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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로드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소제목 중에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라는 마음에 와 닿는 글이 있다. 장기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책과 블로그, TV속에 등장하는 경험담을 바라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나를 향한 이야기인 듯하다. 가족, 일, 생계, 미련, 감정적인 불안 등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이야기 하자면 족히 100가지는 넘을 것이다.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국적, 인종, 연령, 성별 등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담과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 과정에서 느꼈던 진솔한 감정들 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유명인물이 아닌 보통의 우리들의 여행이야기를 당사자들의 실명과 사진까지 실려서 문답형식으로 이야기하듯이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제3자인 내가 마치 같이 테이블에 앉자 음료수 한 잔을 마시며 옆에서 생생하게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들은 이미 다른 국가도 많이 다녀온 여행 베테랑이나 다름 없었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들은 보고 느낀 부분이 많아서인지 시적이나 감성적으로 말을 잘하는 것 같다.
다른 여행 책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해당 국가에 대한 숨겨진 진실들을 마주하며 진정한 여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배낭 여행객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카오산 로드가 밤 문화가 발달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새벽4시에도 그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니 아직 가보지 못한 나로써는 읽으면서도 어안이 벙벙하다. 가짜 기자 신분증 제작으로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무료로 보려고 시도하면 현지 경찰에 잡혀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너무 우스워 혼자 킥킥거리며 읽었다.
P 075 <달과 6펜스> 에서 자기가 살아야 할 곳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 이 살고 싶은 곳을 찾아 여행을 하는 거라고.
책 안의 인용구는 왠지 모를 가슴 뭉클함을 가져왔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도는 내 삶은 과연 잘 산다고 할 수 있을까? 과감하게 떠날 수 있는 용기도 없다는 자책이 들면서 정작 나 자신을 들여다 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스스로를 책망해본다. 책은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세계로의 입문을 권유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다채로운 색깔의 책을 보면서 낯선 그곳의 길 위를 걸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