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찾는 시간여행, 애도-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이번 철학카페 책에는 새롭게 한강 작가의 글을 넣었다고 하셨다. 나 또한 <작별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뭔가 아주 묵직하고 먹먹한, 고통스런 마음을 같이 느꼈던 것 같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 덩이 선혈, 한 무더기 숯검댕이, 뒤엎어진 바다, 미친 눈보라를 한강 작가가 글로 꺼억꺽 글로 토해낸 것이다. 물음표가 된 역사적 참극인 제주4.3사건. 정말 믿기조차 어려운 인명피해 규모였다. 제주 인구의 약 10%나 희생되었다니 이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이며 기록만으로도 여러 의문들을 제대로 밝히기가 힘들 정도이다. 등장하는 유령 아닌 유령은 그저 체류하다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희생자들이 지닌 슬픔, 고통, 참혹을 함께 기억하고 공감하는 애도를 지속해서 행하고, 행하는 책임을 담당한다. '타자의 고통은 나의 책임'이라는 윤리의식이다.
독자들은 말한다. 문학과 철학에 대해 거부감이 있더라고 이 책만큼은 꼭 읽어보라고 권장한다. 나 또한 책의 첫 장부터 끝 장까지 포스트잇을 붙이고 밑줄을 쳐가면서 알뜰살뜰 꼼꼼하고 재미있게 철학의 향기에 파묻혀 커피 한 잔의 여유와 함께 풍요로운 시간을 보내서 너무나 행복했다. 책을 다 읽어갈수록 아쉬워지는 마음이 저절로 든 것은 독서를 하면서도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었다. 문학과 철학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이렇게 깊은 사유와 감칠맛 나는 설명들은 나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고 나도 언제쯤 이런 깊은 사유와 통찰력에 다다를 수 있을까 하는 작은 질투심마저 일렁일 정도로 탄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