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방명록 - 니체, 헤세, 바그너, 그리고...
노시내 지음 / 마티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스위스라는 나라에 대해 사람들은  '그곳에서 한동안 머물렀으면 좋겠다' 라는 얘기를 종종 들어왔고 본인도 비록 패키지로 한 여행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딱 하루를 머물렀지만 밤하늘에 쏟아질 듯한 별들과 별똥별, 신선한 공기

그리고 산악열차를 타고 동이 트기 직전의 융프라우 산에 비치는 붉은 장관을 바라보며 감탄했고 시원하고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맑고 깨끗한 빙하물이 흐르는 멋진 나라, 돌아와서도 또 생각나는 나라

아름다운 형용사는 모두 생각나는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스위스 방명록' 을 읽은 후 스위스에 대한 또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암울한 부분도 공존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고 그들의 삶도 자본주의, 경쟁주의 사회에 허덕이는 부분은 우리의 삶과 별반 다른게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니 아예 의문자체를 품지 않았던 세세한 부분까지 심도있게 묘사되어 있다. 치밀한 짜임새로 구성되어 한 문장 한 문장에서 놓치기 아까운 지식과 내용들이 쓰여져 있기에

독자도 자세하고 꼼꼼하게 문장을 아끼며 읽어내려가게 된다.

어렴풋이 알고 있는 프리드리히 니체, 헤르만헤세부터 그 외 대다수 나에게는 생소한 인물들이지만 스위스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들까지 예술가, 철학가, 사업가, 공무원, 기업가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 그들의 각 분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무거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함께 공존하면서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한 시대를 살아갔고 그 영향은 오늘날 후손들에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 단락마다 작가는 자신이 여행하고 있는 지점을 독자가 여행견문 프로를 바라보고 있듯 생동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그 장소는 곧 작가가 설명하고자 하는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비록 하루를 머물렀지만 'M'이라고 써있는 '미그로' 슈퍼를 본 적이 있다. 그 슬쩍 보았던 슈퍼가 생각보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그로'의 뜻이 도매와 소매의 중간가격이라는 것과  협동조합이라는 것, 처음에는 주식회사 였는데 협동조합으로 변모된 역사적 배경을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세히 설명해주어 기억에 남는다.

   또 중립국가이고 선진국가라고 자부하는 스위스가 유럽에서 가장 늦게 여성참정권이 부여되었다는 사실과 스위스가 관광지의 명소가 된 것은 영국인들 덕분이라는 의외의 발견들이 놀라게 했다.

그리고 패키지 여행과 단체요금 할인의 창시자가 '토머스 쿡'이라는 영국인이라는 사실도 나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 여행을 하면서도 패키지 여행에도 창시자가 있다는 의문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타르트 고개에 놓여진 악마의 다리에 얽인 설화와 고타르트 터널에 고용된 외국인인 이태리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과 부당한 대우가 실려져 영화'국제시장'의 우리네 아버지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하였다.

엥가딘 명물은 호두파이라는 것과 엥가딘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부자들의 휴양지 장크트모리츠 등 여행에 들러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장소들도 여럿 보인다.

책에 많은 인물들과 장소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어 읽는내내 설득력과 생동감이 더해진다.

책 중간 중간에 시, 작품내용이 기록되어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감상에 젖어들게 하기도 한다.

다시한 번 스위스를 찾게되면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의 희. 노. 애. 락이 담겨져 있는 '스위스 방명록'​

 마치 고가의 비용을 지불한 고급강의를 들은 듯한 기분이 들어 책을 다 읽은 후는 긴 여운이 남아 자꾸 책을 들춰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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