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가 만든 숲 - 소설 내러티브온 3
나인경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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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가장 기대되는 여덟 명의 신예 작가와 여덟 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엔솔러지 시리즈 내러티브온의 세 번째 책, <구도가 만든 숲>이다. SF, 판타지, 팬데믹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이야기가 담았다.


함윤이 작가의 판타지 소설, <자개장의 용도>

증조할머니로부터 어머니까지 전해 내려온 자개장은 신비한 능력이 있다. 자개장 안으로 들어가면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나'는 자개장을 이용해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다닌다. 욕망을 해결해 주는 장치가 있다면... 인간은 그 장치를 잘 사용할까? 절제가 가능할까? 아님 욕망의 끝까지 가게 될까? 얻는 욕망이 있다면 뭔가를 잃는 대가를 치르게 될지도...

'그 순간 나는 내가 아주 먼 곳으로 가게 되리란 사실을 알았다. 가장 먼 길로 가다 보면 언젠가 다시 자개장 앞에 설 것이란 사실도. (p. 76)'


전하영 작가의 <시차와 시대착오>

아버지와 딸, 두 세대 간의 이야기. 명식은 딸 미루가 남자아이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고 보면 그의 인생 후반기에 이루어진 대부분의 결정은 미루가 아들이 아니라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미루가 남자아이였다면 그는 인생에서 좀 더 모험적인 루트를 선택했을 것이다. 기회는 많았다. 그는 더 큰 부자가 될 수도 있었다. 딸과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그는 자신이 원했던 것보다 소박한 삶을 살았다. 야망의 크기를 조절했다. (p. 132)'

딸 미루는 남자아이만큼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내기 위해 수많은 시도로 자신을 인생을 채웠다. 명식은 딸이 항상 걱정스럽다. 딸 미루는 나이 든 아빠가 미덥지 못하다. 세대 간에 시차와 시대착오가 있다.


임현석 작가의 <백허그 공모전>

정아와 영호는 백허그 공모전에 가서야 다른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백허그를 지켜보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백허그와는 달리 상당 부분 기술의 영역임을 알게 된다.

'그때 정아는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커플의 마음을 상상해 보려 했다. 세상엔 백허그를 할 때 잠시나마 위안을 느끼는 커플, 백허그의 온기로 세상을 돌파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정아는 그 순간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의 마음에 공명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엔 그저 평범해 보이는 백허그였다. (p. 238)'

그렇더라도 완벽한 백허그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오직 정아 자신뿐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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