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김주경 옮김, 이예나 삽화 / 북레시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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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공연이 올라가기 위해 분주한 오페라 하우스의 무대 뒤는 무척이나 소란스럽다. 무용수들과 배우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 내기 위해 소란스럽지만 관중이 있는 무대 앞은 무척이나 조용해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커튼 뒤에 가려져 알 턱이 없었다. 주인공으로 노래를 불렀던 오페라 하우스의 간판 배우가 노래를 부르지 못하자 그 옆에서 다른 배역을 맡고 있었던 한 배우가 대신해 무대 위로 올라가 자신의 혼을 쏟아내는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관객들은 열광했고, 영혼을 다 받쳐 노래를 부르던 배우는 갑자기 무대 위에서 혼절하고 만다.





우레와 같은 함성이 오늘의 무대가 어땠는지를 알려주었고, 주인공의 대기실에는 꽃들이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관객들이 환호했던 그날은 오페라 하우스 지하 3층에서 누군가(기술감독이었던 뷔케) 밧줄에 목을 매달아 죽은 날이었다. 그리고 시체가 매달려있던 주변에는 장송곡 비슷한 노래가 흘렀다는 말도 있었고, 무대 벽과 <라호르의 왕>무대 장치 사이에서 죽은 것이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고 말이 돌기도 했다. 결국 그 사건은 한 기술자의 자살로 마무리되었지만(정말 자살일지는 의문이었으나) 모두들 무대를 망치지 않기 위해 각자의 배역으로 무대를 섰던 것이다. 그렇게 무대가 끝나고 혼자인 줄 알았던 분장실에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는 당신은 나를 사랑해야 하며 나는 당신만을 위해 오늘 노래를 불렀으며 당신에게 나의 영혼을 주었다는 떨리는 목소리가 오갔다. 문 뒤에서 듣고 있던 라울은 오늘의 배우가 문을 나서자 재빨리 분장실로 들어가 낯선 목소리의 남자가 누구인지 정체를 알아내려 했으나 모든 불을 환하게 키워서 사면을 둘러봐도 사람은 없었다.






오페라 하우스의 유령





​오페라 하우스에는 유령 이야기가 전설처럼 떠돈다. 누군가는 그 유령을 실제로 보았다 했고 누군가는 모든 사건에 그 유령이 연관되어 있다고 음모론을 펼치기도 했다. 유령을 실제로 본 사람의 표현에 따르면 유령은 뼈에 가죽을 붙어 놓은 것처럼 생겼고 얼굴을 해골바가지며 코가 없이 흉측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고 묘사했다. 누군가는 유령이 말하기 좋아하는 실 없는 사람들이 퍼뜨린 이야기라 주장했고 누군가는 실제로 유령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오페라 극장 경영진들이 작성한 98개의 약정서를 보게 되는데, 그곳에는 그 오페라 유령의 이름이 있었다.






주인공으로 열광적인 첫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크리스틴 다에 와 누구도 정체를 알 수 없이 미궁 속 존재인 오페라 유령 사이의 연관은 무엇일까? 늘 주인공 옆에서 배역을 맡으며 주인공이 되어본 적 없던 다에 가 어떻게 무대 위에 서 관객을 열광시킬 수 있던 것일까? 오페라 극장 경영진들은 어떻게 다예가 가진 재능을 알아봤던 것일까! 그리고 약정서에 발견한 오페라의 유령. 그는 과연 누구이길래 약정서에 등장해 아무런 대가 없이 경영진들로부터 돈과 권력을 부여받을까? 일러스트 삽화와 함께 읽는 오페라 유령은 연필화이기에 더욱이 오페라 유령의 기묘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더 잘 살려준다. 비극적 운명에 자신의 영혼까지도 모든 것을 던진 기괴하고 아름다운 영혼. 비틀어진 사랑과 섬뜩함과 동시에 슬픈 비애를 가진 소설이 오페라의 유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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