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실 - 완벽이란 이름 아래 사라진 나에 대한 기록
송혜승 지음, 고정아 옮김 / 디플롯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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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실(DOCILE)'

- 완벽이란 이름 아래 사라진 나에 대한 기록


책 제목부터, 표지, 부제까지

어느 하나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이 없었다.


-

이민자로 그렇게 오래 미국에서 살지 몰랐던
혜승의 엄마와 아빠.
그렇게 이민자로서 적응할 수밖에 없었던 혜승의 삶.
하지만 그녀에게 요구되는 건 '도실'이었다.

나는 엄마와 다른 사람이 되면 안 되나?
나는 한국 혼혈이지만 인기 있는 머라이어를 떠올리고
내가 세상에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선택한 길을 생각했다.
엄마는 미국에서 성장하지 않아서 알 수 없었다.
나는 살아남기 위해 인생 전부를 학교에 걸었는데
엄마는 내가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시절 나는 말할 수 없었다.
이런 반 토막 인생은 성공해도 실패하는 것이라는 말을.
- 90-91쪽

수학 외에 모두 A를 받아온 혜승에게 엄마는 다음에는 수학도 A를 받으라고 말한다.
축하한다, 애썼다, 수고했다는 말은 그녀에게 건네지 않는다.
서울대 출신인 엄마는 자신은 수학을 잘했노라고, 수학을 왜 못하고 싫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녀를 몰아세운다.
그녀는 자문한다.
엄마와 꼭 닮아야 하는 건가?
좋아하는 과목이 같아야 하는 건가?
엄마와 다른 사람이 되면 안 되는 건가?

"완벽이란 이름 아래 사라진 나에 대한 기록"
부제에서도 전해지듯
이 이야기는 송혜승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완벽'을 요구받고, 스스로에게 채찍질하고
강요하며 몰아세우며 살아온 그녀에게
남은 건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삶이고,
아픔, 죽음 충동, 그리고 병이었다. 

자신이 어떤 병을 앓았던 건지,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게 무엇인지 깨닫고 
벗어나기 위한 그 처절한 몸부림을 
그녀와 같이 온 몸에 힘을 주며 찾고 있던 
나를 보았다.

나도 그녀처럼 치열하게 나 자신을 찾아보았나?
들여다 보았던 적이 있었나?
도전장을 스윽 내밀어주는 책이었다. 
.
.
딸이라면, 
엄마라면,
그리고 여자라면,
한 번은 꼭 읽어 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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