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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아이
제스민 지음, 윤경 그림 / 바른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바닷속에서 살고 있던 인어 아이는 바다에 살고 있으나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다. 인어 아이는 물고기를 만나 가족이 되어달라고 부탁했으나, 물고기는 자신과 다른 생김새를 하고 있는 인어 아이를 배척했다. 인어 아이는 물 밖으로 고개를 빼들고 바위에 앉아 있던 날개를 가진 갈매기에게 가족이 되어주길 청했으나.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인어 아이는 넓은 바닷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물고기들과 이야기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외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 인어 아이는 모래사장에 만난 존재를 통해 물 밖 생활을 알게 된다.
도서 인어 아이는 자폐 아이가 세상을 살아갈 때 느끼는 두려움과 감각의 증폭으로 인해 예민함을 바닷속에 살고 있던 인어가 물 밖 생활을 하며 겪는 어려움으로 표현했다. 인어 아이는 물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어디든 갈 수 있었지만 물 밖에서의 생활은 그렇지 못했다. 발바닥에 닿는 감촉이 이상했는지 아이는 책장을 밟고 올라가기도 했다고 한다. 물로 채워진 공간 바다에서 말한 것과 다르게 공기 속에서 말하기란 인어 아이에게 쉽지 않았다. 그런 부분들을 물 밖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라보기에는 이상하기도 하고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다. 외형은 물 밖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야기 속 가족들은 인어 아이가 다른 세상에서 살다 와서 '다른 부분'을 많이 갖고 있을 뿐 싫은 것과 좋은 것, 무엇을 보고 기뻐하는지, 무엇으로 인해 마음이 다치는지 모든 것을 느끼는 여느 아이와 다름없음을 이해해 주고 아이가 느끼는 감각들이 익숙해질 수 있게끔 곁에서 기다려주었다.
여기서 인어 아이는 사회적 소수로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을 이야기한다. 인내해야 할 것 배워야 할 것도 너무나도 많은 물 밖이지만 아이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존재가 있음에 조금씩 마음을 열고 넘쳐흐르던 감각들을 조금씩 느껴보며 신기해하는 인어 아이는 자신의 삶의 시간에 맞춰 성장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이의 성장이 느렸지만 느린 시간만큼 작은 성취에도 이룬 기쁨은 몇 배가 되어 부모의 즐거움이 되었다. 10년 만에 찾아온 아이의 ASD 자폐 스펙트럼 판정은 부모로 하여금 오히려 물속에 살던 아이, 인어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과 비정상, 장애와 비장애가 아닌 다른 세상에서 온 존재. 여전히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 인어 아이의 이야기는 넓은 바다가 모든 것을 품어주듯이 물이 없는 또 다른 바다 세상이 인어 아이를 어떻게 품어주어야 아이가 헤엄칠 수 있는 새로운 바다가 되는지 묻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