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아홉째 구렁에서 단테는 종교나 정치에서 불화의 씨앗을 뿌린 자들의 영혼을

. 그들은 신체의 여러 곳이 갈라지는 형벌을 받고 있다. 처참한 형상으

로 찢어진 무함마드의 영혼이 단테에게 말을 한다. 그리고 메디치나의 피에

르가 다른 영혼들을 소개하며, 보른의 베르테랑은 자신의 잘린 머리를 등불

처럼 들고 있는 소름 끼치는 모습으로 이야기 한다.



 

아무리 쉽게 쓴 말로 여러 번

반복해도 내가 방금 본 피와 상처를

그 누가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분명 어떠한 언어도 부족할 것이니,

우리의 말과 정신의 많은 것을

이해하기에는 충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 행복한 풀리아의 땅에서

트로이아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틀리지 않는 리비우스가 쓰듯이

엄청나게 많은 반지들을 노획했던

기나긴 전쟁을 위해 고통의 피를

흘렸던 사람들을 모은다 해도

또 로베르 귀스카르에게 대적하기

위해 고통스런 타격을 입었던 사람들과

모든 풀리안들이 배신한 체프라노와

늙은 알라르도가 무기 없이 승리했던

탈리아코토에 아직 유골들이 남아 있는

사람들을 모두 한 곳에 모은다 해도

그리하여 더러는 찢기고 더러는 짤린

사지들을 보여준다 해도 아홉째 구렁의

그 징그러운 형상과는 비교할 수 없으리라.

 

나는 덕에서 방귀 뀌는 곳까지 찢긴

한 사람을 보았는데 바닥이 부서져 터진

나무통도 그렇게 망가지지 않았으리라.

다리 사이로는 창자가 늘어져 있었으며

오장이 드러나 보였고 집어 삼킨 것을

똥으로 만드는 처량한 주머니도보였다.

 

내가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동안 그는

나를 보고 가슴으로 열어젖히면

말했다. 자 찢어진 내 모습을 보아라!

 

무함마드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보라!

내 앞에 알 리가 울며 가는데 얼굴이

턱에서 이마 머리털까지 쪼개져 있었다.

네가 여기서 본 자들은 모두 살아서

분열과 불화의 씨를 뿌린자들이었고

그 때문에 이렇게 찢어져 있노라

여기 우리 뒤에는 악마 한 놈이 있어

우리가 고통의 길을 한 바귀돌면

이 무리를 하나하나 또 다시

칼날로 이렇듯 잔인하게 난도질하니

그놈 앞에 다시 도달하기 전에

상처가 다시 아물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다리 위에서 머뭇거리는 너는

누구냐? 아마 저 위에서 네 죄로 심판된

형벌로 가는 것이 망설여지는 모양이구나.

 

스승님이 대답하셨다. 이 자에게 죽음이

이른 것도 아니고 죄가 이끄는 것도

아니며 그에게 충분한 경험을 주려고

이미 죽은 내가 지옥으로 인도하여

들레에서 둘레를 거쳐 여기까지

왔으니 그대에게 말하는 대로 진실이다.

 

그 말을 듣고 백 명도 넘는 영혼들이

깜짝 놀라 아픈 고통도 잊어 버리고

구렁 속에서 멈추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머지않아 태양을 보거든 돌치노

수사에게 전해라. 만약 당장 내 뒤를

쫓아오고 싶지 않다면 식량을 단단히

준비하라고 부족한 식량만 아니라면

달리 이기지 못할 노바라인들에게

쌓인 눈이 승리를 안겨 주지 않을테니까

무함마드는 떠나려고 한 쪽 발을

쳐들고 나에게 이런 말을 한 다음에야

그 발을 땅바닥에 내딛고 떠났다.

 

다른 한 영혼은 목에 구멍이 뚫렸고

코는 눈썹 아래까지 짤려 나갔으며

귀는 단지 한쪽밖에 없었는데

다른 자들과 함께 놀라서 바라보더니

온통 시뻘겋게 피로 물든 목구멍을

열고 다른 자들보다 먼저 말했다.

 

 

, 죄의 형벌을 받지 않는 그대여

너무 닮아 내가 속지 않는다면 나는

저 위 라틴 땅에서 그대를 보았소.

만약 돌아가 베르첼리에서 마르카보까지

펼쳐진 아름다운 평원을 보게 되면

메디치나의 피에를 기억해 주시오.

그리고 파노의 훌륭한 두 사람.

구이도와 안졸렐로에게 알려 주오.

만약 우리의 예견이 헛되지 않다면

흉악한 폭군의 배반으로 인해

그들은 자신들의 배에서 내 던져져

카톨 리가 근처에서 익사 할 것이라고

넵투스도 키프로스와 마요르카 섬

사이에서 아르고스 사람들이나

해적에게 그렇게 큰 범죄는 못 보았으리

한쪽 눈으로만 보는 그 배신자는

여기 함께 있는 자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을 땅을 차지한 그놈은

그들이 회담에 오도록 만든 다음

포카라의 바람에서 기도나

 

맹세를 할 필요도 없게 만들 것이오.

나는 그에게 그대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기 원한다면 그 땅을

보기 싫어하는 자가 누구인지 말해주오

그러자 그는 한 동료의 턱에 손을

대더니 입을 열어젖히며 말했다.

바로 이자인데 말을 못하지요.

이 쫓겨난 자는 준비된 상태에서

기다리면 언제나 손해라고 주장하며

카아사르의 망설임을 사라지게 했지요.

 

. 그토록 대담하게 말하던 쿠리오가

목구멍 속에서 혓바닥이 짤린 채

얼마나 당황해 하는 모습이었던가!

 

다른 한 명은 양손이 모두 잘렸는데

뭉퉁한 발을 어두운 대기 속에 쳐들고

떨어지는 피로 얼굴을 적시며 소리쳤다.

 

그리고 이모스카도 기억해다오!

다 된 일은 돌이킬 수 없다고 한 말은

토스카나 사람들에게 악의 씨가 되었지.

나는 덧붙였다. 내 집안도 죽였지.

그러자 그는 고통에 고통이 겹쳐

마치 미친 사람처럼 이내 가버렸다.

 

나는 남아서 무리를 바라보았는데

순수하다고 느끼는 갑옷 아래에서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좋은 친구인

양심이 나를 보살피지 않는다면

아무 증거도 없이 단지 말로만

묘사하기에는 두려운 것을 보았다.

 

분명히 나는 보았고 지금도 보는 듯하다.

머리가 없는 몸통이 그 사악한 무리의

다른 자들처럼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는 잘린 머리의 머리채를 손으로

잡아 마치 등불처럼 쳐들고 우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 나를 보라!

자신의 몸으로 자기 등불을 마드는 그는

하나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였으니

어떻게 그러한 자는 처벌자만이 있으리.

 

 

그가 돌다리 바로 아래에 이르렀을 때

자기 말을 우리에게 가까이 들이대고자

머리를 든 팔을 한껏 쳐들고 말했다.

 

, 고통스러운 이 형벌을 보아라.

숨 쉬며 죽은 자들을 방문하는 그대여

이보다 더 큰 형벌이 있는가 보아라.

그대 내 이아기를 전하려거든 나는

젊은 왕에게 사악한 충고를 했던

보른의 베르트랑임을 알아다오.

나는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싸우게

했으니, 아히도벨이 악한 망언으로

다윗과 압살롬을 이간질한 것 이상이로

결속된 사람들을 그렇게 갈라놓았으니

, 불쌍하구나! 몸통의 근원에서

떨어지 이 내 머리를 들고 다니노라

나에게는 인과응보가 이렇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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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뒤이어 다른 불꽃 하나가 말하는데, 그는 군인이었다가 나중에 수도사가 된

구이도 다 몬테펠트로의 영혼이다. 단테는 그에게 로마냐 지방의 현재 상황

을 설명해주었고. 그느 자신이 지옥에 끌려온 내력을 이야기 했다. 그는 교황

보니파카우스 8세의 이익을 위해 간교한 술책을 권하였고, 그 속임수 충고

로 인해 지옥에 떨어졌다고 말한다.



 

더 이상 말이 없고 불꽃은 잠잠해졌고

위로 반사하듯 치솟았으며, 인자하신

시인의 허락과 함께 우리는 떠났다.

 

그때 뒤따르던 다른 불꽃 하나가

불분명한 소리를 밖으로 냈기에

우리는 그 불꽃으로 시선을 돌렸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자신을 줄로

다듬어 준 자의울음소리로 맨 처음

울부짖었던 시칠리아의 암소가

고통 받는 자의 목소리로 울부짖으면

온통 구리로 되어 있지만 , 고통에

찢기는 사람의 신음처럼 들리듯이

 

처음에는 불 속에서 빠져나갈

구멍이나 길도 찾지 못하였던

고통의 소리가 불의 말로 바뀌었다.

그 소리들이 불꽃 끄트머리에서

출구를 찾은 다음, 혓바닥에

흔들림이 통과 할 수 있게 되자

이런 말이 들려왔다. , 롬바르디아

말로 이제 붙잡지 않을테니 가시오?

말했던 그대여, 그대에게 말하니

혹시 내가 약가 늦게 도착하였다고

나와 함께 이야기하기를 꺼려마오

나는 꺼릴 것도 온갖 죄악을 저지르던

그 달콤한 라틴 땅으로부터 이제 막

이 눈먼 세상에 떨어졌다면 말해 주오

로마냐 사람들은 지금 평화로운지

아니면 전쟁을 하는지, 나는 우르비노와

테베레 발원지 사이의 산꼴 사람이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는데

길잡이께서 내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네가 말해라 저자는 라틴 사람이다.

나는 이미 대답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아무 망설임 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 아래의 불 속에 숨겨진 영혼이여

그대의 로마냐는 예나 지금이나 폭군들의 마

음속에서 전쟁이 사라진 적이 없지만

내가 떠났을 때 명백한 전쟁은 없었소.

라벤나는 오랫동안 그대로이니

폴렌타의 독수리가 품고 있으며

체르비아 날개까지 뒤덮고 있지요.

 

미미 오랜 시련을 겪었고 프랑스

사람들의 당을 이루었던 땅은

지금 푸른 발톱아래 놓여 있답니다.

몬타냐를 괴롭히던 베루키의 늙은

사냥개와 젊은 사냥개는 그곳에서

여전히 송곳 같은 이발을 드러내고 있소

라모네와 산테르노의 도시들은

여름에서 겨울 사이에 당파를 바꾸는

흰 보금자리의 새끼 사자가 이끌고

사비오 강이 옆구리를 적시는 도시는

산과 들판 사이에 자리 잡고 있듯이

폭정과 자유 사이에 살고 있지요.

 

이제 그대가 누구인지 말해주기 바라오.

그대 이름을 세상에 남기고 시다면

내가 친절히 대답했듯이 거부하지 마오.

불꽃은 으레 그렇듯이 잠시 동안

뾰쪽한 끄트머리를 이쪽저쪽으로

흔들더니 한숨을 쉬면 말하였다.

 

만약에 세상으로 돌아갈 사람에게

내가 대답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면

이 불꽃은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오.

 

그러나 깊은 바닥에서 아무도

살아 나가지 못했으니 그게 사실이면

치욕을 두려워 않고 대답하리다.

나는 군인이었다가 소수사가 되었는데

허리를 속조하리라 믿었기 때문이오.

만약 그 저주받을 높은 사제가 없었다면

내 믿음은 완전히 실현 되었을텐데!

그는 나를 예전의 죄악으로 몰아넣었으니

어떻게 또 왜 그랬는지 말하리다.

어머니가 주신 뼈와 살의 형체를

아직 지니고 있던 동안 내 행실은

사자보다 오히려 여우의 짓이었지요.

나는 온갖 기만과 술책들을 알았고

또 그런 것들을 교묘하게 사용할 줄

알았으니 소문이 땅 끝까지 퍼졌지요.

 

각자 자신의 돛을 내리고 밧줄들을

사려 감아야 하는 그러한 나이에

내가 마침내 이르렀음을 알았을 때,

전에는 즐겁던 것이 이제는 싫어져

나는 참회하고 고백하였으니,

불쌍한 신세여! 구원 받을 수 있을텐데.

그 새로운 바리사이 사람들의 왕은

라테라노에서 전쟁을 하고 있으니

사라센이나 유대인들의 전쟁이 아니라

바로 그리스교인들의 그의 적이었고

아크레를 정복하는 것도 술탄의

땅에서 장사꾼을 치는 것도 아니었소.

 

최고의 직분이나 성스러운 임무도

돌보지 않았고, 허리를 야위게 하는

끈이 나에게 묶인 것을 존중하지 않았소.

 

콘스탄티누스가 소라테 산의 실베스테르에게

문둥병을 낫게 해달라고 부탁하였듯이,

그자는 내가 의사인 것처럼 찾아와서

자시 오만의 열병을 낫게 해달라고

나에게 충고를 구했지만 그의 말이

거만하게 보였기에 나는 침묵했지요.

그러자 말했지요. 두려워 마라,

네 죄를 사면하니 팔레스트리나를

어떻게 땅에 내동댕이칠지 가르쳐 다오.

 

네가 알다시피 나는 하늘을 열고 닫을

수 있기에 열쇠는 두 개인데,

내 선임자는 그것을 간직하지 않았지

그 권위 있는 논리는 나를 부추겼고

나는 침묵이 더 나쁘리라 생각하여

말했지요. 아버지 제가 곧 떨어질

죄악으로부터 저을 사면해 주시니

약속은 길게, 이행은 짧게 하시면

높은 보좌에서 승리 할 것입니다.

 

나중에 내가 죽었을 때 프란체스코께서

나을 이해 오셨지만 검은 천사하나가

말했지요. 데려가지 마오. 그건 잘못이오.

요놈은 속임수 충고를 했기 때문에

내 부하들에게 내려가야하고 내가

먼저 이놈의 머리를 움켜진 셈이오.

뉘우치지 않는 자는 죄를 벗을 수 없고

뉘우치면서 동시에 원할 수 없으니

그런 모순은 허용 되지 않기 때문이오.

 

, 괴로운 몸이여! 그놈은 나를 붙잡고

너는 네가 논리가임을 생각 못했겠지.

하고 말했을 때, 나는 얼마나 떨었던가.

나는 미노스에게 끌려갔고 그는 단단한

등 위로 꼬리를 여덟 번 휘감고 아주

화난 듯 꼬리를 물어뜯으며 말했지요.

이놈은 도둑 불꽃의 죄인이로군.

그래서 보다시피 이곳에 덜어졌고

이런 옷을 입고 고통에 불타고 잇지요.

 

그가 자기 말을 마쳤을 때

불꽃은 뾰족한 끄트머리를 비틀면서

몸부림을 티더니 이내 떠나 버렸다.

 

나와 나의 길잡이는 돌다리를 넘어가

마침내 다음 활꼴 다리에 이르렀는데

그 아래의 구렁아래에서는 불화의 씨를

뿌리 자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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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단테는 고향 피렌체의 타락에 대해 한탄한다. 시인들은 여덟째 구렁에 도착

하는데, 그곳에는 사기와 기만을 교사한 죄인들이 타오르는 불꽃 속에 휩싸

여 있다. 베르길리우스는 그중에서 오디세우스의 영혼에게 말을 걸고, 그는

고전 신화의 이야기와는 달리 금지된 미지의 바다까지 항해하다가 난파당해

죽었다고 이야기한다.

 



기뻐하라 피렌체여! 너는 너무 위대하여

땅과 바다에 날개를 퍼덕이고도 모자라

지옥에까지 너의 이름을 떨치고 있으니!

나는 도둑들 중에서 너의 시민들을

다섯명이나 보았으니 부끄럽고

너는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새벽 녁에 진실을 꿈꾼다면

오래 지나지 않아 너는 누구보다도

프라토가 너에게 원하는 것을 느끼리라.

 

 

 

이미 그렇게 되었어도 이르지 않으니,

마땅히 그렇게 되었다면 좋으련만!

내 나이가 들수록 더욱 괴로울 테니까.

우리는 그곳을 떠났고 스승님은

조금 전에 내려왔던 바위 계단으로

다시 오르면서 나를 이끌어 주셨다.

 

그리고 돌다리 험한 바다 사이로

외로운 길을 따라 나아갔으니

손 없이 바람으로는 갈 수 없었다.

그때 내가 본 것으로 나는 괴로웠고

이제 와서 생각해도 여전히 괴롭다.

 

덕성의 인도 없이 지나치지 않도록

여느 때보다 내 재능을 억제하니

착한별이나 은총이 나에게 재능을

주었다면 지나치게 남용하지 않으련다.

온 세상을 밝혀 주는 태양이 우리에게

자신의 얼굴을 덜 감추는 계절에

또 파리가 모기에게 밀려나는 시각에

언덕에서 쉬고 있는 농부가 아래 계곡

자신이 포도를 수확하고 쟁기질하던

곳에서 무수히 많은 반딧불을 보듯이,

그렇게 많은 불꽃들이 여덟째 구렁에서

온통 반짝이고 있었고, 나는 바닥이

보이는 지점에 이르러 바라보았다.

마치 곰들과 함께 복수하던 자가

사람들이 하늘로 치솟아 날아오르며

엘리야의 마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눈길로 그 뒤를 쫓아 바라보지만

작은 구름처럼 높이 올라가는

불꽃밖에 볼 수 없었던 것처럼,

 

 

 

불꽃들은 모두 구렁 바닥에서 움직이고

있었고 어떤 도둑도 보이지 않았지만

각 불꽃은 저마다 죄인을 휘감고 있었다.

 

돌다리 위에서 몸을 내밀어 바라보던

나는 만약 바위 하나를 붙잡지 않았다면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질뻔 하였다.

 

내가 그렇게 몰두한 것을 본 스승님이

말하셨다. 불꽃 안에는 영혼들이 있는데

각자 불태우는 불꽃에 둘러 쌓여 있단다.

나는 말했다. 스승님, 당신의 말을 들으니

분명하데 저럴 것으로 생각하여

벌써 스승님께 말하려고 했습니다.

에테오클레스가 형제와 함께 불타던

장작더미에서 솟아오르듯이 그렇게

위로 갈라진 불꽃 안에는 누가 잇습니까?

그분은 대답하셨다. 저 안에는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고통 받고 있는데, 함께

분노에 거역했듯이 함께 벌 받고 있단다.

그들은 로마인들의 고귀한 조상이

나가도록 문을 열어주었던 목마의

기습을 저 불꽃 안에서 한탄하고 있으며

아킬레우스 때문에 죽은 데이다메이아가

 

지금도 괴로워하게 만든 술수를 통곡하고

또한 팔라디온이 형벌을 받고 있노라

나는 저 불꽃 안에서도 저들이 말할 수

있다면 스승님 스승님께 부탁하고

또 부탁하여 천 번 이라도 부탁하니

저 뿔 돋친 불꽃이 이곳에 올 때까지

기다리려는 제 욕망을 물리치지 마시고

이렇게 그에게 몸을 숙인 저를 보십시오.

그분은 너의 부탁은 많은 칭찬을

받을 만하니 내가 들어주겠노라

하지만 너의 혀는 잠자코 있으라.

네가 원하는 것을 잘 아니 말하는 것은

나에게 맡겨라. 그들은 그리스인들이라

혹시 너의 말을 꺼릴 수도 있으니까

그러고는 불꽃이 우리 쪽으로 오자

길잡이께서는 적절한 장소와 때를 골라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들렷다.

 

, 불 하나에 함께 있는 그대들이여

내가 살았을 때 그대들에게 유용하였더라면

세상에서 쓴 고귀한 시구들이 크든 작든

그대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다면

걸음을 멈추고 그대들 중 하나가

어디에서 방황하다 죽었는지 말해다오.

그 오래된 불꽃의 더 큰 갈래가

마치 바람 앞에 흔들이는 불꽃처럼

중얼거리며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그러고는 마치 말하고 있는 혀처럼

끄트머리가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밖으로 목소리를 내 뱉으며 말했다.

아이네아스가 가에타라 이름 짓기 전

그곳에서 1년 넘게 나를 잡아 두었던

키르케에서 벗어나 출발하였을 때

자식에 대한 애정도 늙은 아버지에

대한 효성도, 페넬로페를 기쁘게

해주어야하는 당연한 사랑도

세상과 인간의 모든 악덕과 가치에

대해 완전히 알고 싶은 내 가슴속에

열망을 억누를 수는 없었노라.

 

 

그리하여 나는 단 한 척의 배에다

나를 버리지 않은 몇몇 동료와 함께

광활하고 깊은 바다를 향해 떠났노라.

스페인까지, 모르코까지, 이쪽저쪽의

해안을 보았고, 샤르데나 섬을 비롯하여

그바다가 적시느 섬들을 둘러보았지.

나와 동료들이 늙고 더디어졌을 무렵

인간 더 이상 넘어가지 못하도록

헤라클레스가 경계선 표시를 세워 둔

좁다란 해협에 우리는 이르렀으며

오른쪽으로는 세비야를 버리고

왼쪽으로는 세우타를 버리고 나아갔지.

나는 말했지. , 형제들이여, 수많은

위험들을 거쳐 그대들은 서방에

이르렀고, 우리에게 남은 감각들은

 

 

이제 정말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태양의 뒤를 따라 사람 없는 세상을

경험하고 싶은 욕망을 거부하지 마라

그대들의 타고난 천성을 생각해보라.

짐승처럼 살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덕성과 지식을 따르기 위함이었으니

이러한 짧은 연설에 내 동료들은

모험의 열망에 불타오르게 되었으니

나중에는 말리기도 어려울 지경이고

그래서 우리의 고물을 동쪽으로 향해

대담한 항해를 위하여 노의 날개를

펼쳤고 계속하여 왼쪽으로 나아갔노라.

 

 

밤이면 다른 극의 모든 별들이

보였고 우리의 극은 점차 낮아져

바다의 수면 위로 솟아오르지 않았다.

우리가 그 험난한 모험 속으로 들어간

이후로 달 아래의 빛이 다섯 차례나

밝혀졌다가 또 다시 꺼질 무렵

거리 때문인지 희미하게 보이는

산 하나가 눈앞에 나타났는데

전혀 본 적이 없는 높다란 산이었지.

 

 

우리는 기뻐했지만 이내 통곡으로

변했으니 그 낯선 땅에서 회오리바람이

일어나 뱃머리를 후려쳤기 때문이었노라.

배는 바닷물과 함께 세 번 맴돌았고

네 번째에는 그분의 뜻대로, 이물이

이로 들리고 고물이 아래로 처박혔으니

마침내 바다가 우리 위를 뒤덮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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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반니 푸치는 저속한 손짓으로 하느님을 모독하다가 뱀들에게 고통을 당한다.

단테는 그곳에서 세 명의 피렌체 줄신 도둑들이 뱀과 뒤섞여 끔찍한 형상으

로 변신하는 광경을 바라본다. 사람이 뱀으로 변하고, 뱀이 사람으로 변하는 모습은

섬뜩하게 소름이 끼칠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된다.

 

말을 마치자 도둑놈들은 두 손을 쳐들어

더러운 손가락질을 보이며 외쳤다.

하느님아! 이것이나 줄 테니 먹어라

그때부터 뱀들은 내 친구가 되었으니

한 마리는 더 이상 내 말을 듣기 싫다

말하듯이 그놈의 모가지를 휘감았고

다른 한 마리는 두 팔을 친친 감아서

머리와 꼬리로 앞에서 묶어 버렸으니

그놈은 손을 꼼짝할 수도 없었다.

 

, 피스토이아, 피스토이아 너는

왜 재로 변하여 사라지지 않고

죄를 지음에 내 조상을 앞지르는가?

 

어두운 지옥의 원들에서 하느님께

그처럼 무례한 영혼을 못 보았고, 테바이

성벽에서 떨어진 놈도 그렇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말도 못하고 도망쳤는데

분노한 켄타우로스가 달려오며

외쳤다. 어디, 그 나쁜 놈이 어디 있나?

마렘마의 뱀을 다 합쳐도, 사람 형체가

시작되는 곳까기 그 켄타우로스의 등에

실려 있는 뱀들만큼 많지는 않으리라.

 

그이 목덜미 뒤 어깨 위에는 날개를

펼친 용 한 마리가 타고 있었는데

닥치는 대로 누구에게나 불을 뿜었다.

 

스승님이 말하셨다. 저놈은 카쿠스란다.

아벤티누서 언덕의 바위들 아래에서

몇 차례나 피의 연못을 만들었지

자기 형제들과 함께 있지 않는 것은,

자기 이웃에 있던 수많은 가축 떼를

속임수를 써서 도둑질하였기 때문이다.

파렴치한 행동은 헤라클레스의 몽둥이에

의해 중단되었는데 아마 백 대를 때렸으나

그는 열 대도 채 느끼지 못했으리라.

그렇게 말하는 동안 카쿠스는 사라졌고

세 명의 영혼이 우리 아래로 다가왔지만

스승님이나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자

그들이 소리쳤다. 그대들은 누구요?

그리하여 우리는 대화를 중단하고

그들에게만 관심을 기울였다.

 

나는 그들을 알지 못했으나 우연히

그런 일이 일어나듯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그런데 찬파는 어디로 갔을까?

그래서 나는 스승님이 관심을 갖도록

내 손가락을 턱에서 코까지 갖다 댔다.

 

독자여, 만약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을

믿기 어렵더라도 놀라지 마오. 그것을

직접 본 나로서는 수긍하기 어려우니까.

내가 그들에게 눈썹을 치켜뜨고 있을 때

발이 여섯 개 달린 뱀 하나가 한 명에게

돌진하더니 완전히 그에게 달라붙었다.

 

 

가운데 발들은 그의 배를 위어 감았고

앞발들은 두 팔을 붙잡았으며 이어서

이쪽저쪽의 뺨을 이빨로 깨물었다.

뒤쪽 발들은 허벅지를 향하여 뻗었고

사타구니 사이로는 꼬리를 집어넣어

뒤쪽 허리를 통해 등에 달라붙었다.

 

담쟁이덩굴이 아무리 나무에 달라붙어도

그 끔찍한 짐승이 자기 몸으로 다른 놈의

사지에 달라붙은 것 같지 않으리라.

그런 다음 두은 뜨거운 밀랍으로 된 듯

서러 달라붙어 색깔을 뒤섞었고 이제

어떤 놈도 처음 색깔로 보이지 않으니

마치 종이 위에 불이 붙어 타오르기

전에 벌써 하얀색은 사라졌지만 아직

검은색이 아닌 갈색으로 변한 듯 하였다.

 

다른 두 놈이 그것을 보고 ᅟᅡᆨ자 회쳤다.

 

아이고, 아뇰로 네가 변하는구나.

머리 두 개는 이미 하나가 되었으니

두 개의 얼굴이 있던 곳에 두 개의

모습이 뒤섞인 하나의 얼굴로 나타났다.

사지 네게는 두 팔이 되었고

허벅지와 다리, 배 가슴은

전혀 본 적이 없는 형상이 되었다.

거기서 이전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고

둘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기괴한 형상이

돈 모습으로 느린 걸음걸이로 가벼렸다.

 

무더운 여름날의 뜨거운 햇볕아래

도마뱀이 다른 울타리로 건너가려고

번개처럼 길을 가로질러 가듯이

후추 알맹이처럼 까맣고 납빛에다

불붙은 작은 뱀 하나가 쏜살같이

남은 둘 둥 하나의 배를 향해 달려왔고,

두 사람 중 하나에 달라 들어 최초로

우리의 영양을 섭치 하던 부분을 꿰뚫은

다음 그의 앞에 떨어져 길게 몸을 뻗었다.

 

꿰뚫린 자는 뱀을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도 없이 꼼짝 않고 하품을 하는데

마치 졸음이나 열병에 취한 듯하였다.

사람은 뱀을, 뱀은 사람을 바라보았고,

사람은 상처를 통해, 뱀은 입을 통해

강한 연기를 내 뿜었고 연기끼리 부딪쳤다.

 

불쌍한 사벨루스와 나시디우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곳에서 루카누스여 입을

다물고 이제 전개 될 이야기를 들어보라.

 

오비디우스여, 카드모스와 아레투사에 대해

입을 다물라. 남자는 뱀으로, 여자는 샘으로

변하는 시구를 지었어도 나는 부럽지 않고

왜냐하면 마주 보는 두 존재가 완전히

뒤바뀌어 두 가지 형식이 질료까지 모두질료까지

서로 바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둘은 바로 그런 법칙에 따랐으니,

뱀의 꼬리는 두 갈래로 갈라졌으며

꿰뚫린 자의 두 발은 하나로 합쳤다.

 

두 개의 다리는 허벅지와 함께 서로

달라붙어 순식간에 접합된 부분이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갈라진 꼬리는 상대방에게서 없어지는

형상을 갖추고 부드러워졌으며

상대방의 피부는 딲딱하게 굳어졌다.

두 팔은 겨드랑이 속으로 들어갔으며

그 팔이 짧아지는 것 만큼 짤막하던

뱀의 두 다리는 길게 늘어났다.

그런 다음 함께 뒤엉킨 뱀의 뒷발은

사람에게서 사라지는 생식기가 되었고

불쌍한 사람의 그것은 둘로 갈라졌다.

 

연기가 둘을 이상한 색깔로 뒤덮는 동안

한 놈에게서는 털이 자라났고

다른 놈에게는 털이 사라졌으며

하나는 일어났고 다른 하나는 쓰러졌으나

서로의 불경스런 눈빛을 피하지 않았고

그 눈빛 아래 각자의 얼굴이 변하였다.

서 있던 놈은 주둥이를 관자놀이 쪽으로

끌어당겼고, 뒤로 밀려난 살점은 귀가

되어 밋밋하던 뺨 위로 솟아 나왔다.

 

뒤로 밀려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던

남은 살점은 얼굴에서 코가 되었고

적당하게 두툼해진 입술이 되었다.

 

누워 있던 놈은 주둥이를 앞으로

내밀었고 달팽이가 뿔을 집어넣듯이

귀들을 머리 안쪽으로 끌어당겼으며

전에는 할 수 있었던 하나의

혓바닥이 갈라졌고, 다른 놈의 갈라진

혀는 하나로 겹치면서 하나가 되었다.

뱀이 되어버린 영혼은 쉭쉭 거리면서

구렁으로 날아났고 그 뒤에 남아 있던

다른 놈을 말을 하며 침을 뱉었다.

그는 새로운 어깨를 돌려 다른 놈에게

말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보오스도

이 구렁을 기어서 달랬으면 좋겠군

그렇게 나는 일곱째 구렁이 변신하고

바뀌는 것을 보았는데 여기에서 펜이

약간 혼란해도 새로움을 용서하시라.

 

비록 나의 눈은 혼란스러웠고

마음마저 어수선하였지만 그들이

몰래 달아나 버릴 수 없었기에

나는 바로 알아보았으니 처음에 왔던

세 동료들 중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자는 푸치오 쉬안카토였고 다른 자는

가릴레여 네가 원망하는 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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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험난한 바위 길을 따라 일곱째 구렁 위헤 도착한다.

구렁에는 엄청나게 많은 뱁들이 도둑의 영혼들에게 형벌을 가하고 있다.

중에는 뱀에 물린 영혼이 불붙어 타서 재가 되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끔찍한

모습을 본다. 성물도둑 반니 푸치가 자기 이야기를 하고 단테의 어두은

앞날을 예언한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 태양은

물병자리 아래에는 활력을 되찾고

벌써 밤이 하루의 절반을 향해 갈 무렵

서리는 땅 위에다 새하얀 자기누이의

모습을 그리려고 하지만, 그의 붓질이

그다지 오래 지속되지 못할 무렵에

여물이 부족한 시골 농부가 일어나

둘러보다가, 들녘이 온통 새하얀 것을

보고 자신의 허리를 두드리고는

집으로 돌아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불쌍한 사람처럼 여기저기 성성이다가

다시 밖으로 나가니 잠깐 동안에

세상 모습이 온통 바뀐 것을 보고

다시 희망이 솟아 지팡이를 들고

양들을 몰고 풀을 먹이러 가는 것처럼

그렇게 스승님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놀라게 하시더니, 또한 그렇게

빨리 아픈 곳에 약을 발라주셨으니

우리가 허물어진 다리에 이르렀을 때

 

내가 맨 처음 산기슭에 보았던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 보았다.

 

그분은 먼저 페허를 잘 살펴보고

나름대로 좋은 방법을 선택한 다음

두 팔을 펼치고 나를 붙잡아 주셨다.

 

마치 일을 하면서 신중히 숙고하여

언제나 앞일을 대비하는 사람처럼

그분은 나를 어느 바위 꼭대기로

밀어 올리면서 벌써 다른 바위를 가리키고

말하셨다. 다음에는 저 바위 위로 올라가라.

 

하지만 먼저 너를 지탱할지 살펴보아라.

그건 외투 입은 자들의 길이 아니었으니

그분은 가볍게, 나는 뒷받침과 함께

겨우 바위에서 바위로 올라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만약 그 둔덕이 다른 곳보다

더 낮은 둔덕이 아니었다면 그분은

모르겠지만 나는 아마 실패했을 것이다.

그런데 말레볼제는 가장 낮은 웅덩이

입구를 향해 완전히 기울어 있어

각각의 구렁에서 한 둔덕의 높고

다른 한쪽 둔덕은 낮게 되어 있었으며

우리는 마침내 깨어 마지막 바위가

있는 곳의 꼭대기에 도착했다.

 

그 위에 올라갔을 때 허파와 호흡이

얼마나 헐떡거렸는지 나는 더 이상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제 그런 태만함을 버려야 한다.

스승님이 말하셨다. 깃털 속이나

어불 밑에는 명성을 얻을 수 없으니

명성 없이 자기 삶을 낭비 하는 사람은

대기 속의 연기나 물속의 기품 같은

자신의 흔적만 지상에 남길 뿐이다.

 

그러니 일어나라, 무거운 육신과 함께

주저앉지 앉으려면 모든 싸움을

이기는 정신으로 그 숨가뿜을 이겨라.

우리는 더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하니

저들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내 말을 알아들었더라면 용기를 내라.

 

그 말에 나는 일어낫고 실제 느낀것 보다

호흡이 가벼워진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십시오. 저는 힘차고 용감합니다.

우리는 돌다리 위로 비좁고 험난한

바위투성이 길을 걸어 갔는데

이전의 길보다 훨씬 더 험난하였다.

 

나는 지쳐 보이지 않으려고 말을 하며

걸었는데 다음 구렁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명백한 말을 이루지 않았다.

나는 그곳을 건너는 다리위에 있었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말하는 자는 무 척 화가 난 것 같았다.

아래로 보았지만 살아 있는 눈은

어둠 때문에 바닥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래서 스승님 다음 둔덕에 이르면

기슭을 내려가 보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여기서는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겠고

아래를 보아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분은 그렇게 하는 것 외에는 너에게

달리 대답할 수 없구나! 솔직한 질문에는

말 없는 실행이 뒤 따라야 하는 법이니까.

 

우리는 여덟째 되는 다리의 둔덕에

꼭대기에서 내려왔으며 그때서야

구렁의 모습이 분명이 들어나 보였다.

 

그 안에서 나는 엄청 난 뱀들을

보았는데 너무나 끔직한 모습이라

지금 생각만 해도 내 피가 뒤집힌다.

살무사, 날아다니는 뱀, 점박이 독사,

땅파기 뱀, 머리 둘 달린 뱀들이

많은 리비아 사막도 그렇지 않으리.

모든 에티오피아와 홍해 지역을

모두 합친다 하더라도 그토록 역겹고

독이 많은 뱀들을 보여주지 못하리라.

그 잔인하고 사악한 뱀들 사이 벌거벗고

겁에 질린 사람들이 혈석이나

숨을 구멍도 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뒤로 젖힌 손은 뱀들로 묶여 있고

허리로는 뱀들의 머리와 꼬리가

뚫고 나와서 앞쪽에 뒤엉켜 있었다.

그런데 우리 쪽 기숡에 있던 한 사람에게

뱀 한 마리가 와락 덤벼들더니 그의

목과 어깨가 이어지는 부분을 꿰뚫었다.

 

o자와 I자를 아무리 빨리 쓴다 하더라도

그의 몸이 불붙어 완전히 재가 되어

부서지는 것보다 빠르지는 못하리라.

그러고는 땅바닥에 그렇게 부스러진

다음 재들이 저절로 함께 모이더니

순식간에 처음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위대한 현자들의 말에 따르자면

불사조는 5백 년째 되는 해에

죽었다가 다시 태어 났다고 하는데

평생 동안 풀이나 곡물은 먹지 않고

유향이나 발삼의 즙을 먹고 살며

몰약과 계피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다.

 

땅으로 잡아끄는 악마의 힘 때문인지

사람을 옥죄는 어떤 발작 때문인지

영문도 모르고 쓰러지는 사람이

다시 일어났을 때, 자신이 겪은 커다란

고통 때문에 완전히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한 숨을 내쉬듯이

다시 일어난 죄인이 그러하였다.

 

복수를 위해 그런 형벌을 던지시는

, 하느님의 권능이여 얼마나 준엄한가!

스승님은 그에게 누구였는가 물으셨고

그는 대답했다. 나는 토스카나에서

얼마 전에 이 잔혹한 구렁에 떨어졌고.

후레자식보다 사람의 생활을

좋아한 나는 반니 푸치라는 짐승

피스토이아는 아네게 어울리는 소굴이었소.

나는 스승께 그에게 도망치지 말라 하시고

무슨 죄로 여기 처박혀있는지 물어보십시오!.

 

피와 약탈의 저자를 본 적이 잇습니다.

내 말을 알아들은 죄인은 말없이

나에게 마음과 얼굴을 똑바로 쳐들었고

사악한 부끄러움에 얼굴빛이 변하더니

말해. 네가 보듯이 이렇게 비참한

내 모습을 들켰다는 것이, 내가

지 세상에서 죽을 때 보다 더 괴롭구나.

네가 묻는 것을 부정할 수 없으니 나는

성구실에서 아름다운 성물들을 훔친

도둑이었는데, 그 죄가 다른 사람에게 잘못

씌워졌기 때문에 이 아래 처박혀 있다.

 

하지만 네가 어두운 곳을 벗어냐면

여기에서 본 것을 즐기지 못하도록

나의 예언에 귀를 열고 잘 듣도록 해라.

 

먼저 피스토이아에서 흑당이 사라지고

피렌체의 백성과 풍습이 바뀔 것이다.

마르스는 시커먼 구름으로 뒤덮인

마그라 계곡에서 번개를 이끌어 내어

거칠고도 격렬한 폭우와 함께

피체노 벌판에서 싸울 것이며

격렬하게 안개를 흩어 버리고, 그래서

모든 백당은 상처를 입을 것이다.

네가 괴로워하도록 이런 말을 하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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