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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떠나길 잘했어 - 청춘이 시작되는 17살 딸과 청춘이 끝나가는 41살 엄마, 겁 없이 지구를 삼키다!
박민정.변다인 지음 / 마음의숲 / 2016년 2월
평점 :

여행이 항상 그러하듯 현실에서 빠져나간 시원함도 잠시 여행지에서 주는 아슬아슬한 피로감에 적응하기 바쁘다. 엄마와 딸이 다른 속도와 방법으로 세상을 탐색해 가면서 벌어지는 사랑스럽고 소중한 추억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서로 기다려주고 지켜봐 주며 함께 속도를 맞추며 걷는 것이 가족이라는 대목은 가슴 한 켠에 찐한 울림으로 자리한다. 책 중간중간 여행에 필요한 TIP도 요긴하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인성과 인격보다 학벌이 우선시 되었는지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지나치다 못해 과도한 학벌 경쟁을 접할 때면 핀란드의 교육철학과 실천을 내 아이도 경험해 보도록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해외 여행을 가면 일찍 잠들기 아쉬워 밤 문화를 찾기도 한다. 그러나 으스스한 도둑들의 이야기가 여행이 주는 들뜬 마음을 무겁게 하기에 먼저 다녀온 여행자들의 이야기는 많은 도움이 된다. ‘스톡홀름’은 안전한 편이라니까 기회가 되면 꼭 경험해 보고 싶다. 닮고 싶은 도시라는 ‘님’의 내용은 한국어 가이드북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꼭 방문하리라. 차를 얻어 타기 위한 작은 경험에서 큰 생각을 얻어낸 추억도 아름답다. ‘액상 프로방스’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시청근처의 벼룩시장을 보지 못해 다시 꼭 가려고 한다. ‘시칠리아’ 소녀의 우스꽝스런 모습은 그 나이의 소녀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정겹게 느껴진다.

‘에트나화산’의 ‘성프란체스코 성당’은 웅장함과 동시에 서늘한 느낌이 느껴지고 곤돌라를 타고 건물 사이를 다니며 노를 젓는 뱃사공이나 야구선수가 꿈이었다는 쿠바의 택시기사, 말을 타고 다는 것이 꿈이라는 초록색 벤치에 앉아있는 할아버지 등 여행 중 만난 사람들에게서 듣는 꿈 이야기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끝이 어딘지 모를 인생이기에 그 과정을 받아들이고 즐기며 뚜벅뚜벅 걸어가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반성하고 묵묵히 내 속도로 살아가려고 한다. 인생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을 도와준 엄마의 용기와 긍정적으로 소화해 가는 붕어빵같은 모녀의 이야기가 가슴 속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