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 빈곤과 불평등의 세기를 끝내기 위한 탈성장의 정치경제학
제이슨 히켈 지음, 김승진 옮김, 홍기빈 해제 / 아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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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기에서 서문을 읽었다. 안 살 수가 없다. 그 짧은 서문에 모순과 위기의 본질이 담겨있다. 본문에서 그 상세한 전말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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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테일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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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스티븐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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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대한 열 가지 신화 - 유대인 역사학자의 통렬한 이스라엘 비판서
일란 파페 지음, 백선 옮김, 이희수 감수 / 틈새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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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주장은 명확하다. 시온주의는 식민주의고,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짓은 인종 청소라는 거다. 저자는 이스라엘의 범죄를 뒷받침하는 견고한 10가지 신화에 균열을 일으킨다. ‘강에서 바다까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제 자리를 되찾고, 평화가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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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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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알게 된건 유시민 때문이다.
2022년인가? 자신이 그 해에 읽은 책 중에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다.
관심 목록에는 넣어뒀지만 딱히 읽고 싶지는 않았다.
빨치산이라니, 생각만 해도 버거운 단어.

근데 내가 하는

독서 토론에 이 책이 채택되었다.
독토 핑계로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시대가 변했구나'
이런 책을 수용하고,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 세상이구나.
80년대 비해서 우리 사회는 이렇게 여유가 생겼구나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80년대가 90년대라면 나올 수가 있었을까?
그런 책을 쓸 엄두를 낼 수 있었을까?
그 당시에 이 책이 나왔다면
좌파든 우파든 받아들일 수가 없었을 거다.

우파는 빨갱이 책이라고 비난했을 거고,
좌파는 변절자 책이라고 비난했을 거다.

80년대에 이 책을 썼다면
결국은 태백산맥이나 남부군 되었을 거다.
근데 지금 세상은 그 만큼의 여유가 생긴 거다.

책을 읽으면서 유시민이 재미있게 읽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보다 몇 년 앞서긴 하지만 60년대에 태어났고,
사회주의 혁명노선이 지배했던 80년대 학생운동권이었던
유시민이라면 당연히 재미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공동체 의식을 가진 부모에게 냉소적인
개인주의적이고 씨니컬한 작가에게 공감이 갔다.

나는 이 책이 화해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좌파와 우파가 싸웠던 시대에 대해,
농촌과 도시가 벌어졌던 전통에 대해,
아버지와 자식이 틀어졌던 가족에 대해.

빨치산의 딸로서 겪었을 숱한 고난과 노고를 속에 담아두고서
훈훈하고 먹먹한 인간애로 외피를 감싸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은 탁월하다.

마치 진한 사골 국물에 고기 만두를 넣어서 끓여진,
맛있는 만두국을 먹는 듯하다.
뜨겁고, 진하고, 계란까지 풀어져 있고, 파도 동동 떠있다.
국물은 진하고 만두는 고소하다.
근데, 그 만두 속 한 가운데는 빨간 매운 속이 살짝 들어가 있다.
빨갱이라는.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빨치산이었던 아버지가 놓아준 순경이,
아버지의 부대에 합류하려고 할 때,
순경을 쫓아낸 아버지와
먼 훗날 다시 만나서 나눈 대화.
두 사람이 나눈 대화다

"왜 그랬능가요? 참말로 한 번 반동은 영원한 반동이라 그랬능가요?"
"질 줄 알았응게"
"예?"
"질 게 뻔한 전쟁이었소. 우리야 기왕지사 나선 몸이제만 그 짝은 사상도 읎고 신념도 읎는디 멀라고 뻔히 질 싸움에 끼울 것이오"
"은혜를 갚을라는 것은 신념이 아닝가요?"
"아니오. 그것은 신념이 아니오. 사람의 도리제. 그짝은 순겡을 그만둔 것으로 사람의 도리를 다했소. 글먼 된 것이오. 긍게 다시는 찾아오지 말고 자개 앞가림이나 함시로 잘 싸시오."

그렇다.
나는 가장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의 도리, '인간애'라고 생각한다. 이념이건 혁명이건 정치건 연애건 인간에 대한 애정이 시작이고 끝이다.

근데 사람의 도리나 인간애란 말은 너무 막연하다. 그래서 나는 그걸 약자에 대한 연민, 어려운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이라고 한정 짓는다. 그게 알파고 오메가다. 그게 없이 지식이고 신념이고 종교고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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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
바버라 킹솔버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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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이틀 만에 다 읽었다. 재미있어서, 그리고 감동적이어서, 슬프면서도 따뜻해서.

재밌는 소설을 읽을 때는 다음 이야기를 빨리 알고 싶어서 후딱 후딱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작은 두려움을 느낀다. 너무 빨리 다 읽을까봐. 그러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이 책은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리메이크 한 책이라고 한다. 20세기 말의 미국을 배경으로. 아버지 없이, 약쟁이 엄마 밑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비참하고 가혹한 현실 속에서 부딪히고, 망가지고, 좌절하고 그러면서도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나는 알아서 태어났다'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주인공은 알아서 태어났다. 그리고 알아서 살아간다. 사람들의 악의와 음모 속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과 호의 속에서. 삶은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면서, 동시에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읽는 내내 미국이라는 자본주의 초강대국에 대해서, 그 안의 무식하고 난폭한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 안의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하게 보던 장면들을 여럿 접하게 된다. 그 중의 하나가 어린 주인공의 엄마가 거칠고 폭력적인 남자와 재혼하는 것이다. 새아빠가 된 남자는 어린 아이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이런 가정 폭력은 미국 드라마, 영화, 소설에서 너무나 흔하게 보는 것이다. 현실이 얼마나 더럽길래 맨날 단골 소재가 될까?

술과 약에 찌들고 총질이나 해대면서 강한 남자 행세하는 놈들이, 어린 아이와 약한 부인에게 폭력을 휘둘러 대는 장면들을 보면 욕이 튀어 나온다.
'이 새끼들아,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아'
왜 감당도 못할 결혼에 그리 목을 맬까? 남자나 여자나?

관료적이면서도 인색한 아동 보호 제도, 사람들을 질병과 고통으로 내모는 건강 보험 제도,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약물 중독, 현실을 잊으려는 듯한 스포츠 영웅주의 등 미국의 많은 모순들. 부자에겐 천국이고, 빈자에겐 지옥같다,

엄마 노릇 제대로 못하던 엄마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죽으면서, 어린 주인공이 거칠고 험악하고 잔인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안타깝고 마음 아프지만, 그저 비극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선하고 낙관적으로 세상을 본다. 세상엔 악인도 많지만 선한 사람들도 많다. 어린 주인공의 삶은 하루 하루가 살아가기 위한 투쟁이지만, 본질적으로 주인공은 낙관적이다. 주인공은 안에 '무슨 일에도 녹지 않을 무슨 금속 같은 게' 있다. 그것은 사랑 아니면 용기일 것 같다. 아니면 둘 다거나.

책 전체에 걸쳐서 애정과 따뜻함이 배어있다. 현대의 다크하고 음울한 작품들과 다르게, 주인공의 잔인하고 가혹한 삶 속에서도 힘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음울한 현실에 절망하기 보다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주인공인 어린 소년에게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는다. 무너지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는 소년의 용기가 나를 위로한다.

결국 가혹하고 사악한 현실에서도 의지와 힘을 잃지 않게 만들어 주는 건 삶과 사람에 대한 낙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낙관은 용기에서 나오는 거고. 개같은 현실을 알면서도, 굽히지 않고 부딪히고 싸워나가려는 용기.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흉칙함 대신 따뜻함과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미래에 대한 기대와 설렘. 아직 끝이 아니다. 이건 시작일 뿐이고, 과정일 뿐이다.

내가 회의적이고 염세적인 건 내가 겁장이라서 그런 거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겁장이. 용기 있는 사람이 시련과 좌절 속에서도 미래를 포기하지 않고 싸워 가려고 할 때, 겁장이는 패배가 두려워 미리 포기 속으로 도망가 있는 거다. .

19세기 찰스 디킨스 소설을 현대를 배경으로 쓴 소설이라서 그럴까? 현대 소설이면서 옛날 소설 같았다. 19세기의 여유랄까 아니면 어눌함? 덜 잔인하고, 덜 사악하고, 덜 파괴적이었다. 그 모든 악을 다루면서도, 그 모든 악의 빈틈과 희망이 느껴졌다.

어린 시절 '올리버 트위스트'나 '소공녀' 같은 어린이용 소설책을 읽으며 느꼈던 즐거움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내가 약간은 순수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약간은 외로와지는 것 같기도 했고. 순수함은 외로움을 동반하는 걸까?

상도 많이 받았는데 궁금한 건 '여성 소설상'이다. 상 이름을 봐서는 여성성이나 여성 문제에 대한 상일 것 같은데, 난 특별히 이 소설에서 두드러진 젠더적 관점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건 내가 남성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이 소설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나이 들어 집중력이 떨어진 나를 몰입시켜 주는 소설. 나에게 감동을 주는 소설. 나를 약간은 순수하게 만들어 주는 소설. 소설의 힘. 이야기의 힘.

이 책을 다 읽었으니 이제 또 다른 재밌는 소설을 찾아야겠다. 소설은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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