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 무작정 따라하기 - 어쩌다 시작된 2주 동안의 우주여행 가이드북
에밀리아노 리치 지음, 최보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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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영화 <인터스텔라>가 떠오른다. 블랙홀을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우주여행을 한다면 블랙홀부터 가보고 싶다. 하지만 가더라도 블랙홀을 직접 볼 수는 없다. 아인슈타인의 설명에 따르면 블랙홀의 중력장으로 빛이 굴절하기 때문에 빛이 빠져나갈 수 없다.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휠러는 흥미로운 비유를 하나 들었다. 여자는 모두 흰색드레스를 입고 남자는 모두 검은 양복을 입고 어두컴컴한 연회장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여자들은 잘 보이지만 남자들은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녀가 춤을 춘다면 남자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여자들의 동작을 통해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 블랙홀을 인식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pp. 295, 296)'


이탈리아 인기 천문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에밀리아노 리치의 <우주여행 무작정 따라 하기>는 2주 일정의 우주여행 가이드북이다. 우주여행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려준다.

'다시 말해 여러분은 태양계에서 가장 오르기 좋은 봉우리가 있는 산이나 가장 높은 화산은 어디에 있는지, 어떤 행성에서 아이스스케이트를 탈지, 쉴 만한 온천은 있는지, 거대한 화산 폭발을 구경할 수 있는지, 몸을 담글 만한 액체 메탄 바다가 있는지를 이 책에서 알아낼 수 있다. (pp. 9, 10, 여행을 시작하며)'

달은 자전과 공전주기가 같아 우리는 달의 한쪽 반만 볼 수 있다. 화성은 붉게 보이는데 그 이유는 녹슬었기 때문이다. 산화철이 화성 표면을 뒤덮고 있다. 수성은 자전축이 수직이어서 사계절이 없다. 금성과 천왕성은 시계방향, 즉 역행자전한다. 목성은 황화합물 때문에 냄새가 지독하다. 하지만 오로라만큼은 최고다.

토성의 위성 히페리온은 자전운동이 무질서하다. 그래서 언제 어느 쪽에서 태양이 떠오를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막 일어났는데 또 자야 할 수도 있고, 언제 자야 할지 기약이 없을 수도 있다. 상상만 해도 즐겁다). 천왕성은 자전축이 거의 98도 기울어 누운 상태로 굴러가는 것처럼 공전한다. 해왕성에서는 다이아몬드 비가 내린다. 대박~ 그런데 해왕성 대기의 압력이 너무 높아 접근할 수 없어 다이아몬드를 가져올 수는 없다.

태양계를 벗어나 외계행성, 항성불랙홀, 은하와 은하단, 은하 사이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약 3,000만 광년에서 약 5억 광년 크기의 구형인 공동void까지 여행은 계속된다.


우주에 관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 이런 상상을 해보곤 한다. 끝없는 우주에서 유영하다가 죽음을 맞이한다면... 배고파서 견디지 못할까? ㅎㅎ

배고픔도 해결하고 완벽하게 장비를 갖추었다면? 그렇다면 이 책의 가이드에 따라 우주여행이 가능할까? 안타깝게도 답은 'No!' 기술이 더 발전해도? 그래도 'No!'

'초월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 곧 빛의 속도 때문이다. 우주선 같은 거대한 물체는 절대로 이 속도에 도달하지 못한다. 빛의 속도 같은 빠르기는 광자(광양자) 같이 질량이 없는 입자들만 도달할 수 있는 특성이다. (p. 317)'


우주여행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갈 수 없는 곳이니 더 알아야겠다는 욕심이 더 생긴다. 그리고 우리 지구, 이사 갈 곳도 없고 갈 방법도 없으니 우리 지구를 더 잘 돌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지구는 우주선이다. 우리는 이 지구라는 우주선에 몸을 싣고 지금 태양을 중심으로 우주여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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