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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고전 살롱 : 가족 기담 -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는
유광수 지음 / 유영 / 2020년 6월
평점 :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만큼 고전소설에 관한 고찰 또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듯하다.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아이들이 즐겨읽었던 전래동화는 ‘권선징악’, ‘효’ 등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오늘 날에는 나태함과 게으름, 잔인함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그렇다고 인간의 본성이 ‘성악설’에 있다고 전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의 시대 상황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힘겨운 노동에 비해 배고프고 궁핍했던 어려운 시절이였기 때문에 약자나 아이들은 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그저 한낮 소모품에 불과하였다. 책은 총 9관으로 나뉘어있다.
어린 시절 흥미롭게 보고 들었던 구운몽, 홍길동전, 장화홍련전 등은 가부장, 처첩, 패륜 등으로 다시 읽힌다. 그야말로 잔인한 가족 기담으로 재등장하는 것이다. 해당 동화들이 등장했던 시대적 배경을 보면 전쟁, 기아, 계급 등 생계를 이어가기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랜 기간동안 각색되어 전해져오긴 하였지만 특정 계층을 위한 왜곡된 사상이나 이념, 교육은 지금으로써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임에 틀림없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마냥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유광수’ 교수로 현재 tbs FM에서 <유광수의 은밀한 고전>에 고정 출연 중이라고 한다. 책을 읽는 것도 재미있고 몰입도가 높은데 목소리로 전하는 이야기는 얼마나 흥미로울까.
책은 글로 빼곡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생각보다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들이 꽤 많다. 하지만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과 지성을 향상시키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밤, 시원한 냉커피와 함께 가볍게 읽으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