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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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월호>의 눈 내리는 풍경과 달리는 기차를 보고 눈꽃열차가 떠올랐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샘터라는 제목 밑에 사시사철 기차여행 '겨울 눈꽃열차'라는 타이틀이 눈에 띕니다. 눈이 많이 내릴 때 운행하는 열차를 통상 눈꽃열차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태백산 눈꽃열차'와 '환상선 눈꽃순환열차'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환상선 눈꽃순환열차의 경우 열세 시간을 달린다고 하니 열차 안에서 샘터를 읽는 것도 꽤나 낭만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이라도 눈꽃열차를 타고 싶어지네요.

 

 

웃으면 복이 온대요. "하나 둘 셋, 항아리!"

 

샘터 첫 페이지를 넘기면 송승진 작가의 사진이 나옵니다. 저는 이 사진이 참 좋습니다. 사진도 좋지만 센스 있는 글귀도 마음에 쏙 듭니다. 여러분도 이 사진 보고 기분이 좋아지셨으면 좋겠네요.

 

할아버지의 부엌수업 <시아버지는 요리하면 안 되나요?>를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 하나 생겼습니다. 조용옥 할아버지의 조언 중 "시금치는 밑동을 남겨서 십자로 갈라야 돼요. 잎만 똑똑 떼내면 살림할 줄 모르는 거라고." 뜨끔. 시금치를 다듬어 본 적이 없는, 살림할 줄 모르는 저는 왜 밑동을 남겨서 갈라야 되는 건지 이해를 못한 것이지요. 그 궁금증이 설연휴에 조금은 풀렸습니다. 잡채에 넣을 시금치를 다듬기 위해 가족이 둘러앉아 시금치를 다듬는데 아버지께서 시금치는 밑부분이 달아서 남겨둬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샘터에서 읽은 할아버지의 부엌수업이 생각났습니다. 어쩜, 오늘 시금치무침을 먹는데 밑동이 특히 달큰하니 맛있더라고요. 부엌수업에서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건 정말 맛있는 부분을 잘라내면 살림할 줄 모른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틀렸다면 저는 시집가긴 글렀네요.

 

축구 수집가의 보물창고 <태극기가 으르렁으르렁>을 보면 새해 첫 패패인 한국과 멕시코전의 0대4는 참패도 아닌 듯합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헝가리와 0대 9의 참패를 기록한 적도 있으니까요. 물론 그때와 지금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겠지만요. 아무쪼록 이번 참패로 인해 월드컵에 대한 기대치는 많이 떨어졌지만, 대표팀이 끝까지 잘 싸워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샘터 2월호 특집 주제는 <매를 맞았다>입니다. 선생님, 아버지, 어머니, 심지어 장인에게 맞은 일까지 매를 맞은 사연도 가지각색입니다. 이번호 특집을 통해 제가 지금껏 맞았던 사랑의 매를 추억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앞으로 맞을 일 보다 때릴 일이 더 많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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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미술여행 - 루벤스에서 마그리트까지 유럽 미술의 정수를 품은 벨기에를 거닐다
최상운 지음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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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벨기에의 전신이 된 플랑드르 지방은 프랑스, 이탈리아와 함께 유럽 미술을 전개하는 데 가장 중요한 무대 중의 하나였던 곳이다. 따라서 유럽 미술을 이해하려면 플랑드르 미술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플랑드르 미술여행>은 예술 여행을 즐기는 최상운 작가가 벨기에를 거닐며 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미술 여행 에세이로, 벨기에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다. 전반부에서는 주로 성서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소개된 반면에 후반부에서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그리트, 앙소르, 멤링의 작품이 가장 많이 소개되었는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마그리트의 작품이 특히 좋았다. 또한 저자가 들려주는 작품해설과 작품에 관한 에피소드는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작품만 봐서는 보이지 않던 부분이 작품해설을 읽고 난 후에 보인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아무리 좋은 미술 작품이라 할지라도 미술 작품만 보다 보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중간중간 '보트에서 본 운하', '운하 주변의 신발이 걸린 골목' 등 벨기에의 풍경도 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작품과 작품해설의 페이지가 다를 때는 넘겨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낯선 미술 용어에 대한 설명이 따로 없어서 아쉬웠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들과 그에 대한 설명을 옮겨 본다.

 

얀 마시의 <유디트>는 구약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은 것으로, 서양 회화에서 많이 다루었던 주인공 유디트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 속 유디트는 상반신에 투명한 베일을 걸치고 번쩍이는 액세서리로 치장했다. 정숙한 여인이었던 그녀는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음란한 여자로 꾸민다. 이런 차림을 하고 잘 알려진 이야기처럼 그녀는 유대의 적인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해 술을 먹인 후 그의 목을 벴다.(p.156)

 

 

야콥 요르단스의 <노인은 노래하고 어린아이는 피리를 분다>라는 작품의 제목은 속담에서 가져왔다. 그 의미는 예나 지금이나 불변의 지리인 "아이는 어른을 따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속담이나 우화에서 모티프를 가져와서 그리는 것 역시 당대의 장르화에 속한다.(p.164)

 

 

앙소르의 작품 <슬퍼하는 인간>은 영화 <올드보이>에 나온 그림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다. 어느 날 갑자기 납치되어 감금당한 주인공 오대수의 방에 걸려 있던 그림. 그 아래에는 19세기 미국의 시인 엘라 윌콕스의 시 <고독>의 한 구절인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그러면 너만 울 것이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p.174)

 

대 루카스 크라나흐의 <비너스와 에로스>는 기원전 3세기 그리스 시인이었던 테오크리토스가 남긴 우화의 일부를 그린 것이다. 꿀통을 훔치려다가 벌에 쏘이고 있는 사랑의 신 에로스가 어머니 비너스에게 이 작은 동물들에게 물려서 아프다고 불평한다. 그러자 비너스는 아들에게 "너 역시 작았고 너의 행동으로 생긴 아픔은 훨씬 컸다"고 답한다. (중략) 사랑의 신 에로스는 방금 훔친 꿀통을 들고 있다. 그것은 즉각적인 쾌락의 원천인 동시에 근심을 가져오는 물건을 상징한다.(pp.212~214)

 

 

마그리트의 <귀환>은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작품이다. 작품을 보면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배경으로 몸에 구름이 새겨진 거대한 새가 날아간다. 그 아래로 새의 알이 들어 있는 둥지가 보인다. 이 그림에서도 잘 나타나듯 마그리트 그림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낙관주의다.(p.287)

 

 

<이미지의 탈주>는 마그리트의 유명한 모티프 중의 하나인 담배 파이프에 관한 것이다. 이전 작품에서 파이프 그림 밑에 적었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글은 여기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기를 계속한다"로 바뀌었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당신은 내 파이프에 담배를 채울 수 있나?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단지 재현일 뿐이다. 그러므로 만일 내가 그림 밑에 '이것은 파이프다'라고 썼다면 나는 거짓말한 것이 된다"라는 말을 남겼다.(pp.3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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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펫 6 - 횡설수설 앵무새의 노래 좀비펫 시리즈 6
샘 헤이 지음, 사이먼 쿠퍼 그림, 양숙현 옮김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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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열한 살이 된 조 에드먼즈(이제 열두 살이려나?)는 애완동물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엄마의 알레르기 때문에 집에서는 동물을 기를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조는 찰리 삼촌한테서 딱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고대 이집트의 부적을 선물 받는데…….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조가 바라던 애완동물은 나타나지 않고, 이상한 좀비펫이 나타난다. 졸지에 보호자가 된 조는 좀비펫이 편안히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을 해결해 주어야만 한다. 그렇게 문제가 시작되는데……. 

 

조가 기술가정 시간에 과일 스무디를 만드는 중이었다. 뚱보 햄스터, 소심한 고양이, 극성맞은 개, 까칠한 금붕어, 초조한 토끼에 이어 이번에는 횡설수설하는 앵무새가 나타났다! 앵무새의 등장으로 교실은 금세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조가 팔을 휘저으며 "그만해"라고 소리치자, "그만해"라고 따라 말하는 앵무새. 장난을 마친 앵무새가 조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난 버디야, 네 도움이 필요해!"

 

머리에 꼬맨 자국이 있는 버디는 무슨 사연이 있어 조를 찾아왔을까? 조를 따라다니며 "하나, 둘, 신발 끈을 매자, 셋, 넷, 문을 두드리자!"라며 횡설수설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거울을 쪼며 "뽀뽀해 줘, 뽀뽀해 줘."라고 재잘거리는 버디의 매력에 빠져 보자.

 

동화 중에는 너무 교훈적이어서 아이들이 읽기에 재미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좀비펫 시리즈는 아이들이 한 번쯤은 키워 보고 싶어 했을 애완동물에 좀비라는 소재를 접목시켜 재밌기까지 하다. 조카에게 좀비펫을 읽어 줬는데 또 읽어 달라고 했으니 말이다. 좀비펫을 통해 아이들에게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면 더 좋은 독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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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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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샘터 1월호> 리뷰로 시작하게 됐네요. 샘터의 첫 장을 넘기면 남인근 작가가 찍은 강원 대관령 양떼목장의 사진이 보입니다.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온통 눈으로 뒤 덮인 사진이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 우리 모두는 작가의 말처럼 2014년이 시작됨과 동시에 '다시, 벅찬, 백지 한 장.'을 받은 셈입니다. 그 백지를 한 자 한 자 채워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겠지요. '원주의 슈바이처' 곽병은 원장님처럼 한 해를 봉사로 채워가는 분들도 있겠고, '기차여행 고수' 박준규 씨처럼 기차여행으로 한 해를 채워가는 분들도 있겠지요. 무엇보다 2014년에는 여러분의 행복과 다른 사람의 행복을 채우는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는 새로 맞이한 2014년의 설렘에 '아침에 눈 떴을 때 내가 보는 모든 것'(chsung)이 행복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2014년이라고 마냥 행복한 한 해가 될 수는 없겠지요. 늘 그랬던 것처럼 힘든 일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행복은 '힘들어도 참고, 더러워도 참고, 너를 위해 참고, 우리의 편안함과 따뜻함을 위해서 나 하나쯤 참는 것(hoahyeok)'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읽지 못한 위대한 책이 많다는 사실(suki0311)'에 행복해 하는 분도 있으시지요? 저도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을 방학 때 읽을 생각을 하면 설렌답니다. 특히 MBC 개그맨 김경진 씨 등 새로운 필자들의 등장으로 새로워진 <샘터 1월호>를 보니 벌써부터 <샘터 2월호>가 기다려집니다.

 

그렇다면 2014년에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샘터 1월호> 나를 움직인 한마디는 골프선수 박지은의 <그렇게 안 되면 차라리 바꿔봐요>입니다. 마이클 라보 코치는 절정의 샷을 구사하던 그녀가 정작 그린에서 무너지자 무척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때 라보 코치의 친구인 한 레슨 프로가 그녀를 응원하러 왔다가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그렇게 안 되면 차라리 크로스 핸디드 그립을 해보지 그래요?" 그렇게 12년간 계속해오던 퍼팅 그립을 하루아침에 바꿨으니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그녀는 크로스 핸디드 드립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마지막으로 안 되면 되게 하는 고집을 버리고, 새롭게 바꿀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행복일기 <차별과 선의는 편견 한 장 차이>에서는 정년 뒤 재능기부를 하는 임소천 씨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지난 여름, 민속박물관 체험학습에 동행했습니다. 이날 체험은 부채에 부를 상징한다는 목단과 나비, 벌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양옆의 사람이 힘들어하면 도와주면서, 틈틈이 아내에게 선물할 부채를 색칠했다고 합니다. 그때 강사님이 "아저씨, 그렇게 잘 그리면 다른 사람이 해준 줄 알아요"하며 지나갔답니다. 칭찬인가 싶었는데 센터 간사가 "그분은 봉사자세요!" 하니 강사님이 홍당무 같은 얼굴이 되었습니다. 그분은 임소천 씨가 장애인인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장애인은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이처럼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보지 못하게 눈을 가리고, 그 사람이 잘할 수도 있는 일까지 뺏어버리는 편견을 버리는 한 해가 되어야겠습니다.

 

뉴욕에서 띄운 진주알 편지 <우주는 웃고, 나는 세운다>를 연재하시는 현경님이 해마다 세우는 한 해 계획의 공통점들을 보며 공감했습니다. 그것을 옮기면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1. 항상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계획을 세운다.

2. 내가 세운 계획의 우선순위가 삶의 상황에 따라 많은 경우 후 순위가 되었다.

3. 세운 계획이 그 해에는 다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사이에 거의 이루어졌다.

4.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계획들이 있는데 몇 년이 지나고 보니 그 계획들이 이제 내 인생에서 더 이상 필요하거나 중요한 것들이 아니다.

5. 작게는 세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인생 설계에 도움이 되었는데, 크게는 내 삶이 내 뜻이 아니라 우주의 큰 뜻에 의해 이끌어진 것을 절감한다.

 

2014년 많은 계획들 세우셨죠? 그 계획이 올해 다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지는 마세요. 올 한 해를 최선을 다해 보낸다면 몇 년이 지난 후에 이루어지는 계획들도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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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놀이가 먼 훗날 역사가 된단다 - 한국 민속학의 개척자, 월산 임동권 샘터 솔방울 인물 14
남찬숙 지음, 최지은 그림 / 샘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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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쇠고 있는 설날이 일제 강점기 때 사라졌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은 민족 말살 정책으로 우리의 전통 명절인 설을 지내지 못하게 했습니다. 여전히 우리 민족은 설날을 명절로 여겼지만, 신정이 있다는 이유로 해방된 이후에도 설날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지요. 설날은 1985년에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겨우 1일간 공휴일로 지정된 게 다였습니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설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건의를 올리고, 장관을 설득해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낸 분이 바로 월산 임동권 선생님입니다. 임동권 선생님의 노력으로 우리 민족은 1989년 정월 초하루부터 오늘날의 설날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놀이가 먼 훗날 역사가 된단다>는 이처럼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연구하고, 계승시킨 민속학자 임동권 선생님의 일대기로,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화입니다.

 

월산 임동권 선생님은 서낭당, 공동묘지, 도깨비 둠벙, 장승 등 옛이야기들이 살아 숨 쉬는 충청남도 청양군에서 자랐습니다. 임동권 선생님은 원래 소설가를 꿈꾸었지만, 우리나라에 민요를 연구하는 사람이 아직 없다는 방종현 선생님의 말에 본격적으로 민요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임동권 선생님은 두 달 치 월급을 몽땅 털어 당시에는 KBS 방송국에도 세 대밖에 없을 정도로 귀했던 녹음기를 구입하는 등 민요 채집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또한 임동권 선생님은 우리나라에서 민속학이 생소한 학문이었을 때, 우리나라 최초로 대학에 민속학과를 만들어 민속학(예전부터 민중에 전해 내려오는 풍속이나 신앙, 습관 등을 조사하여 민족의 전통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을 당당한 학문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민속학과뿐만 아니라 민속악에 초점을 둔 국악과, 사진학과를 신설하기도 하셨어요. 임동권 선생님은 때로 어떤 글이나 말보다 잘 찍은 사진 한 장이 더 효과적인 민속자료가 된다는 깨달음을 통해 사진의 가치를 내다본 것입니다. 선생님은 우리의 전통 문화인 강강술래, 은산 별신제, 강릉 단오제 등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데 공헌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우리의 것보다 외래의 것이 더 좋은 것이라는 편견에 맞서 우리 것을 지켜내셨지요. 1970년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것이 빠르게 사라져갈 때 안타까워하며 하나라도 더 보존하고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신 분입니다.

 

책을 다 읽고 우리의 전통 문화를 지켜기 위해 한평생을 민속학자로 살아오신 월산 임동권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습니다. 선생님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의 민속학을 연구하고, 계승시킬 수 있는 민속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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