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인정하지 않는 나에게 - 남을 신경 쓰느라 자신에게 소홀한 당신을 위한 자기 수용의 심리학
박예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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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과거의 기억을 품고 살아간다. 여기서 사람은 두가지 부류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과거의 경험을 발판으로 자신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과거에 얽매여 현재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두 번째 부류에 속해있었다. 


돌이켜보면 중요한 일을 앞둔 날엔 항상 주눅들어 있고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과거의 내가 있었다. 혹여 일을 망치기라도 하면 ‘나 때문에’ 라는 말은 내 머릿속에 자리잡아 언제나 나를 지치게 했고 머릿속에서 그날의 실수가 잊힐 때까지 밤낮으로 자신을 구박한 적도 많다. 나의 모든 것을 갉아먹는 기억들이 온갖 좋지 않은 기운들을 내뿜으며 마치 방사능처럼 몸과 마음을 황폐화시키는 게 일상이었던 때가 떠오른다.


[나를 인정하지 않는 나에게] 라는 이 책은 이런 과거의 나처럼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자기수용의 법칙을 알려준다. 좋은 에너지로 현실을 충실히 채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여 더 이상 나 자신을 과거로부터, 타인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상담해준다. 타인과의 관계에만 신경쓰느라 미처 되돌아보지 못했던 나와의 관계를 되짚어보도록 이끌어주고 회사와 가정에서의 일상에서 나를 지키며 타인과의 관계를 확실히 하는 법을 설명해준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주관적 세계에만 빠져 ‘감정적’으로 내 ‘감정’을 이용하지 않았는지 돌이켜본다. 바꿀 수도 없는 이미 지나가버린 일을 떠올리며 실수를 내 인생 전체의 실패인 냥 자멸의 늪에 빠졌던 일에서 이제는 어떤 것을 배우고 경험했는지 추려낼 수 있을 것 같다. 나 스스로의 가치를 칭찬해주고 감사하지 않으면 어떤 일을 하든 당당함을 잃기 마련이며 현실에 충실할 수 없다.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까지도 내 몫인 것처럼 내 감정을 헤아리는 것보다 우선순위로 두며 하루하루 눈치 보며 살았던 시간은 꽤나 비효율적이었음을 깨닫는다. 


마지막으로 ‘상대가 나를 호구로 생각하는 것보다 냉정한 인간이라 생각하는게 내 삶이 편해진다’라는 교훈을 얻었으며, 이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거나 무언가 깨닫는 부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해보길 적극적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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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 - 리더들의 성공비결 논리학을 주목하라!
치루루 지음, 권소현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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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라는 제목의 이 제목은 각 챕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변호사인 주인공 클레어가 고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철학자들이 직접 강연하는 논리학 강좌를 수강하게 되며 각 인물들로부터 교훈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다소 지루한 전형적인 논리학 책들과는 다르게 스토리텔링 방법으로 독자들에게 어려운 내용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점은 높이살만 하다. 또한 변호사이지만 자신의 논리정연하지 못한 점을 단점으로 꼽는 주인공을 보며 어려운 논리학과 철학에 다가가려는 독자들도 감정이입하며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챕터는 총 15개로 나뉘는데 각 챕터별로 철학자 한명의 이론과 사상을 다룬다. 책 한권을 읽는 것만으로 유명하고 다양한 인물들의 사상을 접할 수 있기에 논리학과 철학을 처음 다루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다. 또한 앞서 설명했듯이 철학자들의 강연을 통해 주인공이 논리학을 배워나간다는 것을 전제로 책이 전개되기 때문에 책 자체도 대화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구어체라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도 여느 딱딱한 철학책들과는 다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많은 철학자들의 사상을 한권의 책으로 담아낸 만큼, 넓고 얕은 범위 내에서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인물들의 가장 유명한 사상을 소개하긴 하지만 말 그대로 ‘ㅇㅇㅇ이란 ㅇㅇㅇ이다.’ 정도의 소개에 불과하며, 깊게 파고들지 않기 때문에 주인공이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논리적으로 성장해나간다는 설정에 이질감이 든다. 저자는 너무 많은 철학자를 한권의 책으로 담아내려다 보니 철학자 당 할애되는 분량을 과감하게 줄인 것 같은데 오히려 소개되는 인물들의 명수를 줄이되 한 철학자와 사상 당 살짝 더 깊게 소개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다보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라는 책 제목과는 다르게 논리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한 어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철학이나 논리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갈구하는 사람들보다는  이 분야에 전혀 접해본 적이 없거나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고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다. 또한 청소년들을 위한 철학 입문용 서적으로 읽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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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디저트 - 다쿠아즈부터 케이크까지 감성 베이킹 레시피
박지영(룸포케익) 지음 / 만개의레시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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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이란 내게 그저 안주용으로 먹을 만한 오징어를 맛깔나게 구워주는 용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그니쳐 디저트라는 이 책을 받아본 순간, 지금껏 나는 오븐의 인생(??)을 짓밟았고 학대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에 이렇게나 아름답고, 곱고 다채로운 형태와 빛깔의 디저트를 오븐으로 구워낼 수 있다니.. 나도 한번 따라해보자 마음먹었다.


먼저 책을 1회독했다. 쿠키에서부터 다쿠아즈, 마카롱, 마들렌, 스콘, 파운드 그리고 케이크까지 너무나 맛있어 보이는 고퀄의 사진이 가득한 페이지를 한 장한장 넘길 때마다 과연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감이 솟구쳐 올랐지만, 굉장히 디테일한 설명과 한 챕터가 시작되기 전에 소개하는 소소하지만 깨알 같은 팁을 정독하니 용기가 샘솟았다. 


처음으로 시도한 것은 유자마들렌이었다. 계량스푼조차 갖고 있지 않은 나였기에 반죽을 너무 많이 만들었나보다. 내가 의도한 마들렌은 이런 모양이 아니었는데,,,,, 유자를 품고 있는 호빵이 완성되었다. 책에는 분명 ‘마들렌 틀의 80%까지만 반죽을 채워주세요’ 라고 쓰여 있었지만 이를 무시하고 듬뿍듬뿍 쏟아부은 결과다. 좋은 교훈을 하나 얻었다. 책을 의심하지 말자. 무조건 따라해라.


다음날 계량컵과 미니 전동 거품기가 도착했다. 아이템들에 용기를 얻어 바로 다음 작품으로 뛰어들었다. 내가 선택한건 말차 초코칩 쿠키. 재료가 몇 개 없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았지만.. 


이번엔 책이 시키는 대로 했다. 오븐에 반죽을 넣고 기다리는 시간이 일년 같았다. 역시 처음으로 얻은 교훈 빨이 제대로 먹혔나보다. 책대로 했더니 이번엔 아주 빛깔 좋은 누가봐도 먹음직스러운 잘 구워진 빵 색깔과 질감이 나왔다. 


책을 받은 후 좋은 취미가 두 개나 생겼다. 첫 번째는 자기 전 다음에는 어떤 걸 만들지 고민하는 것인데, 따라해볼 수 있는 디저트 종류가 굉장히 많아서 목차만 봐도 굉장히 즐거워진다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들여다보다가 잠에 드는 습관을 n년 째 하고 있는데 드디어 자기 전에 책 읽는 습관을 가질 수 있는 것인가.


두 번째 새로 생긴 취미는 당연히 베이킹이다. 책을 따라하며 하루하루 늘어가는 내 베이킹 실력이 자랑스럽다(?)


내 마지막 목표는 딸기가 듬뿍 올라간 생크림 케이크일 것이다. 생크림 케이크를 정복하는 그날까지 [시그니쳐 디저트]는 내 곁에 있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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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스페이스 - 나를 치유하는 공간의 심리학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서영조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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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에 양재 꽃시장에 들렀다. 몇 안 되는 서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데 시장 안에 들어서면 온갖 식물들의 꽃향기에 마음이 설렌다. 축축하고 습한 공기와 비닐 천막을 뚫고 쏟아지는 밝은 햇빛,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꽃과 나무들이 마치 숲속에 와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건물에 둘러싸이고 앞에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대로가 있는데도 나는 이곳에서 상쾌하고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착각에 빠진다. 


꽃시장에서 사온 수국을 마당에 심어놓았다. 유난히 파란빛을 뽐내던 아이를 데려왔는데 싱싱한 초록색 잎사귀와 대비되어 작은 꽃망울들이 더욱 특별해 보인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집안에 있다가도 일부러 햇빛이 쏟아지는 마당으로 나와 꽃들이 오늘은 얼마나 더 커졌을지 물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살펴보게 된다. 따사로운 햇빛을 등으로 흡수하며 파란색 수국을 보고있자니 그동안 쌓여있던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이다. 


책 「힐링 스페이스」는 우리가 왜 특정한 장소나 건축물 안에서 기분이 한결 나아지고 온화해지며 심지어는 질병까지 치유될 수 있는 지에 대하여 신경학적으로 철저히 분석한다. 건축과 심리학을 연계시켜 상호 작용하는 방법을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병원과 집에 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창이 꼭 필요한지 우리는 왜 초록색과 파란색을 인지하면 마음이 차분해지는지 알려준다. 건축가들은 공간과 몸과 마음의 질병 치료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어쩌면 수세기 전부터 깨닫고 현대인들이 힐링 스페이스로 즐겨 찾는 랜드마크들을 건축하기도 하였다. 현대 건축가들은 디자인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채광을 더 높이기 위하여 전면을 유리로 만든 유리 집을 건축하기도 한다. 건축과 심리학, 신경학은 이제는 뗄 수 없는 복합융합 학문인 것이다.


몇 달 후면 새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벌써부터 도배는 무슨 색으로 할지, 바닥은 어떤 재질로 마감할지 고민하기 전에 이 책을 읽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 새집이 나의 또다른 힐링 스페이스가 될 수 있도록 습득한 지식을 유용하게 써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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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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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홀든은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다. 학교 규율에 매번 어긋나는 행동을 하기에 기숙학교를 매번 퇴학당하는 그런 자유분방한 아이다. 이야기는 홀든이 또다시 퇴학당하는 시점에서 시작되어 그의 2박 3일간의 방황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택시기사에게 추운 겨울이면 오리는 어디로 가는 것인지 질문한다. 택시기사들은 어린아이의 시덥잖은 질문을 매번 무시하거나 알아듣지 못하여 오히려 다른 대답을 하며 호통을 친다. 그러나 마냥 아이로 남고 싶은 홀든은 오리의 행방을 끊임없이 궁금해 한다. 조그만 오리는 항상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시간이 정지하고 아무도 늙지 않고 어디에도 가지 않으며 아이들은 어른이 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시간을 동경한다. 모든 것이 그대로 멈춰주기를 바라는 홀든의 속마음을 읽으며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과도기를 지나는 아이의 불안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불안감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어른이 ‘되어버린’ 나 자신 조차도 가끔은 마냥 회피하고 싶은 상황이 닥칠 때면 유사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는 것은 참 어렵다. 


어린 시절 즐겨 찾은 평화롭고 멈춰진 시간이 펼쳐지는 자연사 박물관을 코앞에 두고 홀든은 훌쩍 마음을 바꿔 돌아선다. 의식적으로 어른이 되는 것은 거부하지만 어느새 자신도 어린아이로 멈춰있을 수는 없으며 향후 그저 그런 어른이 되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일까. 


동네 친구인 샐리를 불러내어 주머니 두둑하게 돈을 챙겨 어디론가 떠나자고 한다. 그곳에서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당당하게 말하지만, 샐리는 현실적인 대답으로 맞받아친다. 떠나면 자유분방하게 어린아이인 채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홀든이 그저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기만 하다. 어쩌면 그렇게 살아가는 게 홀든이 생각하는 가장 어른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마지막 술집에서 잔뜩 취해버린 후 오들오들 떨며 센트럴파크로 향한다. 겨울이 와도 항상 같은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오리들이 머무는 호수를 찾아 맴돌지만 그가 어린시절을 보낸 공원에서 호수를 찾는데 애를 먹는다. 어른이 되면 어릴 적 굉장히 애착가던 물건이나 장소를 까먹게 되는데, 홀든도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까. 


결국 호수를 찾아내는 데 성공하지만 오리는 그곳에 없다는 걸 깨닫는다. 모든 것은 변하고 움직이며 그 새 늙기 때문이다.


항상 당당하고 자기만의 세계가 깨지지 않길 바라던 홀든도 돈이 떨어지자 결국 향하는 곳은 가족들이 자고 있는 뉴욕의 집이다. 과도기의 많은 아이들이 그렇듯 온갖 센 척하며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하는 홀든도 집으로 돌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어린 동생을 만나러 간다는 핑계를 대며 합리화 한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귀엽고 순수하게 느껴진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영원히 지나고 싶지 않은 어른이 되는 과도기 시절의 이야기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회가 만들어낸 규칙에 마냥 순응하며 모두가 좋아하는 것에 호감을 표해야하고 남들이 좋아하는 영화에서 함께 폭소하며 박수치고 고리타분한 규율에 맞춰 살아가야 하는 기계적인 인간이 되는 것일까. 지금 어른으로서의 내 모습은 어떠한가.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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