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 - 2500년 철학자의 말들로 벼려낸 인생의 기술
하임 샤피라 지음, 정지현 옮김 / 디플롯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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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물론 매번 생각만 하고 뜻대로 잘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도 좋은 기회로 다양한 철학책을 접하는 것은 즐겁다. 철학은 다양한 가치들을 나름대로 정의해보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나의 생각의 가닥을 잡아가는 데에도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철학과 함께 엮어서 논의해나간다. 여러 가지 주제 중에서도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전에 글쓰기 시간에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이를 다른 학우들과 함께 읽어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한 학우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쓴 글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 학우는 어릴 때는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점차 생각이 변하면서 지금은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었다. 조금은 결론이 뻔하게 느껴졌지만, 사실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이 너무 맞는 말이라서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도대체 행복이란 무엇인가. 철학자들마다 행복에 관한 정의는 조금씩 다르다. 고통이 없는 상태가 곧 행복이라고 보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쾌락을 추구하면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당연히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도 요즈음 행복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 유독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하다고 느끼는 빈도가 줄어드는 것 같다. 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들은 자꾸 늘어만 가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나는 너무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행복하면 안주하는 것 같아서 더 큰 성취와 성과를 이룰 때까지는 행복하지 말자고 생각하고는 한다. 일상의 사소한 행복을 찾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라고 말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 나의 행복은 사소한 곳에 있지 않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기 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을 갈망한다. 무엇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계속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조금씩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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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 운, 재능, 그리고 한 가지 더 필요한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
브라이언 키팅 지음, 마크 에드워즈 그림, 이한음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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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만 보면 물리학 책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실제로 이 책은 저자인 브라이언 키팅이 역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9명을 인터뷰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쓴 책이다. 그러나 키팅은 서문에서 이 책을 쓰면서의 목표가 물리학책을 쓰지 말자는 것이었다고 밝힌다. 실제로 이 책은 물리학을 전혀 몰라도 술술 잘 읽어낼 수 있다. 어려운 용어나 수식도 없다. 대신 노벨상을 수상할 만큼 그들의 연구 분야에서 정점을 찍어본 사람들이 겪어온 삶의 과정과 지혜가 있다.

사실 이 책의 인터뷰이들은 모두 노벨상 수상자이니만큼 천재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타고난 재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쉽게 천재로 규정짓는 것만큼 그에게 실례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의 삶과 노력을 제대로 볼 생각도 하지 않고 그가 천재이기에 쉽게 모든 것을 해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섣부른 판단이다. 이 책은 그들의 대단한 업적과 성과보다는 그 성과를 이루기 위해 거쳐왔던 과정과 그들이 느끼고 생각한 바를 조명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9명의 인터뷰이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 3가지 정도가 있다. 호기심의 힘, 비판을 귀담아듣는 일의 중요성, ‘쓸모없는목표의 추구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알 수 없다. 그러한 불확실성은 우리를 두렵게 한다. 하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세상이 내 생각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은 오히려 놀랍고 즐거운 일일 것이다. 내가 만든 틀대로만, 계획한 대로만 살아가려고 하기보다 세상을 향해서 마음을 열고 새로움을 기대하며 살아간다면 불확실성 앞에서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두근거리고 기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쓸모 있는 학문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쓸모 있는 학문을 다르게 말하면 당장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는 학문이라는 뜻일테다. 물론 당장 돈을 가져다주는 학문도 너무 좋고 유익하다. 하지만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학문이 쓸모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세상은 그런 학문들을 곧 쓸모없는 학문이라고 부른다. 197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셸던 글래쇼는 쓸모없는 과학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물리학자들의 연구의 상당수는 쓸모가 없고, 지금까지 이뤄진 놀라운 발견의 대부분이 우리 삶에 아무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발견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아무도 이 발견이 유용하다고 여기지 않았지만 미래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며 과학자들의 연구를 대하는 태도, 무언가를 성취해내기 위한 마음가짐이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꼭 내가 물리학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어봄으로써나는 이렇게 살아야겠다라는 통찰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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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바이브 - 시를 친구 삼아 떠나는 즐겁고 다정한 여행기
김은지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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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집 <여름 외투> 등을 출간하신 김은지 시인의 산문이다. 요즈음 시인들의 산문을 읽는 것이 즐겁다. 인스타그램 감성이 덕지덕지 묻은 알맹이 없는 산문집보다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다 해내고야 마는 시인들의 말을 더 사랑한다. 특히 최승자 시인의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안희연 시인의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을 좋아한다. 이번에 새롭게 읽게 된 김은지 시인의 동네 바이브도 추천한다. 각각의 느낌이 모두 다른데 김은지 시인의 동네 바이브는 좀 통통 튀는 발랄함과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일상의 신선한 재발견을 느껴볼 수 있다. 이 책은 제목에도 나와있듯 김은지 시인이 여러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을 담아낸 산문집이다. 읽고 있으면 나도 같이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골목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동네였지만 시인의 시선에서 바라봄으로써 발견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특별한 동네의 매력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이 과정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선하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것을 찾아다닌다. 그러나 새로운 것은 한정되어 있다. 우리는 매번 해외 여행을 가서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매 순간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김은지 시인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곳이, 우리가 살아내는 매일이 늘 새롭고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런 섬세한 시선을 부러워하고 또 사랑하며 결국은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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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김 영감네 개가 수상하다
서메리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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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험 기간에 찌들어 있던 나에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활자를 읽는 것 자체에 매우 지친 상태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휘리릭 잘 읽혀서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은 운랑중학교 3학년 학생인 장연재, 안이양 그리고 강아지 꽃순이가 그들을 자식처럼 아껴주던 김영감의 죽음의 비밀을 밝히는 이야기이다. 연재는 나중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평범한 중학생이고 이양은 엄청난 지능을 가진 멘사 회원이지만 그 능력을 숨기고 평범한 중학생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꽃순은 김 영감님이 딸처럼 아끼는 강아지이지만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다. 이들이 모두 힘을 합쳐 김 영감의 죽음의 비밀을 밝히고 범인을 잡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줄거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중학생 시절을 어땠나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 연재와 이양처럼 조금은 무모하지만 나름대로 꿈을 가지고 나아가려고 했던 것도 같다. 그리고 그 당시의 나는 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사회적 약자를 돕고 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지금은 현실에 찌들어서 잘 모르겠지만 조금은 풋풋하고 철없었던 시절의 나는 연재와 이양처럼 일단 불도저처럼 직진하는 스타일이었던 것도 같다.

연재, 이양 그리고 꽃순의 모험을 함께 하면서 범인이 누구일지 생각해보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풋풋하고 귀여운 중학생들의 모험을 보며 나는 중학생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추억 회상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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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은 행복을 공부하라 -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도 행복을 배운다
탈 벤 샤하르 지음, 손영인 옮김 / 좋은생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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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탈 벤 샤하르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쓴 저자이자 교수로, 하버드대학교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두 수업인 ‘긍정심리학’과 ‘리더십 심리학’을 가르쳤다. 또한 행복학 교육 기관인 해피니스 스터디스 아카데미와 리더십 컨설팅 기관인 포텐셜 라이프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 학습 관리자로 활동 중이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좀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행복을 공부한다고?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는 게 가능한 걸까? 탈 교수는 5가지의 안녕을 균형 있게 고루 잘 갖추고 있을 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제시한다.

1.   마음의 안녕

2.   몸의 안녕

3.   배움의 안녕

4.   관계의 안녕

5.   감정의 안녕

위 다섯 가지가 바로 그것인데, 각각의 영어 첫 글자를 따서 ‘SPIRE’라고도 한다. 

마음의 안녕은 의미와 목적의 가치를 찾는 것을 말한다. 다른 곳에 있던 일로 산만할 때보다 지금, 이 자리에 집중할 때 마음의 안녕을 더 크게 누릴 수 있다.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를 유지한다면 우리는 평범한 경험도 특별한 경험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몸의 안녕은 운동처럼 몸을 움직이는 활동과 휴식, 치유 등 쉬는 상태를 통해 우리를 보살피며 얻을 수 있다. 건강하게 먹는 등, 우리의 몸을 애정으로 다룬다면 신체적, 정신적 안녕을 키울 수 있다.

배움의 안녕은 ‘도전을 좋아하고 호기심을 유지하는가’와 관련된 것이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배우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은 더 행복할 뿐만 아니라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호기심은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관계의 안녕은 타인과 맺는 관계뿐만 아니라 내가 나 자신과 맺는 관계를 포함한다. 행복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리가 아끼고, 동시에 우리를 아끼는 사람들과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누군가와 함께일 수는 없기에 혼자서도 스스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잘 지내는 법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감정의 안녕은 불가피한 고통스러운 감정을 어떻게 다루면 좋은 지, 또 어떻게 하면 감정의 봉우리에 올라 일시적으로 즐기는 대신 더 높은 안녕의 평면에 오래 머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좀 더 다양한 행복에 관한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처음에는 행복해지는 법을 책으로 쓴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각자 사람들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도 하고 조금은 뻔한 이야기만 가득할 것 같아서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어떻게 몸과 마음을 보살피고, 감정을 다루고 관계를 맺어가면 좋을지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결국 그것이 모여서 시너지를 발휘해서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막연한 행복이 좀 더 뚜렷하게 느껴졌다.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 번 읽어보면서 내가 어떤 안녕을 더욱 끌어올려야 할 지 생각해보고 실천으로 옮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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