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b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에 대해서 우호적인 편이었고, 초판을 구입해 왔다. 그러나 5번째 책에 접어든 헤겔 총서의 5권 책을 보고, 이 총서가 좀 더 객관적인 길로 가길 바라지만 그렇지 못할 수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일단 왜 이런 소략한 문고판 책을 총서가 본 궤도로 올라가는 총서 5권으로 선별했는지 의아하다. 총서의 5번째 책이라면 이제는 개론서를 벗어나 좀 더 무게감 있는 책을 선별할 수 있을텐데 이 책은 가장 기본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못한 일본학계의 헤겔 연구를 선별해 소개하는 것은 좋은 의도겠지만 이 정도 수준과 분량의 책은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벌써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이 아니어도 이 시리즈의 1권인 프레드릭 바이저의 「헤겔」만 봐도 알 수 있는 정도 아닌가 말이다. '헤겔총서'라는 이름을 갖춘 시리즈가 기존의 한국 헤겔 연구의 수준을 받아들여 좀 더 나은 수준의 책들을 생산해 내길 바란다. 거두절미 말하자면, 소규모 출판사의 한계가 있겠지만, 연구자 이신철 한 개인의 역량으로 총서를 이끌지 말고 품을 좀 넓혀보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번역 정도는 비용에 큰 차이가 나지 않지 않는가. 출판사의 선의처럼, b출판사의 헤겔 총서가 명실상부한 한국의 헤겔 총서로 거듭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