20대때 가질 수 없었던 꿈을 쫒는 베짱을 그녀는 마음속에 빵빵하게 채우고 있었다.
“인생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그 길로 항해하는 주체는 오로지 나다. 지금도 나는 어려움이 닥치면 혼자 주문을 걸듯 이렇게 말하는 습관이 있다. 누구보다 자신을 격려하고 응원해줄 수 있는 진실하고도 든든한 ‘빽’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이 뒷배는 심지어 24시간을 함께 한다.” -본문 75쪽
꼭 무엇이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은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꼭 돈을 벌어야하고 꼭 성공해야만 한다는 생각들은 나를 지치게 만든다. 그냥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그걸로 행복을 느끼는 소소한 행복을 우리는 미처 깨닫지 못했고 그 행복의 크기는 돈보다 작다고 은연중에 생각했었던 거 같다.
이란에서 유학생시절 저자는 대기업 회장님의 이란 관광을 맡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유명한 관광지에 대해서 책을 보고 그것의 역사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찾아보면서 밤을 새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 열심히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고 비록 부족해서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솔직하게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한국으로 돌아가실 때 그 분은 그녀에게 이런 말을 남기셨다.
“제희야. 고작 일주일 동안 네가 일하는 걸 봤지만 넌 아주 크게 될거다. 그러니 항상 바르게 살아라. 끝까지 노력하고 그러고도 안되면 나를 찾아와.” -본문 124쪽
마치 당사자인 거처럼 그 때의 감동이 나에게도 밀려왔다. 독자인 나도 눈물이 핑 도는데 당사자는 그 때 어땠을까. 우리가 젊은 시절 그렇게 듣고 싶었던 말은 바로 저 말이 아닌가 싶다. 나를 인정해주는 말. 잘될 거라는 위로의 말. 내가 노력해온 것을 인정받았다는 느낌, 나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큰 비빌 언덕이 되는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 그 말 한마디에 우리는 비비면서 다시 힘을 낼 수가 있다.
"소중하고 귀한 카펫일수록 여러 사람이 밟게 한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페르시아 카펫의 색이 선명해지고 무늬도 아름다워진다고 했다." -본문 210쪽

남들이 가는 대학교의 취직이 잘되는 과를 선택해서 남들이 다 가는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마치 우리의 꿈인양 우리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그것을 거부하는 길이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아예 고려사항에 넣지도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늘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그것을 발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모든 것을 다 직접 경험하면서 이름, 로고, 홈페이지 등을 손수 제작하면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그렇게 앞으로 나갔다. 왜 나에게는 저런 열정과 무모함과 용기가 없었을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아무리 지치고 힘들지라도 쉽게 그만두지 않고 쉽게 지쳐 나가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서 밤을 새가며 무언가를 고민하며 만들고 창조하는 일을 경험하고 싶다. 그 몰입의 경지. 황홀의 경지를 말이다. 그녀의 열정은 불혹을 앞둔 나의 의지를 불태우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용기와 도전, 그리고 특별한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