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 다이빙 -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나는 행복을 찾아, 일센치 다이빙
태수.문정 지음 / FIKA(피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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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에서 진행한 후기를 남기는 조건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은 책임을 밝힙니다.

1cm 다이빙이란

실제로 하는 다이빙은 아니고, 비유다. 그러니까 풀어서 설명하자면 이렇다.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날 만큼 작은 행복.

위의 책, 19쪽.

이 책을 펼쳤다가 나는 얼떨결에 3호가 되었고,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되었다.

3호의 1cm 다이빙


 

'Q. 내가 나에게 주고 싶은 선물 리스트'(55쪽)를 적으란다. 너무 비싼 건 못 사니까 적지 말라는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A. 스피디 피커스, 스플렌더 확장판, 김동식 소설집(3월 중순 출간 예정), 볼텍스

조언대로 너무 비싼 건 적지 않았다. 보드게임 3개와 책 1권을 적었는데 그중의 하나는 벌써 나에게 선물했다 ㅋㅋ

 

'Q. 버리고 싶은 나의 모습 한 가지'(88쪽)라…

A. 누가 뭐라고 하면 확대해석 하고 과도하게 멘붕을 겪는 것

듣기 싫은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 있는 무던한 마음을 갖고 싶다.

Q. 나의 인생 영화를 소개해본다면(105쪽)

'A. 겟 아웃, 기생충'을 꼽겠다. 메시지가 많은 영화가 내 취향이다.

Q. 내 멋대로 자소서를 써보자(111쪽)

A. 막 뛰어난 건 없지만, 잡다하게 조금씩은 할 줄 압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부려먹으세요^^

Q.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요?(130쪽)

A. 보드게임, 잠, 넷플릭스

요즘 셋 다 만끽하는 중 ㅎㅎㅎㅎ



Q. 꿈에 대한 나의 생각 적어보기(167쪽)

A. 꿈만큼이나 꿈을 이루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루기까지) 너무 괴로운 꿈은 악몽일 뿐이다. 악몽이라면 깨어나야 한다.

Q. 소확행은 너무 커서 최소확행(191쪽)

A. 위드피아노 음료 먹기, 보드게임 한판

내가 위드피아노에 자주 가는 이유들 ㅋㅋㅋㅋ

Q. 요즘따라 배워보고 싶은 것(198쪽)

A. 수영, 복싱, 플라잉 요가

요즘은 피아노를 배우고 있으므로 일단 보류!!

Q. 마감기한이 죽기 전까지라면 이루고 싶은 것(207쪽)

A. 그림책 출간하기

Q. 다가올 불행을 대비할 나만의 방법(216쪽)

A. Money Money Money

돈이 최고인데 대비가 안 되어 있다. 갑통알...

3호의 종료일지

이 책의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어떨 때 즐거운지를 잘 알게 되었다. 나는 보드게임과 김동식 소설을 좋아하고, <겟 아웃>, <기생충> 같은 메시지 있는 영화가 취향이며, 스트레스는 잠을 자거나 넷플릭스를 보며 푼다. 위드피아노 음료를 마시는 것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고, 피아노를 어느 정도 배우고 나면 수영, 복싱, 플라잉 요가 같은 새로운 운동을 배울 계획이다. 근래에 한 문장도 안 썼지만,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도 있다.

그렇다. 내 인생에도 즐거운 일은 있었다!

3호가 만난 책 속의 문장들

스물셋, 더 이상 가족을 탓하기엔 TV에서 나와 동갑인 연예인들이 부모님에게 집을 선물하고 있었다. 나는 내세울 게 없었고, 남은 희망은 일을 잘하는 것뿐이었다.

위의 책, 83~84쪽.

서른, 나는 일도 잘 못했다. 남은 희망은 논술을 잘 가르치는 것뿐이다.

어른스럽고 의젓하다던 엄마 딸이 철딱서니 없이 자꾸만 출근길에 차에 치여서 며칠이라도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건 당연히 더더욱 말할 수 없었다.

위의 책, 138~139쪽.

회사에 다닐 때, 우연한 사고로 한방에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프리랜서로 자유롭게 사는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다.

자주 막히는 화장실 하수구, 눈앞에서 놓쳐버린 버스, 갑자기 마주한 비, 라식 수술 때문에 와버린 안구 건조증, 수건에서 나는 물비린내, 흰옷에 묻은 고추장, 거리낌 없이 새치기하는 할아버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잔소리만 하는 할머니.

나는 매일 그 작고 작은 것들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 불행해졌다.

(중략) 불행에 민감한 만큼 행복에도 민감해보고 싶다.

위의 책, 158쪽.

불행은 그만 캐치하고, 행복에 1cm만 더 가까이 가 보자!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 나는 꿈이 없다. 굳이 있어야 한다면 그냥 편안하게 살고 싶다. 꿈 때문에 새벽에 들어오고 친구를 멀리하고 가족과 소원해지고, 또다시 그런 삶을 살 수 있을 만큼 지금의 나는 용기 있지 않다.

위의 책, 166쪽.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거의 그대로 써 놨네. 나는 행복밖에 바라는 게 없다. 꿈은 이루면 좋고, 못 이루면 어쩔 수 없고.

어떤 날은 너무 힘들어서 근처 사는 친구에게 털어놓았는데, 친구는 왜 나까지 힘들게 하냐고 말했다. 오래된 친구니까 잘 들어줄 거라 생각했던 건 모두 착각이었다.

위의 책, 210쪽.

나는 너무 힘들었고, 내 하소연으로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했다. 이런 내 감정을 외면하는 사람들에게는 몹시 서운했고, 배신감까지 느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내 힘듦을 매일같이 들어주었던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그들이 내 감정 쓰레기통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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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 재테크! - 네이버 No.1 재테크 카페 월재연 슈퍼루키 10인의 이야기
월재연 슈퍼루키 10인 지음 / 진서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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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된 재테크책 <90년생 재테크!>

제목이 <82년생 김지영>을 닮아서일까. 아니면 내가 90년생에 가까운 91년생이기 때문일까. <90년생 재테크!>란 제목을 보자마자 강한 끌림을 느꼈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30세 전후의 독자층을 확실하게 공략할 수 있을 것 같은 제목이다. 한마디로 제목 잘.뽑.았.다!

ID 지늉 님의 블로그테크 파트 특히 유익해

내가 블로거이다 보니, 지늉 님이 쓰신 '데이트 비용? 하나도 안 들어요! 1년에 1,000만원 블로그테크!' 파트가 특히 유익했다. 체험단 신청할 수 있는 곳이 이렇게나 많다니! 메모를 안 해 둘 수가 없다.

(중략) 사이트 구축이 잘돼 있는 곳일수록 신청하는 블로거들이 많아 경쟁률이 높아요. 대표적으로 '디너의여왕', '레뷰(구 위블)'가 있는데 인기 있는 체험 같은 경우 적게는 100명 많게는 1,000명 단위로 몰리다 보니 당첨되기 어렵더라고요.

이 두 사이트 외에도 '서울오빠', '미블', '티블', '리얼리뷰', '포블로그', '마녀체험단', '포피플', '애경 서포터즈' 등도 홈페이지가 구축된 블로그 체험단 사이트예요.

이외에 블로그나 카페도 있는데 블로그의 경우 '쉬즈블로그'~'쉬즈블로그6'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드루와체험단', '암행어사', '우리오늘만나', '꿀같은 체험', '파블로체험단', '놀자블로그', '오마이블로그', '핫블', '유리뷰', '블로그원정대', '하트블로그'에서도 이웃목록을 확인하면서 방문할 때마다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신청하고 있어요.

카페는 '사장이랑 블로거랑', '똑똑체험단', '블로그바스켓', '엔서스체험단', '인천블로그 체험단', '시원뷰', '루자크컴퍼니', '베스트 체험단', '퀸25', '더먹자' 등을 이용해요.

월재연 슈퍼루키 10인, <90년생 재테크>, 진서원, 59쪽.

여기에 더해 체험단 신청 팁까지 전수받으면 백전백승! 아~~ 진작 알았으면 더 많은 체험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이제부터 체험단은 내가 휩쓴다!!

처음 블로그 체험단에 진입하는 분들은 ①카페→②블로그→③사이트 순서로 신청하는 게 좋아요. 카페나 블로그는 선정 확률이 높지만, 진입권이 높은 사이트부터 신청하면 많은 사람들과 경쟁해야 해서 선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우선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면서 범위를 확대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위의 책, 62쪽.

ID 단쨩 님께 배우는 퇴사 후 재테크 방향

단쨩 님은 외식비, 도서비, 교육비 등을 무료로 체험하는 블로그 체험단으로 생활비를 많이 아낄 수 있었다고 한다. 블로그 체험단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포스팅을 열심히 하게 되어 네이버 애드포스트로 들어오는 부수입까지!(90년생 재테크의 기본은 블로그인 건가.) 이 밖에도 앱테크, 전공 자료 판매, 중고 판매 등으로 버는 수입이 한 달 평균 30만~50만원 정도라고. 이처럼 부수입만으로 한 달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모두 충당하며 퇴사 후 삶에도 만족하신다니 부럽고 또 부러울 뿐이다.

어음

가끔 특판으로 세전 5% 어음이 나올 때가 있어요! 튼튼한 상품인지 확인 후 특판 상품에 가입하기도 합니다.

출자금

예금자보호가 되진 않지만, 동네에 있는 새마을금고가 잘 운영 중인 걸 확인하고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출자금을 넣고 있어요. 이자소득세를 감면받을 수도 있고, 배당금도 높아서 좋아요.

ID 너구리팬더 님 명언학원이라도 다니시나요?

ID 너구리팬더 님의 '긍정이 체질! 경기도 월세에서 인서울 신축아파트 입성!' 파트에는 순자산 0원으로 시작해 종잣돈 8,000만원을 마련한 비법에서부터 다주택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담겼다. 그 과정도 도움이 되지만, 어째 좋은 명언들이 더 뇌리에 꽂힌다. 그의 명언들을 공유하며 서평을 마친다.

일을 벌인 사람은 실패해도 그로부터 교훈을 얻지만

일을 벌여보지 못한 사람은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위의 책, 207쪽.

99%는 몽상으로 끝날 것임을 알면서도

그 99%의 몽상이 최후의 1%를 이끌어내 큰 결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의욕적으로 여기저기 관심을 기울입니다.

위의 책, 209쪽.

세상일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악재가 있다면 그 안에서 호재를 찾을 수 있지요.

악재를 만나서 그대로 주저앉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기회로 삼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위의 책, 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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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까진 아니지만 - 명확히 설명 안 되는 불편함에 대하여
박은지 지음 / 생각정거장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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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하고 말하는 이유

한 신문사에서 쓴 '당신의 여자친구가 페미니스트라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았다. 남성만 참여한 설문인데, '당신의 여자친구가 페미니스트라면?'이란 질문에 74.7%의 남성이 부정적으로 답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서 말이 안 통할 것 같다'(30.7%), '왜 페미니스트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30.7%), '남들한테 창피하고 소개하기 꺼려져서'(4%), '외모적인 문제 때문에(노브라, 숏컷 등)'(4%) 등이 꼽혔다.

페미니즘이 곧 여성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불균형한 사상인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 속에서 많은 여성들이 발언할 기회마저 잃는다. 당장 모두가 만족할 만한 답을 낼 수 없다면 대화조차 단절되어야 할까. 우리는 다 같이 힘들어지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좋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박은지, <페미니스트까진 아니지만>, 22~23쪽

이처럼 페미니즘이 '불균형한 사상'인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은 선뜻 여성이 억압받는 현실에 대해 발언하기가 힘들다.

나는 나와 다른 의견을 마주했을 때 그냥 입 다무는 것을 좋아했다. 정 껄끄러우면 그 사람과 조금씩 멀어지면 그만이었다. 내가 옳다고 믿는 신념으로 인해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위의 책, 6쪽

때론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여성이라 겪는 불합리한 상황을 참고 받아들일 때도 많다.

며느리들이 시댁에서 요리와 설거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서 아무도 칭찬하지 않는데, 남자들은 조금만 움직여도 좋은 남편, 자상한 남편이 된다. (중략) 결국 좋은 남편의 커트라인은 좋은 아내에 비해서 너무나 낮게 설정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좋은 아내는 거의 원더우먼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위의 책, 49~51쪽

예를 들어 남편이 집안일을 하면 '자상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내가 집안일을 한다고 해서 아무도 '자상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런데 맞벌이하는 아내가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아내로 평가받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성별에 의해 규정되는 힘든 지점에 공감하며 논의하고 시선을 바꾸어보자

'여자만 힘들어? 남자는 더 힘들어!' 그런 식으로 누가 더 힘든지 따지고 재어보자는 것이 아니라, 성별에 의해 규정되는 힘든 지점에 공감하며 논의하고 시선을 바꾸어보자는 뜻이라고 나는 이해했다.

위의 책, 18~19쪽

남성이 안 힘들다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타고난 성별로 인해 각자 더 힘든 점이 분명히 있다. 누가 더 힘든지 따지기보다는 고정적인 성 역할에서 벗어나 서로의 힘든 지점에 공감하며 조금씩 바꾸어 보면 어떻겠냐는 것이다.

주변에서 시댁 명절이나 제사 등의 일로 동서지간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자주 본다. 남편들의 집안 행사에 아내들이 역할을 분담하며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의 정도를 가늠하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이다. (중략) 왜 아무도 그 부엌에서의 남자들 역할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 것일까? 왜 동서가 밉고, 시어머니가 미워야 할까?

위의 책, 217쪽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며 읽은 부분은 위 문장이었다. 명절 때면 집안일을 더 하고 덜 하냐에 따라 동서지간, 고부간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를 나도 자주 보고, 들었다. 아마 '여자가 마땅히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과 '여자만 집안일을 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부딪히기 때문일 것이다. 왜 여성들만 서로를 불편해해야 할까? 누구도 누구를 미워하지 않는 명절을 위해 다 같이 집안일을 분담하거나 효도는 셀프로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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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운전하고 오겠습니다 - 인생은 대리가 아니니까
김희철 지음 / 동아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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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차가 없기 때문에 대리 운전을 이용해 본 적이 없다. 차가 있더라도 술자리를 늦게까지 즐기지 않는 성격상 차를 가지고 술자리에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대리 운전을 부를 일이 없지 않을까? 내가 경험해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경험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대리 운전의 세계가 궁금했다.

그럼 잠깐 탑승해 보겠습니다.

밤에 대리 운전을 뛰다 보면

거리에서, 버스에서, 서울 외곽 아파트촌에서

자주 마주치는 대리기사들이 마치 길고양이처럼 느껴졌다.

위의 책, 뒤표지글

차례 다음에 고양이 사진이 나오길래 시작부터 생뚱맞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뒤표지를 보고서야 알았다. 대리기사들을 길고양이에 빗댄 것임을.

콜을 기다렸는데 콜 뜨기가 무섭게 0.0001초 만에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술자리가 별로 없어 대리기사 부르는 수요도 많지 않은데,

나처럼 한푼 벌어 보겠다고 나선 대리기사는 엄청나게 많기 때문일 것이다.

위의 책, 31쪽.

대리 기사들은 먹고살기 위해 콜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콜 사라지는 속도가 체감 0.0001초란다. 콜 경쟁을 통해 경기가 좋지 않음이 체감되어 씁쓸하고, 대리 기사의 고충이 느껴져 짠했다.

택시기사나 대리기사들의 큰 고충은

생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예고하고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출몰하기 때문에

한푼이라도 더 벌려고 밥때를 놓치거나

여유롭게 화장실에 갈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위의 책, 69쪽.

고충은 그뿐만이 아니다. 바로 참는 것이다. 대리기사는 배고픔을 참고, 생리현상을 참으며, 진상 취객의 무례까지 참아내야 한다. 대리기사를 왜 길고양이에 빗댔는지 알겠다. 영락없는 길고양이 맞구나.

모든 차가 하이패스를 이용하면 통행료 받는 아주머니들은 직업을 잃겠지.

무인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대리 운전이라는 직업은 사라지겠지.

사라지는 걸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만큼 부질없는 짓은 없지.

위의 책, 138쪽.

시대가 바뀌면 사라지는 직업이 생기기 마련이다. 저자는 무인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대리 운전이라는 직업이 사라질 것이고, 사라지는 걸 기록하는 것이 다큐멘터리만큼 부질없다고 한탄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사라질지도 모를 직업에 너나없이 뛰어든 사람들로 인한 심한 콜 경쟁을 보라. 이것은 단순히 대리 운전의 기록이 아니다. 이 시대 가장들의 삶의 무게에 대한 기록이고, 밥벌이의 설움에 대한 기록이다. 그래서 의미 있다. 대리기사란 직업이 사라져도, 삶의 무게와 밥벌이의 설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호텔 주차장에서 뱅글뱅글 올라오는 통로의 입구를 지나다가 차 범퍼가 콘크리트 턱에 걸려 흠집이 났다.

보험사에 전화해서 사고 접수를 하고 이십여 분을 기다리자 담당자가 나타났다. 앳된 차주는 내가 최대한 적게 배상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고맙긴 했지만 월요일쯤 나올 배상금이 얼마나 될까 걱정된다.

대리 운전은 정말 답이 없구나. 어서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위의 책, 205쪽.

열심히 벌어도 사고가 나면 일주일 치 수익이 원점인 직업, 대리 기사.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과 무척 닮아 있다.



정리하자면 <잠깐 운전하고 오겠습니다>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대리 운전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를 잘 엮은 책이다. 이 일에 종사하는 분들이나 이 일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대리 운전의 기록이다 보니 차주에 대해 평가하는 부분이 없을 순 없지만, '여자는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비호감 얼굴(75~76쪽)' 같은 외모 평가 등은 적절치 못해 보였다.

또한 저자만 아는 인물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가령 '김태오 회장님과 제주도에서 데려온 고양이'라는 문장을 읽으면 '김태오 회장님이 누구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장 외에도 인물이 설명 없이 툭 튀어 나올 때가 종종 있었다. 이런 부분을 조금만 친절하게 다듬으면 좀 더 글이 잘 읽힐 것 같다.

아무쪼록 잠깐의 탑승이었지만, 어느새 끝장에 도착해 내려야 할 때다.

부디 좋은 콜 많이 잡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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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일로 잘 먹고삽니다 - 꿈업일치를 이뤄 낸 31명의 job톡
강이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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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일로 잘 먹고삽니다>에는 꿈업일치를 이뤄 낸 31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의 직업을 살펴보면


배우, 개그우먼, 뷰티블로거, 크리에이터, 리포터, 바리스타, 인플루언서, 프로 러너, 씨드오일 테라피스트, 간호사,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브랜드 사업가, 공간기획자, 화장품 브랜드 대표, 가드닝 전문가, 주얼리 디자이너, PD, 방송 콘텐츠 제작자, 대학교수, 에디터, 모델, 브러시 개발자, 브랜드 컨설턴트, 필라테스 강사, 비서, 호스피스, 한의사, 손모델, 일러스트레이터.


다양하다 못해, 별별 직업이 다 있구나 싶다.

수많은 직업 가운데 나에게 딱 맞는 직업은 뭘까


고민 중이라면 이 책이 답은 줄 순 없어도, 힌트는 줄 수 있을 것이다.


"직업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힌트가 될 만한 책을 쓰고 싶었다."

-에필로그 중에서


솔직히 밝히자면, 31가지 이야기 가운데 평소 알고 있던 연예인들(배우 이시영, 개그우먼 김지민, 톱모델 송해나)의 이야기가 가장 궁금했다. 저자도 그걸 간파하고 제일 앞부분에 이들을 배치한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한 살 한 살 나이는 먹어가는데 포기하고 놓아버리기에도 너무 늦었고,

그래도 뭔가를 계속하고 있다는 게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존감으로 같이 쌓여갔어요."

-끝없이 희망으로 도전하는 배우, 이시영


내 롤모델 중 한 명인 배우 이시영. 그녀처럼 한 해 한 해 자존감을 쌓아간다면,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을 것 같다. 나이는 먹어도 자존감은 늙지 않도록 도전, 또 도전!


주변의 권유에 따라 움직이면서 삶은 많이 바뀌었지만

그때마다 무궁무진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예능과 쇼양을 접수한 미친 존재감, 개그우먼 김지민


때론 나보다 주변 사람이 내 재능을 더 잘 발견해 준다는 의미 같다. 지인들의 말을 귀담아 듣고 볼 일이다.


어느새 운동은 습관이 되었고 때문에

극단적인 관리를 하지 않아도

모델로서 항상 준비된 몸이 되어 있었다.

-승무원 지망생에서 대한민국 톱모델로, 송해나


이런 프로페셔널한 모습 멋... 요즘 바쁘단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 했는데, 다시 습관을 들여서 크리에이터로서 항상 준비된 몸을 만들어야겠다.

 

그 다음으로,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직업인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 그리고 생소해서 더 궁금한 직업인 브러시 개발자와 손모델 이야기를 인상 깊게 읽었다.

취미 삼아 한 일이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어요.

-코스메틱의 완성, 화보장인 뷰티크리에이터 엠마뷰티


취미 삼아 하고 있는 내 유튜브(http://bit.ly/30n2Tyo)도 대박 좀 났으면 좋겠다. 성덕이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즐겨 보자!!


뛸 수 있는 곳, 뛰는 사람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지 쉬지 않고 따라다녔더니

SNS에서 인기를 얻었고 광고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취미가 직업이 된 인플루언서, 프로 러너 안정은


열심히 마라톤을 했던 때가 떠오른다. 안정은 러너를 보니, 다시 뛰고 싶다!


브러시는 화장품에 따라오는 악세사리 같은 개념도 갖기 때문에 화장품에 따라 어떤 브러시의 형태가 필요한지 화장품 트렌드와 시장조사도 필수다.

-경영학도에서 브러시 개발자가 된 최이윤


쉬운 게 없다더니, 브러시 하나도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구나.


자외선에 손이 그을려도 안 되기 때문에

최근 10년간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는 건

꿈도 꿔본 적이 없다.

-고소영, 이나영, 이영애, 전지현핸드모델계의 톱스타 윤선영


손모델이 제일 꿀직업일 거란 생각 역시 편견이었다. 핸드크림을 수시로 바르며 관리하고, 운전할 때, 씻을 때, 사람이 많은 곳에 갈 때는 항상 장갑을 착용하며 손을 보호해야 하는 직업이란다. 손모델의 삶을 상상만 해도 손이 갑갑해지는 것 같다.

  

이들의 노력과 열정을 보면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 에너지가 나에게 옮겨 오는 기분, 바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위에 적힌 직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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