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생각 - 과학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이고르 보그다노프 & 그리슈카 보그다노프 지음, 허보미 옮김 / 푸르메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과학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신의 생각

 

이고르 보그다노프,그리슈카 보그다노프 / 허보미 옮김
푸르메 / 284

 


1920년 어느날 저녁 아인슈타인은 제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신이 세싱을 어떻게 창조했는지라네. 현상이나 원리 따위는 내 관심사가 아니지. 나는 그저 신의 생각이 알고싶은 거라네.” 이 말은 곧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과 토론을 불러일으킨 촉매가 되었다.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이 말에서 시작한다. 책에 등장하는 학자들은 수학이 물리법칙을 관장하고, 물리법칙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관장한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평생 그 근원을 탐구했다. 학자들은 우리가 사는 이 우주가 왜 존재하는지 알고 싶어했다. 지금은 우주팽창이나 빅뱅이론이 어느정도 대중화되었지만 100년전만 해도 우주란 고정된 불변의 존재였다.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이 우주라고 믿었다. 그러나 힉스입자의 존재를 발견해낸 실험이 뉴스가 되고  이를 예측한 힉스가 금년의 노벨상 주인공이 된 요즘, 무(無)에서 어느 한순간 우주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 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다.

이 우주를 만든 이는 누구일까. 세상은 어떻게 존재하는 것일까.


이는 철학의 오래된 주제이지만 또한 과학의 탐구대상이기도 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제일원인(first cause)이 바로 신(神,god)이지만 이 신은 종교에서 말하는 신은 아니라고들 말한다. - 하지만 양자가 같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가.-  분명히 철학적 주제이고 과학에서도 물리학의 배타적 연구대상일 것 같은 신에 관한 논의가  이 책에서는 수학자들 사이에서 펼쳐진다. 즉 이 책은 수학자들이 보는 세상(우주)의 근원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우주의 탄생에 관해 전제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이 우주는 우연한 탄생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그리고 다중우주, 평행우주란 매우 비과학적이다. 그러므로 세상에는 물리법칙에 의해 형성된 단일우주만이 존재한다. 이런 전제하에 다음의 과정이 나온다.
“최근까지 과학자의 임무는 주로 물리법칙의 속성을 찾아내거나 물리법칙이 적용된 결과들을 탐구하는데 국한되어왔다.... 과학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면서 빅뱅의 순간에 물리법칙이 별다른 이유없이 그저 우발적으로 물질의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견해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비로소 과학자들이 ‘왜’물리법칙이 존재하는지 자문하거나 그런 법칙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는지 정당하게 의문을 품을수 있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우주를 수학적 존재라고 한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의하면 우리 우주는 우주의 바깥에 있는 다른 무엇인가에의해 지배되고 있다한다. 그것은 우리 우주와는 속성이 전혀 다른 무엇, 비물질적인 무엇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체 그게 무엇인가? “우주의 탄생과정은 너무도 질서정연해서 무질서가 아닌 어떤 구성원리가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 ... 왜 무(無)가 아닌 무엇인가가 존재했는지 신은 설명해준다.” 그 무엇은 바로 수학적 질서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책에는 상대성이론이나 양자론 등 물리학의 용어들이 더러 나오지만 대개는 수학이론이고 물리법칙은 수학의 지배를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수학은 자연의 언어라는 표현도 나온다. 지독히 수학을 싫어했고 숫자라면 고개를 돌리는 나같은 문외한에게는 어려운 용어들이 차고도 넘친다. 그러나 서술 자체는 평이하고 다소간 문학적이다. 형제간인 저자들은 수학자고 물리학자이면서 책과 강연을 통해 과학대중화에 큰 공헌을 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체제는 마치 <얽힘의 시대>를 보는 듯 했다. 23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각 장이 하나의 에피소드로 시작하고 장마다 또다른 사건과 인물의 전개가 꼬리를 문다. 매끄러운 문체나 썩 잘된 구성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앞으로 여러분은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보게될 것이다’라는 식의 표현이 한두번도 아니고 너무 자주 나온다. 문외한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지 어떤지도 잘 모르겠다. 우주가 수학으로 구성되어있다는 전제부터 상상초월인데 뭘 더 이상 상상할수 있다는 말인가. 존재에 대한 연구의 시작과 끝이 철학도 물리학도 아니고 수학이라니 그점은 사실 상상초월이 맞다. 

 

눈송이는 모두 6각기둥의 형태를 띠고 있다. 5각이나 7각이 아니다. 그 모양 또한 모두 다르다. 모든 꽃잎은 5장 8장 13장이다.- 이를 피보나치수열이라고 한다. 사물의 질서는 어떻게 이리 정확하게 제어되는가. 빅뱅이 일어난 순간은 눈 깜짝할 새 라는 식상한 표현으로는 절대로 설명할수 없다. 10초 사이에 우주상수에 의해 정밀하게 제어되었다고 한다. 책에는 이런식의 수학적 설명이 가득하다. 즉 수는 물질에 선행한다. 물리적 조건에 영향받지 않는 수학이 물리법칙을 형성하고 극도로 정밀한 계획에 따라 현실세계에 크기와 형태와 방향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이책에는 우주의 원리를 알아내려는 숱한 수학자를 하나로 관통하는 한 개의 지표가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라이프니츠가 말한 예정조화설이다. 예정조화란 신의 생각을 나타내며 이는 물질세계를 관장하는 그 너머의 질서가 수학법칙의 형태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아주 오래전 존재의 본질을 알아내고자하는 인간의 노력이 철학과 물리학을 탄생시켰다. 20세기들어 철학이 너무 복잡다기하게 갈라졌으나 철학의 본령은 모든 존재하는 것의 본질, 궁극적인 무한을 찾는 것이다. 그것을 신이라 부를수도 있다. 현대철학과는 반대로 20세기 이후의 물리학은 오히려 존재의 근원에 점점 다가가는 듯 보인다. 양자역학은 그 과정의 하나일 것이다. 이 책을 보니 수학자들도 나름의 자신감과 성과를 가지고 우주의 근원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우주는 시공간적으로 무한하지 않고 질서에 따라 움직이는데 이 질서는 시공을 초월한 우주 밖에서 기원한다는 주장, 현실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실체, 근원적인 토대는 물질이 아니라 정신적인 실체라는 주장, 등은 수학논문이 아니라 철학교과서에 실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주장이다. 수학이 궁극의 질서를 추구한다는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어 즐겁다.


책의 말미에 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신은 종교적인 신과는 다른 의미라는 설명이 있는데 아마도 인간이 추구하는 인격신을 의식한 설명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신과 수학의 신이 다를 바가 뭐 있을까. 어차피 빅뱅이전이나 우주의 끝으로 가려면 137억 광년을 지나야 하는데.


비슷한 시기에 <종교와 과학>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가 출간되었는데 함께 보면 매우흥미로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상한 나라의 양자역학
Daniel F. Styer 지음, 조길호 옮김 / 북스힐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이상한 나라의 양자역학 The Strange World of Quantum Mechanics
Daniel F.Styer 지음 조길호역
북스힐 / 290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 가서  그 나라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을까?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을까?

나는 이책을 읽었다고 표현해야 하나? 아 이건 무슨 양자론적 수수께끼가 아니지만  마치

양자론적  진술이 되고 말았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나는 이 책을 읽은게 아니라 본 것이

맞다. 그런데 양자론에 따르면 정확한 것은 없다. 단지 확률적으로 예측만 할수 있을

뿐이다.


고전물리학에 따라 분석해보면  이 책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눈으로 글과 그림을 확인했기 때문에 읽었다고 할수 있는데 양자론적으로 따지면 읽으면서 마음에 콩밭에 가있거나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어 마음이 떠나있었으니 안 읽은 것이다.

 

물리학자가 쓰고 물리학자가 번역한 책이라 자신들은 알기쉽게 설명했다고 하지만 보는

문외한은 여전히 목불식정이다. 역자에 따르면 양자역학은 물리학자들도 어려워한다고

한다. 그래서 양자역학에 관한 교양서가 나왔다해도 그 안에 있는 중심개념을 이해

못할텐데 양자론을 알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발견하여

번역했다는 것이다.

 

주된 내용은,  양자역학의 중심사상인  확률론적 세계관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양자간섭현상, 그 사상에 대한 철학적 논의 그리고 단연 이 책의 가장 크고 주요한 특징인 연습문제다.  연습문제!  교양서적에 연습문제라니. 그것도 나는 도저히 풀수 없는! 

게다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건 이 책이 청소년도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저술 혹은 번역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책은 본문이 있고 여러 그림과 도표가 있다. 주요 용어에 대한 각주가 나오고  주요

개념이 있으면 부연설명이 뒤따른다. 15개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었는데 각 장의 끝마다

연습문제가 있다. 부록에는 해답이 나온다. 이거 무슨 수능 물리 참고서냐. 심오하고

광대무변한!

양자론이란 무엇인가.  물리학자도 어렵다고 했다. 일반인은 오히려 쉬울수 있다.

단순하게 알면 되니까...


뉴튼으로 대변되는 고전역학은  인과법칙을 따르고 우연성을 배제한다. 그래서

결정론이라 한다.  즉 자동차가 시속 100km의 속력으로 달리고 있다면  현재시점에서

1시간뒤 이 차가 어디에 있을지 정확히 예측할수 있다.  철학적으로는 인간의 인식세계와

별도로 존재하는 객관적 실재(實在:objective reality)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양자역학은 고전역학과 달리 결정론이 아니라  확률적 입장을 따진다. 고전역학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양자역학적 간섭을 인정한다. 자연현상을 확률론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조건이 일정해도 앞으로의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한계는

거시적 대상에 적용하면 고전역학과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 즉 미시의 세계에서만

작용한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는가? 그렇다는 것이 고전역학, 원인 없는 결과도 있다는 것이

양자역학이다. 더구나 공간상으로 멀리 떨어진 두 계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측정값을

 알면 동시에 다른 계의 측정값도 알수 있다는 것이 양자역학이다. 이를 반대한

아인슈타인은 국소성의 원리를 주장했다.(EPR 패러독스)


양자간섭이란 일반적 상식으로는 말이 안된다. 원자가 지나가는 어떤 통로가 있는데

중간에 이 통로가 둘로 나눠졌다가 끝에가서 다시 하나로 합쳐진다. 한쪽 입구에서

원자를 쏘아보내면 반대쪽 출구로 나오는데 중간에 길이 두갈래니 둘 중 어느 한쪽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양자간섭현상에 의하면 한 원자는 동시에 두 통로를 지나간다.  

 

양자론은 인간의 이해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이해와 무관하게 존재하며 진행되기 때문이다. 마치 고대에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이해못했던 선조들처럼.

그래서 양자역학을 적용하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해결되기도 한다는것인데 물질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단위는 원자나 핵이 아니라 진동하는 미세한 끈이라는 초끈이론의

탄생에 기여하기도 했다.  보통 일반인들이 아는 유일한 양자역학은 아마도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 원리일 것이다. 책에서는 이를 일러 “전자는 확정된 위치를 가질수 있거나

확정된 속력을 가질수는 있다. 그러나 확정된 두 값을 동시에 가질수는 없다.” 이렇게

표현했다. 바로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양자역학을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양자역학을 기술(記述)할

수는 있다. 해석할 수는 있을까? 물리학자라면 가능하다. 그러나 물리학자도 이해할 수는

없다. 우리는 어떤 현상을 이해하고 기술하고 해석한다. 이 셋은 모두 다른 개념이다.

자연현상이 신의 뜻이라면 인간은 이를 해석할 수는 있다. 양자물리학자는 확률적으로

이를 이해한다. 양자론의 발견에 공헌했으면서도 양자론을 부정한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현대에 와서 양자역학은 여러 분야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단다. 그중 양자컴퓨터나

양자암호는 일반인들도  생소한 이름은 아닐거라고...
양자론은 대체 무엇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6
유홍준
창비 452

 

그동안 보아온 답사기 시리즈 6권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책의 부제는 “인생도처유상수”인데 살다보면 곳곳에 나보다 상수(上手), 즉 고수들이 있다는 뜻이다.  내용은 경복궁과 순천 선암사, 도동서원, 거창 합천, 부여 논산 보령의 문화재에 관한 것들이다.

 

경복궁에 대해서는 자금성과의 비교를 통해 너무 초라하다는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경복궁의 가치는 그 위치에 있으며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건축환경은 우리 건축의 주요 요소이기도 하다. 위압감을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거대하게 만든, 나무 한그루 없이 자연을 배제한 자금성과는 애초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복궁은 정도전이 주도적으로  영건을 시작하여 세종 8년에 문과 다리의 이름을 정하며 완공되었다. 근정전의 의미는, 천하의 일은 부지런하면 다스려진다는 것인데 그 뒤에 이어서 “임금으로서 오직 부지런해야 하는 것만 알고 부지런해야하는 바를 모르면 그 부지런하다는 것이 오히려 번거롭고 까탈스러워 보잘 것 없는 것이 된다”고 하여 부지런함의 바른 의미를 찾도록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이 단지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믿는 것은 문제가 많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일하면 돌이킬수 없는 피해가 올수 있다.

 

책은 이어서 경복궁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소개해주는데 근정전 앞마당에 깔린 박석이 햇빛을 산란시켜 눈부심을 방지하는 동시에 빗길을 세분화해 폭우가 쏟아질 때 물이 하수구로 급히 몰리지 않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2010년 현재 경복궁 1차 복원을 마쳤는데 총 125개 건물이 남아 고종 당시 500여채의 25%에 해당하는 건물이 복원되었다. 또한


광화문 광장이 문화재청 유홍준 청장의 아이디어인줄은 몰랐다. 광화문 영욕의 역사와 현판문제, 공사가림막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소재를 소개하고 있다.

 

선암사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 석등이 없는 이유, 거창과 합천의 문화재, 부여군민이 된 사연 등등이 웃음과 함께 이어진다.

 

원체 박학다식한데다 글재주까지 있어 이처럼 맛깔나게 글을 써대니  한번 손에 잡으면 다 읽기전엔 놓기가 힘들다. 게다가 문화재에 대한 미학적 미술사적 해설뿐만 아니라  현장답사나  관련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재치넘쳐 재미와 유익을 동시에 잡는 것이 가능한 책이다.

 

육조고사(六朝古寺)의 경우엔 본문엔 육조시대부터 내려오는 절이라하고 사진 설명엔 육조(六祖) 혜능을 모신 절이라 육조고사라 했다고 되어있다.  궁금해 인터넷을 찾아보니 대개는 육조헤능과 관련해서 육조고사라 부른다고 되었는데 ‘조’자가 서로 다르다. 어떤이의 블로그에는 글을 쓴 김익겸이  六祖 혜능을 쓰려다가 실수로 六朝로 썼을 것이라 추측했는데 옛사람들이 그런 글자를 혼동할 분들이 아니다. 한문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외국 박물관 관계자와 산을 찾는 자리에서 우리말 깊은 산을 영어로 deep mountain이라 했더니 영어엔 그렁 표현이 없고 콩글리쉬라 했다는데 영어에 분명 "deeep in the mountains"란 표현이 있다. 뜻도 깊은 산속이다. 내가 틀렸나? 이상하네.


견벽청야 전술이 손자병법에 나온다는 말도 잘못이다.

그러나 이책의 장점은 소개되는 다양한 인물들이다. 저자가 상수라고 표현할만큼 인생의 지혜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문화재를 몰라도, 그분들 이야기만 읽어도 인생을 조금은 배우게 될 것 같은 6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하는 인간 - Homo Philosophicus
김광수 지음 / 연암서가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하는 인간
김광수 / 연암서가 / 336

 

처음 이 책을 소개하는 광고문구를 보았을때는 철학자의 평범한 사회비판서 정도인줄 알았다. 읽고나니 사회비판도 있지만 논지는 생각하면서 살자는 것, 정확히는 철학하는 인간이 되자는 것임을 알수 있었다. 일언이폐지 하면 “존재각성”하자는 것이다.
한편의 근대 철학사이자 철학개론이고 인간학원론이다.

 

겉표지 뒷면에 간략히 나와있긴 하지만 이분에 대한 정보를 보려 인터넷을 찾았더니 동명이인이 너무 많다. 얼굴과 나이도 확인할수 없다. <철학과 현실>편집위원을 지내고 지난90년대 신문에 논리와 글쓰기를 연재한 흔적만을 찾았다. 현대적 삶에 관심이 많은 저자인 것이다.  그래서 “생각 좀 하며 삽시다.” 라는 간단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쓴듯하다. 
이를위해 저자는 책을 9개 장으로 구성하고 비근, 즉 쉽고 가까운 예를 들어 인간은 왜 생각하지 않으면, 철학하지 않으면 안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1장은 인간,무엇인가?   2장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3장 자아의 나무
4장 진리란 무엇인가?   5장 낭만주의의 거울   6장 부조리 상황    7장 고통의 역설
8장 가능한 최선의 사회   9장 불멸  로 구성되었다.

 

앞에서도 밝혔듯 저자는 철학적 무중력 상태에 있는 현대인을 위해 어떻게 하면 삶의 의미를 정립시킬까를 고민한 끝에 ‘존재각성’이 해답임을 알고 신이 없더라도 존재각성을 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 내용을 이책에 담아 전달하고 있다. 물론 존재각성이 쉽지 않으며 구도자에게나 가능한 경지임도 인정한다. 그러나 이 구도자의 자세를 모든 대중이 본받을 때 모두가 존재각성을 할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인간의 정의는 자신의 신념과 의지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위할수 있는 이성적 존재인데 모든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0.1%라도 이성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든, 창조되었든 진화되었든  우리 스스로를 살펴 우주와 나의 존재가 대체불가능한 유일자며 소중한 존재임을 성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존재각성이라고 한다.

 

그래야 어떻게 살아야할지 결정된다. 쾌락이나 종교, 돈, 꿈을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은 문제의식에서 나오는데 존재각성인의 문제의식이라야 “어떻게 하면 존재의 신비가 가리키는 더 높고 고귀한 차원으로 상승할수 있는지”를 알수 있다고 한다. 많은 철학자나 과학자, 종교인이 제각기 이 문제의식이 말하는 진리를 주장했지만 진리란 “존재하는 모든 것을 떠받치는 영원불변한 존재의 기반이요 원리”인데 현대에 와서는 과학이 신을 대신해서 진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만유인력의 법칙이 있음을 알수는 있지만 왜 그런 법칙이 존재하는지 모른다면 뉴턴의 법칙은 기껏해야 미완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과학은 삶의 문제를 대답해줄수 없다.

 

삶이 고통스러운 것은 쾌락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고통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고통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간의 자격이 된다. 타인의 고통에 얼마만큼 감수성을 보이는지가 인간됨의 지표가 된다. 함께 아파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할 기회를 주고 존재각성의 바탕이 되는 것이 고통이다. 저자는 이에대해 인간형을 구도자, 독단주의자,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대중 이 네가지로 구분하고  이중 구도자가 역사발전의 동력이 될수 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얼핏 이는 소수의 리더를 중시하는 엘리트주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사회 전체에 구도자적 정신이 깃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도자적 정신문화가 사회의 토양과 저변이 되는 동시에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존재각성을 하게 하면 최선의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 종교의 가치를 부정하고 형이상학의 부재를 한탄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혹여 또하나의 유물론 철학 지상주의자인가 오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한 철학자의 주장이 그간 내가 추구해온 우주의 신비와 창조주의 무한한 사랑 등 영성과 같은 맥락임을 읽는 내내 체험할수 있어  관점은 달라도 바라보는 곳은 같음을 알았다.


철학자의 눈으로는 우리사회 나아가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계는 대립과 갈등 외에 타락과 탐욕으로 가득한 곳인데 이에 대한 치료책으로, 생각하고 살자는 대안을 내세운 것이 이채로왔다. 자칫 진부하고 케케묵은 서당선비의 비현실적 이상향일수 있지만 이렇게 실천하고 실현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오히려 현실적으로 가장 빨리 이상사회에 도달할수 있는 방안이란 생각도 든다. 어려움없이 읽을수 있으니 추천하고 싶은 철학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즈니스 컨피덴셜 - 전략전술의 귀재들이 전하는 비즈니스 성공술
피터 어니스트 & 메리앤 커린치 지음, 박웅희 옮김 / 들녘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비즈니스 컨피덴셜 Business Confidencial
피터 어니스트, 메리앤 커린치 / 박웅희 옮김 / 들녘 / 304

 

얼마전 고교 동창들 소모임이 있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 기업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오른

친구들도 몇이 나왔다. 우연히 경영학 책이야기가 나왔는데 쓸모있는 경영학책은 거의 없더라

대개 술마시면 취한다는 소리더라 하는 말에 다들 동의를 표했다. 그중 실행력에 관한 책만

읽을만 했다는 것이다. 나역시 완전 공감했다. 그런 차에 이 <비즈니스 컨피덴셜>을 만났다.

전혀 다른 분야의 작업방식이 같은 과정이나 같은 결론을 향해 움직이다는 가설은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역사가가 사실을 추구하는 과정은 형사가 사건을 추적하는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다.  그런데 이 <비즈니스 컨피덴셜>은 CIA에 오래 근무했던 인사가 경영에 도움을 주기위해 집필한 책이다. 그렇다면 CIA가 하는 일은 비즈니스와 얼마나 흡사한가, 또 비즈니스가 배울만한 점이

있는가.

 

책의 저자인 피터 어니스트는 미 정보기관에 오래 근무하고 요직에까지 올랐던 고위인사고

공저자인 메리앤 커린치는 경영심리학 저술가로 소개되어 있어 집필에 도움을 준 사람으로

보인다. 두 저자의 서문이 모두 실려있는데 메리앤의 서문은 뭐라는 소린지 알수 없지만 이

저술과정을 통해 “정부기관이 비범한 전문가를 많이 끌어들이고 붙잡아두려면 어떤 인간관계,

문화, 프로그램, 리더십이 필요한지 이해했다”고 말미에 밝히고 있다.

 

책은 크게 세 섹션으로 나뉜다. 목적이 있는 사람들:성공의 핵심, 정보 사이클, 조직개선.
각 섹션은 다시 네 개의 챕터로 나눠져 이 책은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나 사실

이책은 일반적인 경영학 경영론이 아니다. 분명 이책의 가치를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다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상당부분이 인재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다음이 조직운영이다. 두 번째 섹션인 정보사이클은  정보기관에서는 중요한 영역이겠지만 비즈니스계에서 상대기업의 정보에 촉각을 기울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여겨진다. 대기업이 아니라면. 차라리 그 시간에 내부 경영개선 작업에 시간을 투자하는게 낫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장에서 정보의 정의는 경영자가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모든 자료라고 하긴 했지만 상대회사의 중역을 미행하다든지 신제품개발 정보를 입수한다든지

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본다.

 

인재확보에 대해서는 국가기관이든 일반기업이든 다 마찬가지다. 훌륭한 자질과 성의있는 태도로 회사에 임해주길 바란다.  CIA의 일차심사에서는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한다.
“내가 일차적으로 헌신할 대상은 조직인가, 일인가, 사명인가?” 이런 질문은 내가 속한 조직에서도 바로 응용할수 있었다.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우리 회사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일에 매진할수 있다. 회사를 위해 때로는 하기힘든 일이라도 해야하는데 일이 우선이거나 사명이 우선인 사람은 회사에 충성하기 어렵다. 


되는 조직은 ‘해야한다’는 말보다 ‘하고싶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조직이다. 또 “아무도 하고 싶지않은 일이라도 누군가는 해야한다.”는 말은 CIA의 사명중 하나라고 한다. 회사는 누구든 이런 인재를 원한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에 대한 정의도 있다. “관리자란 조직기술을 보유한 사람이며 리더는 정신고취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한다. 리더십은 다른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약속을 제시하고 고용하고 선도한다. ... 이것은 전략적 능력이다. 반면 관리는 일상적으로 시간을 조직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다. 관리에는 전술적 능력이 필요하다.”

 

보통의 회사에는 몰입직원의 비율보다 미음이 떠난 직원의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한다. CIA는 그

반대인데 정보관으로 일하는 동안 얼마든지 누릴수 있는 훈련과 교육의 기회때문이라고 한다.

갤럽의 통계를 이용해 직장을 떠나는 이유중 첫 번째가 상사와의 나쁜관계 때문인데  그런 상황을 막기위해 CIA는 직원들이 정착할수 있도록 많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보완하고있다고 한다. 

해고의 문제도 마찬가지. 저자는 정리해고를 반대하지만 어쩔수없이 해고가 이루어지더라도

방식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소기업이나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남과의 차별성을 늘 생각한다. 뭔가 달라야 고객이

들기 때문이다.  이책의 후반부는 그런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조직의 브랜드와 브랜드의 요소,

브랜드의 교체가 갖는 결과는 무엇인가. 기업의 정체성은 어떻게 확보할수 있는가 등.
여하튼 경쟁자가 당신을 규정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의 가치는 거대조직을 다뤄온 사람이 갖는 경험을 전수했다는 것인데 그 분야는 인재충원과 조직관리 정도에 해당한다. 경영기법에 대한 책이 아니다.   어느면에서는 사람과

조직의 문제가 경영의 전부라고 할수도 있다. 인사가 만사라 하니.

 

실행력이라는 책은 생각하고 결정하고 판단하고 정작 실행에 옮기는 과정의 어려움을 말한다.

이책은 그 정도로 중요하고 필요한 책은 아닐 것도 같다. 그러나 바로 써먹을수 있는 여러 기법에 대한 부분이 많다. 실제로 직장에서 일어나는 트러블이 대개 이책에 나오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와 맞아 떨어진다. 대기업 인사팀이나 정보부서에서는 이런 책이 상당히 도움될 듯 하다.

소기업 소점포를 가진 경영자라면 실질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분야가 많으므로 역시 읽어볼만

하겠다.  결국 판단과 결정은 자기 몫이니 그것이 어려운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