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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화났다
우지연 지음 / 한사람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공감, 공감, 또 공감이다. 나는 지금 화가 나는데, 화를 표현하면 안 되고 기분이 좋지 않아 분노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은데 어쩐지 제대로 화 한번 못 내고 이도 저도 아니게 행동하는 자신을 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금 기억을 역행하며 후회 가득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기분 나쁠 상황인데, 분명 기분이 나빠야 하는데 어설픈 웃음으로 상황을 넘겼던 때를 기억한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살면서 다 겪는 일들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겪었고 겪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마음에 화를 쌓아두다가 화병으로 쓰러진다는 표현처럼 몸의 이상신호를 받게 된다. 왜 우리는 화를 내지 못할까? 왜 화를 다루지 못할까? 왜 화라는 감정은 표현하면 안 될 감정이 되었는가? 도서 나 지금 화났다에 서는 화와 분노, 틀리지 않은 당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말하며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상황이 나로 인해 싸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모른척했던 모든 이들에게 빼앗긴 감정을 되찾는 법을 알려준다.
분노조절은 선택형?
'갑질 논란' 뉴스의 헤드라인으로 많이 본 단어일 것이다. 자신이 상대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분노하며 상대에게 화를 내는 모양을 갑질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계약서에서 고용주와 피고용자를 명시할 때, 고용주를 '갑'이라 칭하고 피고용자를'을'이라 칭하는 것에서 나왔다. 그러나 갑질 논란이 계약서와 다른 점은 이 계약서와 다른 점은 이들은 '갑'의 위치에 있지 않으며 노동을 제공하는 자에게 일을 시킬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점이다. 화를 낸다는 것은 보편적인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화를 낼 수 있는 주체는 권력의 유무와 정도에 따라 정해져 있는 듯 보인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직장 상사가 자신의 일을 가로채고 프로젝트를 따냈는데, 알고 보니 이 프로젝트가 위험도가 크며 회사의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계약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보자. 직장 상사는 이 아이디어를 낸 당신을 불러 호되게 혼 내키며 책임지라고까지 말한다. 좋을 때는 자신의 것인 양 행동하다가 좋지 않게 풀려나가니 당신은 화풀이 대상자가 됐다. 이 억울함과 분노를 상사에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억울한 일이 회사에서 매일 같이 일어난다고 해도.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상급자뿐이다. 또한 내게 불같이 화를 내는 상사도 자신의 상사에게 불같이 화를 내진 않는다. 왜냐하면 분노는 자신보다 큰 권력 앞에서 억압되기 때문이다.
분노의 다른 표현방식
무관심
저자는 폭력적인 상황을 보고도 이를 해소하려 노력하지 않으려는 무관심은 분노의 또 다른 표현방식이라고 말한다. 뉴스를 보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유를 물어보면 뉴스에서는 매일 안 좋은 일만 이야기하니까 보지 않게 된다는 말이 나오곤 한다. 또 사건이 생겼음에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도우려 하지 않는다. 괜히 휘말렸다가 조서를 쓰고 계속 연락을 받으며 귀찮게 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무관심이 분노의 다른 표현방식이라 말했다. 감정을 차단함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한국인은 빨리빨리라는 말을 달고 살며 효율성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무관심이 있다. 빠르게 움직이는 모든 것들에 맞추는 것에 피로한 모두는 감정을 차단하여 외부로부터 발생되는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택한 방식이 무관심이지 않을까 책을 읽으며 생각한다.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큰 걸까 아니면 갖고 있는 에너지의 총량이 너무 적은 탓일까. 혹은 에너지가 충분히 충전될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걸까. 마음속에 화를 차곡차곡 쌓다 보면 커져버린 분노를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분노라는 강력한 감정 에너지가 나를 더 해치기 전에 도서 '나 지금 화났다'와 함께 화내는 방법도 배워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