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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자살했다 - 상처를 품고 사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곽경희 지음 / 센시오 / 2020년 11월
평점 :
주변에서 힘들 때 한강을 가봤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치않게 듣는다. 성공한 사람들도 종종 TV에서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심연 속 깊이 자리잡은 열등감은 누구나 하나씩 간직하고 살아가기 마련인가 보다. 짧은 문장의 책 제목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귀 기울이게 한다.
더군다나 그녀의 생일에 자살한 남편을 보내고 고독하고 힘겨운 마음을 담담하게 기록하였다. 내 탓인지 남 탓인지 알 수 없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엄청난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그녀의 기막힌 사연들과 하나씩 치유해가는 과정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애잔한 공감을 느끼게해준다.
그녀가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과 남편이 선택한 죽음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부부의 민낯을 공개해야 하는 낯선 상황도 받아들이기 힘든데다 가족이기에 겪어야하는 괴로움이 전해져온다. 자신의 결혼에서 비롯된 가족들의 난감한 입장과 자신으로 인해 운명처럼 내게 와준 아이들을 지키기위해 다시 일어서려고 노력하는 힘겨운 과정에서 독자본인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결혼은 온전히 부부가 중심이 되어 인생을 확장시켜야 하는 과정이기에 그 누구도 깊숙이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생활환경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하기란 정말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보듬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부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 모두 필요한 것 같다.
말 못하는 상처를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며 오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따뜻한 안부 전화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