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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감각 - 망각 곡선을 이기는 기억의 기술
마이크 비킹 지음, 김경영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절판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행복하다는 것은 순간의 즐거움으로 느껴질 뿐 행복한 삶이라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딘지 거창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늘 기쁨으로 가득 찬 삶을 행복한 삶이라고 말한다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인간은 늘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일까? 언제나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늘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다는 것일까? 도서 행복의 감각에서는 거창하게만 느껴져 행복한 삶이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행복했던 기억들을 통해 행복의 감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희로애락의 인간사 중에 즐거운 기억을 더 많이 기억해 낼 줄 아는 것이라고 말이다.
행복한 순간들, 행복한 감각
행복한 순간들은 누구나 존재한다. 한때 권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비꼬는 말로 사용되었던 '꼰대'들의 말에는 "나 때는 말이야." 일명 "라테는 말이야."가 있었다. 자신의 전성기를 가리키는 나의 때, 이 인생의 피크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 때는 말이야라는 문장은 나의 전성기. 내가 즐거움을 느꼈던 그 순간들을 회상하는 말이다. 자신의 전성기를 이야기하는 나이대는 보통 10-30대 때라고 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전성기를 이야기할 때는 왜 10대에서 30대가 많은 것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행복했던 순간들을 꼽았을 때, 해당 장면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꼽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처음 경험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처음이기에 떨리고 어설펐지만 그렇기에 실수마저 재밌었던 순간 말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도전하는 것은 10대에서 30대가 많기 때문에 '라테'의 전성기는 10-30대의 순간이 많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 무언가를 발견하고 경험했을 때 외의 어떤 것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추억 선언문,
행복한 기억에 필요한 8가지 재료들
처음의 힘
오감의 힘
감정의 힘
성취의 경험
공유의 힘
의미 있는 순간
애정과 관찰
기록과 수집
재료들이라고 이야기하니 어딘지 행복해지는 마법의 쿠키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 같이 느껴진다. 처음의 힘은 위에서 이미 설명한 바가 있다. 두 번째 오감의 힘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오감.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글로 섬세하게 표현해 내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쓴 대표적인 도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보면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들이 느끼는 오감을 생생하게 표현해 마치 독자가 그 시간 속에 들어와 시간을 거슬러 추억을 함께 곱씹고 있는 느낌을 준다. 이런 오감을 글로 느낄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은 대단한 재능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런 오감은 글뿐만 아니라 실제로 경험할 때 더욱 강렬하게 여운을 남긴다. 소독약을 맡은 사람은 소독약이 눈앞에 놓여있지 않더라도 소독약 통을 열지 않아도 그 약 냄새를 기억한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면 사람은 그 냄새 무엇인지 추측하며 그 냄새를 특정 장소와 연결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디선가 델리만쥬 빵의 냄새가 나면 지하철이나 기차역을 연상시키듯이 말이다. 이렇듯 오감은 기억력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마저도 해당 장소와 기억을 연결시켜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마치 추리소설 속 주인공 셜록홈즈가 '기억의 궁전'을 통해 모든 것을 기억하듯 말이다.
'기억의 궁전'에서 만나는 행복
기억의 궁전을 만들지 않아도 저마다 많은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쌓은 장소, 익숙하고 친숙한 장소는 하나의 기억의 궁전이 된다. 그곳에서 무엇을 했고, 무얼 먹었고, 어떤 시간을 보냈고 말이다. 저자는 행복 연구소의 대표이자 행복 연구가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행복한 기억과 추억을 많이 만들어 두고 언제든 기억의 궁전에서 행복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면 언제든 그곳에 가 행복한 기억을 마주하며 우울한 늪에서 자신을 건져내는 것이다. 나는 이런 환상적인 방법을 책으로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책은 하나의 커다란 메모장이기 때문이다. 늘 망각하길 좋아하는 머리와 달리 메모장은 까먹었다 싶으면 언제든 꺼내 읽어볼 수 있는 유용한 존재이니까 말이다.